5만평 은빛물결이 시작된 화왕산 억새 산행 후기

18.5ha (약 5만여 평)에 이르는 은빛 물결의 억새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때이른 억새는 보라빛을 내고 있다. 파란 가을 하늘과 화왕산성 안에서 피어나는 보라빛, 은빛의 억세 물결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탐방객들에게 어서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화왕산 등산코스별 거리

  1. 자하곡매표소-제1등산로-배바위-화왕산정상 : 3.9km
  2. 자하곡매표소-제2등산로-서문-화왕산정상 : 3.1km
  3. 자하곡매표소-제3등산로-화왕산정상 : 3.0km
  4. 옥천매표소-관룡사-제2등산로-능선-화왕산정상 : 6.8km

화왕산 등산코스

산행코스 : 옥천매표소-용선대-관룡산-화왕산 정상
산행거리 : 10.7km
소요시간 : 4시간 9분(휴식 16분 포함)
산행일자 : 2023. 09. 08
날씨 : 맑음
난이도 : 중
교통편 : 안내산악회

초록 억새물결을 보러 갔는데 보라색 억새와 은빛물결의 억새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한가득 받아온 것 같은 오늘의 화왕산 억새 산행 속으로 들어가보자.


1구간 : 옥천매표소-관룡산-화왕산 정상 : 6.8km
2구간 : 화왕산 정상-배바위-암릉-자하곡매표소 : 3.9km

자차를 이용해서 원점회귀하는 산객들은 대부분 자하곡매표소를 이용한다.
그러나 옥천매표소를 들머리로 하고 자하곡매표소를 날머리로 하는 산객들을 위해 자하곡매표소에는 항시 택시들이 줄지어 서있다.

오늘의 개략적인 산행코스는 옥천매표소를 들머리로 하여 관룡사를 지나 용선대를 관람하고, 관룡산에서 옥천삼거리를 지나 능선을 타고 산행을 한다.
곧 바로 화왕산 정상으로 가는 루트를 이용했으며, 화왕산 정상에서는 서문을 지나 배바위에서 자하곡1등산로를 이용 하산했다.



화왕산 등산 1구간

  • 코스 : 옥천주차장-관룡산-화왕산 정상
  • 거리 : 6.8km
  • 시간 : 2시간 17분

옥천주차장 – 석장승 : 1.3km/20분

주차장에 도착하면 관룡사라고 이정표가 큼직막하게 걸려있다.
관룡사까지 이정표를 따라 올라가면 되고, 중간에 일주문을 만나면 일주문 우측으로 석장승이 양쪽으로 서있다.
제작연대와 누가 만들었는지 내력은 알 수 없지만 왼쪽은 남자 장승, 오른쪽은 여자 장승으로 세워져 있다.
얼굴 모습이 조금은 과장된 듯하고 해학적이기도한 장승은 불교와 민간신앙이 섞인 작품이라고 본다.


석장승 – 관룡사 : 0.3km/ 7분 – 누적 1.6km/ 27분

관룡사 뒤로 관룡산과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구룡산이 자리하고 있다.
푸른 가을 하늘과 조화롭게 자태를 보여주고 있는 산마루가 한 폭의 그림같으다.


관룡사 방향으로 포장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계단위에 작은 문이 보인다.
궁금해서 작은 문으로 올라서니 바로 관룡사 경내로 들어가는 작은 문이었다.
아마도 낮은데로 임하소서 하는 뜻으로 만들은 것 같고, 고개를 숙이고 작은 문을 들어서면 청죽이 시원한 터널을 만들어 주고 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결에 죽엽의 부딪치는 소리가 감미롭게 들려온다.


죽림을 지나 왼쪽으로 보면 연등이 울긋불긋 천장을 가득 수 놓고 있는 곳으로 올라간다.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 준다는 관룡사’라는 간판이 서 있다.
관룡사의 유래와 화왕산에 얽힌 전설을 말하고 있고, 관룡사를 소개하는 글이다.
간단하게 오늘 산행을 아무사고 없이 안전하게 끝낼 수 있도록 해달라는 소원을 빌고 발길을 돌린다.


올해의 수능이 다가왔다는 것을 스님의 기도 소리를 듣고 알았다.
주소와 이름을 하나하나 읽으며 기도하는 소리.
부모들의 마음은 하나같이 자식들이 잘되기를 어디서나 빌고 있다.
특히, 올해의 수능은 어떻게 될런지? 물수능? 변별력없는 그냥 그런 수능이 될 확률이 너무나도 높아졌다.



관룡사 – 용선대 : 0.7km/ 14분 – 누적 2.3km/ 41분

보물 제295호 용선대 석조여래좌상 : 신라시대 작품으로 광배는 없어진 상태.
석굴암의 본존과 똑같은 양식으로 조성된 불상이라고 한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자애로운 자태를 발산하고 있다.

용선대 – 관룡산 : 1.2km/ 35분 – 누적 3.5km/ 1시간 16분

용선대를 지나면서 고행은 시작된다.
오늘 산행의 최대 고비이자 숨이 꼴까닥 넘어가게 만드는 깔딱고개가 시작된다.
중간중간에 조망이 시원해서 보답은 받지만, 금방이라도 넘어갈것 같은 숨.
사진 찍는 것도 힘들다.


그나마 간신히 사진을 한 컷만 찍었다.
암릉과 계속이어지는 계단.
점점 고도를 더 해가는 가파름.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주지만 비오듯 쏟아지는 땀은 주체를 못한다.
어느덧 옷은 축축해지고, 배낭에는 소금기가 하얗게 베어 나온다.
물도 마시고 호흡도 가다듬고 하지만 좀처럼 쉽지 않은 구간이다.
억지로 한 발 한 발 내딛지만 천근만근.


램블러에서 관룡산 배지를 획득했다고 맨트가 나온다.
아~ 100m남았구나.
그런데 실제로 느끼는 것은 500m는 되는 듯.
계속되는 계단은 실신 직전이 되어야 끝나고 넓은 공터에 도착한다.
공터를 지나 그늘로 들어가니 관룡산 정상석이 조그만하게 바라보고 있다.
배낭을 벗어 던지고 그냥 주저 앉는다.
대박 힘든 구간 지도에 까만색으로 칠하고 싶은 구간이다.


관룡산 – 옥천삼거리 : 1.1km/ 19분 – 누적 4.6km/ 1시간 35분


관룡산까지 올라오면 오늘 산행 중 힘든 구간은 다 올라온 것이다.
관룡산에서 옥천삼거리까지는 능선길을 따라 쉽게 진행이 된다.
이제사 산행하는 느낌.
좀전 까지만 해도 거의 죽을 상이었는데 그래도 꾸역꾸역 올라왔다.

옥천삼거리에는 작은 정자가 있고, 화왕산 등산안내도와 이정목이 세워져 있다.
1등산로라고 표시된 길은 오늘 들머리인옥천매표소로 내려가는 길이다.
오늘의 산행은 직진을 해서 왼쪽 임도를 따라간다.
오른쪽 길로 가도 합류하는 길이지만, 임도로 가다 능선으로 가는 길과는 400m 정도 차이가 난다.


옥천삼거리 – 능선갈림길 : 0.7km/ 10분 – 누적 5.3km/ 1시간 45분

임도를 따라 직진하면 허준 세트장으로 가고, 진달래 군락지, 동문으로 간다.
오늘은 오른쪽 능선을타고 화왕산으로 바로 가는 길을 택했다.

능선갈림길 – 상월마을 : 0.9km/ 16분 – 누적 6.2km/ 2시간 1분

우틀하여 올라서면 경북대 아마추어천문회 관측소가 있고, ‘그대여 하늘에 별이 되소서’라는 친구를 먼저 보낸 비석이 세워져 있다.




천문관측소를 돌아 올라서면 시원하게 잘 닦여진 등로가 나오고 한동안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며 진행한다.
소나무 숲속으로 들어서면 홍수에 휩쓸린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소나무들.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산꼭대기에 무슨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안간다.


아무래도 2009년 산불로 인한 피해가 아닐까 생각된다.
화왕산 억새태우기 축제를 정월 대보름에 개최할 때 돌풍으로 인해 화마가 덮쳐 많은 인명피해를 보았던 것의 흔적인 듯 하다.
그 당시 화왕산 억새를 전부 태워버리고 지금은 그때 모습의 억새로 복원을 하고 있다.
많이 복원되었으나 원래의 모습을 찾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상월갈림길 – 거북바위 : 0.5km/ 12분 – 누적 6.7km/ 2시간 13분

소나무숲을 빠져나오면 광활한 화왕산의 억새가 활짝 펼쳐진다.
순간 우와! 는 기본.
감동이 메아리치면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파란하늘, 은빛 물결의 억새와 가장자리로는 보라색 억새가 넘실거린다.


한 동안 숨이 멎을 듯한 아름다움에 사로잡힌다.
걷는 곳곳에 피어나는 억새의 이름이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
왜 이렇게 멋진 것을 억새라고 했을까?
일부는 으악새라고도 한다지?

억새밭을 기분좋게 걷다보면 멀게만 보이던 화왕산이 눈앞에 보인다.
억새를 눈에 담고 이제부턴 바위를 찾아 나선다.


모든 근심과 걱정을 이곳에 털어버리고 가라는 걱정바위라고 한다.
마치 근심하는 사람의 형상을 닮아서 붙인 이름이다.

거북바위는 열심히 창녕을 향해 내려가는 모습이라고 한다.
화왕산을 찾는 모든 분들 거북바위를 보며 무병장수를 기원해 보란다.


거북바위 -화왕산 : 0.1km/ 4분 – 누적 6.8km/ 2시간 17분

거북바위 날망에서 바라보면 건너편에 화왕산 정상이 보인다.
거리는 100m 정도로 내려왔다 올라가면 정상석이 있다.
화왕산 정상에서의 뷰는 정말 최고의 찬사를 보낼 정도이다.
창녕 우포늪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우뚝선 황매산이 우측으로는 합천의 가야산이 우뚝함을 내보이고 있다.



화왕산 2구간

  • 코스 : 화왕산정상-배바위-자하곡1등산로-주차장
  • 거리 : 3.9km
  • 시간 : 1시간 41분

화왕산 정상 – 배바위 : 0.8km/ 38분 – 누적 7.6km/ 2시간 55분

건너편 배바위와 곰바위, 그리고 우측으로는 하산로가 보인다.
화왕산 정상석을 내려가면 웃음기 가득한 미소바위가 있지만 조금 더 내려가야 잘 관찰할 수가 있다.
소원바위는 2개의 바위가 같이 있어 연인이 소원을 빌면 그 사랑이 영원히 이루어진다고 해서 소원바위라고 한다.

화왕산 정상을 내려오면서 은빛 물결의 억새 속으로 들어간다.
아직은 보라색을 띄고 있는 억새이고, 더러는 은빛을 한껏 발산하고 있는 억새가 춤을 춘다.
가을하늘 내리 쬐는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있다.
파란 하늘의 뭉게 구름과 잘 어우러지는 자연의 멋스러움이다.


억새의 잎과 줄기는 초록이고, 꽃의 수술은 보라색과 흰색이 나부낀다.
어떻게 보면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의 극명한 색깔이 더욱 싱그러움을 자아내는 듯 하다.
한달이 지나면 잎사귀와 대공까지도 흰색으로 변하겠지만 지금이 더 생동감이 있는 듯 하다.
한 동안 억새밭을 서성이면서 배바위를 향해 진행한다.


배바위 – 암릉구간 : 1.0km/ 22분 – 누적 8.6km/ 3시간 17분

배바위는 배를 맺던 곳이라해서 배바위라고 한다.
다른 산에도 배바위가 있고, 배맨바위라고도 불리고 있다.
배바위 옆으로는 곰을 닮은 곰바위가 의젖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배바위에서 오른쪽으로 진행을 하면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 이정표가 하나 있다.
비틀재와 도성암.
자하곡 1등산로는 도성암으로 진행한다.
이정표를 지나면서 급경사의 하산로가 기다리고 있다.


가파른 암릉길이고 정말 주의를 해야하는 곳이다.
바위의 높이와 가파름이 있고, 바닥은 왕모래 마사토가 섞인 미끄러운 길도 있다.
주변의 경치는 너무나도 아름다워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화왕산이라고 할만하다.
그러나 하산하는 길은 상당히 어렵고 난해하기에 조심.


절리된 모습이 두부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두부바위를 끝으로 화왕산에서 이름있는 바위는 모두 만나본것 같다.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한 화왕산.

정상부에는 화려한 은빛 물결을 출렁이는 억새가 있고, 화왕산을 둘러 쌓고 있는 기암절벽은 가히 절경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가오는 가을 억새의 멋스러움을 찾아 많은 관광객이 몰리것 같은 예감.
그러나 자하곡1등산로를 올라 화왕산을 간다면 상당한 고통을 감내해야하는 코스이다.




암릉구간 – 체육공원 : 0.6km/ 28분 – 누적 9.2km/ 3시간 45분

암릉구간을 잘 내려오면 자하정 6각정자가 있다.
처마가 낮아 머리를 부닥칠 염려가 있다.
힘들게 내려온 암릉구간이 끝나고 자하정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한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잔뜩 흘린 땀을 조금이나마 식혀주고 있다.
정자를 내려오면 체육시설이 되어 있는 곳이 나오고 이곳에서 자하곡2등산로와 합쳐지는 곳이다.


드문드문 피어있는 상사화, 꽃무릇이라고도 하는 꽃은 주로 절 주변에 많이 식재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불갑사, 선운사, 용천사 등이 있다.

체육공원 – 도성암 3거리 : 0.4km/ 9분 – 누적 9.6km/ 3시간 54분

큰 길을 따라 내려오면 도성암 입구에서 자하곡 3등산로와 합쳐진다.
어느길로 올라가도 쉽게 오르기는 힘들다.
깊은 고뇌와 사색을 하면서 한땀 한땀 올라서야 한다.


화왕산 산행은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것.
깊은 고행을 맞봐야 억새를 맞이할 수가 있다.
화왕산을 오르기가 너무 힘들어 한때는 모노레일을 설치하려고 까지 했던 곳이었다.

도성암3거리 – 자하곡주차장 : 1.1km/ 14분 – 누적 10.7km/ 4시간 9분

포장된 도로를 한동안 내려오다 보면 오른쪽으로는 음식점과 카페 등이 다수 영업 중에 있다.
주차장에는 택시들이 손님을 기다리며 3~4대가 주차되어 있어, 항상 손님이 있는 곳임을 알 수가 있다.
주차장을 내려가면 식당들이 있지만 하산하는 시간과 맞물린 쉬는 시간이라 낭패를 보는 수가 있다.
화왕산 산행 계획이 있다면 자하곡에서 오르기 보다는 옥천주차장에서 오르는 편히 훨씬 수월하다고 생각된다.

화왕산의 억새는 이미 피어나기 시작했고, 올 가을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찾을지는 모르지만 산행하기에는 쉽지않은 산이라는 것.
비가 온 다음 산행은 더욱 주의를 해야하는 산으로 안전이 우선되는 산이다.
아름다운 억새를 보고자 한다면 조금 힘들더라도 열심히 산행을 해야겠지만.


이미 시작된 가을 산행.
이침저녁으로는 제법 기온이 많이 내려갔다.
그래도 한낮은 30도를 웃도는 날씨이고, 햇볓이 엄청 뜨겁다고 느껴진다.
가을엔 벌이 극성을 부리는 시기이다 보니 더욱 주의를 해야하고 항상 긴장해야 한다.
아름답고 멋진 풍경을 보고자 노력하는 산꾼님들 오늘도 안전, 내일도 안전이다.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길 기원하면서
-은빛 물결의 억새를 마중하고 온 화왕산 산행기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불펌 금지
직접 발품 팔아다니며 얻은 귀중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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