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알프스 구병산 등산코스 |급작스런 소나기를 만난 산행

당진 영덕간 고속도로를 타고 화서IC에서 회차하여 15km올라오다 보면 오른쪽으로 속리산 휴게소가 있다.
예전에는 25번 국도 구. 적암휴게소에서 산행을 출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적암리 속리산 휴게소를 들머리로 하는 산행을 많이 한다.


충북 알프스 1구간 구병산 등산코스. 갑자기 쏟아지는 장마비를 뚫고 산행을 해야한 날의 산행기를 남겨본다.

구병산 등산코스

  1. 속리산휴게소-사기막-팔각정-신선대-구병산 : 4.3km
  2. 속리산휴게소-사기막-쌀난바위-구병산 : 3.5km
  3. 속리산휴게소-사기막-팔각정-정수암지-구병산 : 3.9km
  4. 구병리-쌀개봉-구병산 : 2.9km
  5. 구병리-삼거리 안부-구병산 : 1.6km
  6. 서원리-백지미재-쌀개봉-구병산 : 9.2km(충북 알프스 1구간)


구병산 등산코스 길라잡이

구병산은 잘 알려진데로 속리산 천황봉을 아비산(父山), 구병산을 어미산(母山), 금적산을 아들산(子山)이라고들 한다.
아들산인 금적산에는 옥천군 안내면 동대리 방향에 아들바위라고 있다.
높다란 절벽에 작은 구멍이 있는 그곳에 돌을 던져 넣으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하는 아들바위가 있다.
그리고 봉우리 9개가 병풍처럼 둘러 처져있다고해서 구봉산이라고도 불렀다.

오늘의 구병산 등산코스

등산코스 : 속리산휴게소-사기막-쌀난바위-안부-구병산(왕복)

  • 산행거리 : 7.5km
  • 산행소요시간 : 3시간 32분(휴식 40분 포함)
  • 산행일자 : 2023.07.11
  • 날씨 : 비


속리산휴게소 – 사기막 : 0.6km/ 6분

당진방향 속리산휴게소를 들머리와 날머리로 하는 원점회귀 산행을 한다.
원래 계획했던 등산코스는 1번으로 올라가 2번으로 하산하는 코스였다.
일기예보 상으론 산행시간에는 해가 떠 있었는데 차를 타고 내려오다 보니 바뀌어 있었다.
비가 많이 온다고 표시가 되어 있어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별별 생각을 다한다.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오늘 산행을 포기할까도 생각을 했다.
구병산은 험하고 위험한 구간이 많이 있는 산이라 걱정이 앞섰다.

속리산 휴게소에 도착하니 가랑비 정도로 내리고 있어 이 정도 비면 충분한 산행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장비를 철저하게 챙긴다.
우비도 입고, 배낭커버도 잘 씌우고, 발목 스패치도 착용을 하여 등산화에 물들어 가는 것을 방지한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


속리산 하이패스 전용 톨게이트를 빠져나가 도로에서 우회전 해서 올라가면 왼쪽으로 드론교육장이 있다.
드론교육장을 지나면 구병산 등산 안내도가 있고, 좌회전을 해서 진행한다.
사기막 마을로 들어서면 등산 안내도가 나오고 이정표가 있다.


사기막 – 등산로 입구 : 0.7km/ 9분 – 누적 1.3km/ 15분

적암리 사기막 마을 정자에서 우측으로 한 무리의 구병산 등정대가 올라가고 있다.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가장 빠른 길인 계곡길을 선택해서 왕복달리기를 하기로 했다.

사기막 : 임진왜란 때 의병장 중봉 조헌의 문인인 포제 이명백이 의병을 일으켜 크게 사기를 크게 높였다하여 사기막이라고 한다.


등산로 입구 – 목조다리 : 0.4km/ 3분 – 누적 1.7km/ 18분

비가오니 자연 발걸음이 빨라지고, 물기를 한껏 머금은 풀숲을 럿셀하듯 물기를 죄다 털면서 간다.
그러니 바지와 등산화가 멀쩡할리 없지 않은가?
불과 300m 오는 동안 바지는 축축하다 못해 물이 흐르고, 발목 스패츠를 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다.
출발할 때는 열심히 준비를 해서 되도록이면 비를 맞지않을려고 단단하게 차려입고 왔으나 별무소용이다.


목조다리 – 쌀난바위 : 1.1km/ 29분 – 누적 2.8km/47분

목조다리를 지나니 비는 오지않아 우비를 벗어 배낭에 집어 넣는다.
그런데 조금 지나니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우비를 입을까 말까 생각하다 포기는 빨리하는게 신상에 이롭다.
그냥 맨 몸으로 비를 다 맞자.
땀인지 빗물인지 알수 없는 액체가 이미 온몸을 적시고, 깔끔하고 뽀송뽀송하던 옷은 물이 줄줄 흐른다.
그래 배낭이라도 사수하자.




숨은골이라고도 하고, 스무골이라고도 하는 골짜기에 물이 엄청스럽게 내려갈 줄 알았는데 물이 별로 없다.
비가 많이 왔으면 정신없이 쏟아지는 계곡물에 산행이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다행이도 계곡에 물이 별로 없다.
계곡을 몇번이나 넘나들어야 했기에 물이 많으면 위험해서 산행을 포기해야 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물이 없어 산행이 가능했지만, 그래도 등산화는 이미 다 젖어 있다.


쌀난바위는 말 그대로 굴에서 쌀이 나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앞에 있는 굴에서 쌀이 나왔다고하고 그것으로 밥을 해 먹으면서 수도를 했다고 한다.
그 윗쪽으로 더 큰 굴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사람이 드나들 정도의 크기로 된 굴이다.
쌀난바위까지 올라오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맛보기 연습용이었던 것이다.

쌀난바위 – 철계단, 대문바위 : 0.1km/ 3분 – 누적 2.9km/ 50분

앞에 보이는 협곡을 대문바위라고 하고, 지도에는 철 계단으로 표기가 되어 있다.
철 계단 우측으로 비맞이 폭포가 있다.
필자가 붙인 이름으로 원래는 없던 폭포가 비를 만나면 폭포로 변한다고 해서 비맞이 폭포라고 이름 붙였다.


철계단, 대문바위 – 안부 삼거리 : 0.5km/ 33분 – 누적 3.4km/ 1시간 23분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를 지나면서 진짜로 구병산의 진 면목을 보여준다.
내가 구병산이야 라고 말하 듯 경사도 50%~ 70%를 자랑한다.
길은 암릉으로 되어있고, 가파르기는 이루말할 수 없이 가파르다.

배낭과 두 다리에 365mc가 붙어 있는지 걸음이 걸리지 않는다.
누가 잡아당기는겨?
한발짝가면 두발짝 뒤로 가는 느낌…


대문바위를 지나면서 로프구간도 있고,엄청난 암릉구간도 있다.
비가와서 미끄럽기도 하고, 돌을 밟으니까 흔들거리고 한다.
가뜩이나 다리에 힘이 풀려 걷지를 못하는데 온갖 부비트랩이 산행을 방해한다.

이곳에서 영혼까지 탈탈 털리는 기분이다.
눈꼽만큼도 인정사정 없는 오르막.
얼마나 가파르면 갈지자(之)로 등로가 되어 있고, 10발짝가고 쉬고를 몇 번을 하니 간신히 잘록이 안부에 도착했다.


안부 – 구병산 정상 : 0.1km/ 12분 – 누적 3.5km/ 1시간 35분

난 구병산이 싫어요.
여러번 신청했지만 모객이 안되고, 비가오고 해서 취소가 되다 오늘은 용케 20명이 확보되서 왔지만 나는 오늘 영혼을 탈탈 털렸다.

안부에서 잠시 쉰다.
난 정상이고 뭐고 그냥 내려가고 싶었다.
유격하시던 산우분이 주신 방울토마토를 먹고 힘을 내서 구병산 정상을 향해 돌진.




우와!
그렇게 힘들게 하더니 잠깐이나마 하늘을 열어 주신다.
올라오느라고 고생을 했으니 잠깐만 보고 가라고 하시는 것 같다.
얼른 배낭을 던져놓고 사진을 마구 찍어 댄다.

그렇게 쏟아지던 비도 그치고 시원스럽게 보여주는 드넓은 하늘이여!
구병산 고스락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은 가히 절경이라고 아니할 수가 없다.
다 털렸던 영혼 충만.
기쁨 만땅.
시원한 바람이 고된 산행을 한 순간에 날려주고, 고생했다고 어루만져 주는 느낌.


내가 왔노라!
구병산의 시그니쳐 고사목을 찐하게 한컷 담아보고.
뒷 배경이된 운무도 아름답다.
요즘은 신선대만 오르면 운무가 필자를 감싸는 듯하다.
신선대라는 곳만 가면 3연짱 운무가 나를 하늘로 떠받치듯 한다.

조금더 정상의 맛을 보고 싶다만 언제 하늘을 닫고 비를 쏟아낼 줄 몰라 서둘러 하산을 한다.

구병산 정상 -대문바위 : 0.7km/ 31분 – 누적 4.2km/ 2시간 6분

구병산 밑에 풍혈이 있는데 내려갔다 올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3대 풍혈 중 하나가 30m 아래 자리하고 있는데, 심하게 갈등을 하다 그냥 하산하기로 한다.
3대 풍혈은 구병산의 풍혈, 울릉도 풍혈, 대두산 풍혈이다.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구멍에서 나오고,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것이다.


철계단 – 목조다리 : 1.2km/ 24분 – 누적 5.4km/ 2시간 30분

어째 잘 내려온다 했는데 돌을 잘못 밟아 쭈욱 미끄러져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엉덩이에 mc365가 부착되어 있어 충격은 덜 했지만 깜놀했다.
항상 조심하면서 내려오는데 다리에 힘이 풀렸는가보다.
그나마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큰 일날 뻔 했다.


구병산 산행하면서 유일한 다리이다.
목조다리 밑에서 알탕을 한다.
어차피 비를 맞았던, 땀이 났던 이미 옷은 다 젖어있었다.

커피 한잔하고 빵도 하나 먹고…
일찍가도 다른 산우분들이 와야 출발하니 이왕이면 물놀이나 하고 가자고 했는데 너무 춥다.
어라 비가 슬슬 내리네.

목조다리 – 속리산 휴게소 : 2.1km/ 1시간 2분 – 누적 7.5km/ 3시간32분

짐을 챙겨 다시 내려오다 보니 이것은 물을 갔다 붓는 기분이다.
앞이 안보일 정도로 쏟아붓고, 길은 이미 물이 흘러넘쳐 한강을 이룬다.
이미 다 젖어 있으니 뭐 대수롭지 않고 오히려 기분이 좋아진다.

언제 이렇게 비를 흠뻑 맞으며 다녀본 적이 있는가.
우리동네에선 싸이가 흠뻑쇼도 하는데 뭐.
오늘 흠뻑 비를 맞아 본다.
이젠 사진을 찍을 수도 없다.
핸드폰을 꺼냈다가는 침수가 될것 같아 마구 걷기만 한다.




속리산 휴게소 바로 앞에 있는 시루봉.
시루를 엎어놓은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시루봉 해발 421m.
속리산 휴게소에 심어 놓은 수세미, 여주, 조롱박 등이 아주 아름답게 열려있다.

구병산 우중산행 소감

남들은 미쳤다고 할 정도로 장마라고 하는데 왜 산에 가냐고 한다.
비가 많이 와서 위험할 텐데 가지말라고…
나도 안가고 싶은데 산이 나를 부르고 비 오면 비 오는 데로 멋이 있고, 눈 오면 눈 오는 데로 멋이 있다.
그래서 시도때도 없이 산을 쏘다니고 있다.

다치지 않고 잘 내려왔으면 된 것이고, 비가 많이 올때는 알아서 위험하지 않은데로 다니면 되는 것이다.
이번에 못가면 다음에 다시 오면된다.
욕심은 금물, 객기도 금물,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하물며 우리들은 별 힘도 없으면서 힘있는 체하다 불상사가 나는 것이다.

항상 안전이 제일이다.
나는 내가 스스로 지켜야 한다.
올 여름 우중 산행에 나서는 모든 산우분들의 안전과 건강을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충북 알프스 구병산 등산코스에 대한 후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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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발품 팔아다니며 얻은 귀중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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