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의 이름에 가린 월봉산 거망산 등산코스

주변에 핫한 이름을 가진 남덕유, 기백산, 황석산 사이에서 빼어난 아름다움을 드러내지 못하고 숨죽인 월봉산.
무학대사와 빨치산들의 은신처 거망산의 여름 산행에 나선다.

월봉산 거망산 등산코스

  1. 용추사주차장-불당골-1154봉- 거망샘 -거망산 : 5.5km
  2. 용추사주차장-용추사-황석산장-태장폭포-거망산 : 4.4km
  3. 남령-수리덤-월봉산-큰목재-월성리 : 8.2km
  4. 남령-수리덤-월봉산-거망산 : 12.3km
  5. 남령-수리덤-월봉산-수망령-용추자연휴양림 : 11km
  6. 남령-월봉산-거망산-거망샘-지장골-용추사주차장 : 15km



들머리 : 경남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산 224-5 남령고개
날머리 : 경남 함 양군 안의면 상원리 960 용추사주차장

월봉산 거망산 오늘의 산행코스

산행 코스 : 남령-수리덤-월봉산-큰목재-거망산-거망샘-지장골-용추사주차장
산행 거리 : 15km
산행 소요시간 : 6시간 35분
산행일자 : 2023. 07. 09
날씨 : 비, 흐림
남령 출발 : 11시 26분

남령 등산로 입구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동안에 비가 오락가락한다.
일기예보상으로는 비가 없고 쾌청한 날씨라고 했는데, 오늘은 좋을 것 같다.

남령 – 수리덤 : 1.1km/ 30분 – 누적 1.1km/ 30분


장비를 챙기고 남령을 천천히 출발한다.
일행들이 먼저 올라가고 마지막으로 뒤따라 올라간다.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풀숲을 헤치고 들어가니 월봉산 3.6km라는 이정목이 먼저 반기고




지도상으로는 월봉산 정상까지 4.9km라고 표시가 되어 있는데 이정표에는 3.6km라고 쓰여 있다.
출발부터 산세가 심상치 않다.
비가와서 길이 살짝 미끄럽기도 하지만 가파르기가 그지 없다.
남령의 높이가 895m이고, 월봉산이 1,279m이니 고도 차이는 불과 384m이다.
그리고 월봉산까지 4km정도이니 여유있는 오름세일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일행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산행을 한다.
시작부터 가파른 계단 오름세이다 보니 선두에선 산꾼이 힘을 못내고 있다.
경사가 심해 줄을 잡고 올라야 하는 곳도 있고, 200m를 죽을 듯이 올라치면 하나의 능선을 올라온 것이다.

요즘들어 필자도 오르막에 붙으면 맥을 못추고 있는 실정이다.
근손실이 많아져서 그런지 내리막은 그런대로 잘 다니는데 이상하게도 오르막을 만나면 호흡도 안내려가고, 다리는 안떨어지고 한다.


수리덤 : 1,167m 이고 수리의 부리처럼 뾰족한 바위여서 수리덤이라고 하고, 사투리로 수리는 꼭대기라는 뜻으로 사용하고도 있어 수리덤이라고도 한다.
또한, 칼날봉이라고도 하며, 영취봉이라고도 불리는 바위로 된 봉우리다.
덤이란 말은 바위를 말한다.

칼날봉까지 100m이다.
로프도 없고 요령껏 올라가면 되는 바위로 왕복 20분 정도 예상.
바위가 미끄러워 오늘은 칼날봉에는 안올라갔다.
올라가도 아무것도 안보일 것 같아서 굳이 올라갈 필요를 못 느낌.

아 오늘도 곰탕이련가?
끙끙거리면서 간신히 올라온 수리덤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수리덤- 이정표 : 1.0km/ 47분 – 누적 2.1km/ 1시간 17분

수리덤을 지나면 암릉길이다.
그런데 날씨가 왜 이럼?
출발할 때만 해도 좋았자나.
운무도 나와 같이 등산을 하는가 보다.
계속 나를 따라올라오는 느낌이 든다.
이제는 심지어 나를 제쳐두고 앞에서 희뿌연 운무를 방귀차같이 내 뿜고 있다.


암릉이 상당히 미끄럽다.
다행이 큰비는 안내리고 안개비가 내리는 것 같다.
장마가 시작되기 바로 전인데 야들은 벌써 장마인 것 같이 움직인다.

나에게 조망권을 달라!
그 잘났다고 하는 덕유산을 보여줘라!




이정표 – 월봉산 : 1.5km/ 51분 – 누적 3.6km/ 2시간 08분

암릉길은 주의를 해야하는 구간이 더러 있다.
이곳은 바위를 위로 넘어갈 수는 없고 로프를 잡고 건너가야 하는 곳이다.
뒷 쪽은 절벽이라 발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잘 지탱을 하고 가야하는 곳.

수리덤 능선
수리덤 능선


암릉에 올라서니 운무가 서서히 걷히면서 웅장한 산세가 눈에 들어온다.
걷던길에서 뒤돌아 보니 뾰족한 수리덤이 들어오고, 운무로 한껏 신비로움을 감추고 병풍처럼 서있는 남덕유가 이제서야 눈에 들어온다.


수리덤에서 암릉을 타고 월봉산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아기자기한 맛도 있지만, 때론 거치른 구간도 있다.
가늘은 로프를 잡고 큰 바위를 돌아가는 곳이 가장 위험한 곳이다.
오늘같이 안개비나 운무가 많은 날은 바위가 미끄러워 앞으로 코방아를 찧기가 쉽상인 곳이다.


월봉산 : 1,279m

월봉산은 달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는 한다.
산세에 걸 맞지 않은 이름이다.
달 처럼 생겼다하면 조신한 여성을 말하는 듯 한데 월봉산은 거칠기도 하기 때문이다.


월봉산 – 큰목재 : 1.3km/ 33분 – 누적 4.9km/ 2시간 42분

월봉산을 지나면 암릉에서 확 바뀌어 육산으로 변한다.
키작은 조릿대가 등산로 주변을 알려주고, 크지 않은 나무들이 햇빛을 가려주고 있다.
한동안 편안한 등로를 따라 진행하다 보면 넓은 개활지 같은 큰목재에 도착한다.



큰목재 – 수망령 갈림길 : 0.4km/13분 – 누적 5.3km/ 2시간 55분

큰목재를 지나면서 반팔을 입고 산행하는 여름에는 조릿대 잎이 손등과 팔을 할퀴기 때문에 쿨 토시를 착용하는게 좋다.
괜찮겠지하고 지나가는데 따끔거려서 보니 날카로운 조릿대 잎이 팔뚝에 상처를 내고 있다.
그리고 큰목재를 지나면서 등산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여름이면 출몰하는 뱀이 더러 나오기 때문이다.


수망령갈림길 – 은신치 : 1.4km/ 44분 – 누적 6.7km/ 3시간 39분

약간의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는 건너편 금왕산과 기백산이 어서오라고 손짓을 하는 것 같다.
능선길을 따라 지금부터는 한 없이 걸어가야 한다.
약간의 기복은 있지만 오르고 내림이 심하지 않아 그럭저럭 걷기에는 불편함이 없다.
여름이고 날씨가 후텁지근하기에 진땀이 날 뿐이다.


은신치 – 태장골입구 : 3.3km/ 57분 – 누적 10km/ 4시간 36분

은신치를 지나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서고 속도를 내서 달려간다.
주변에 볼것도 별로 없고 하늘은 무서울 정도로 시커멓게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필자가 걸어온 길은 검은 먹구름에 갇혀버리고 뒤돌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괜히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하고, 마음은 조급해 진다.

태장골입구 – 거망산 : 0.6km/ 15분 – 10.6km/ 4시간 51분


거망산까지는 어렵지 않게 올라섰다.
뒤돌아보니 너무 무서워진다.
아침에 산행을 시작할 때는 운무와 가랑비가 따라오더니 거망산 정상에서니 지금은 검은 먹구름이 덮쳐오고 있다.


우와! 오늘도 비 쫄딱인가?
무시무시하게 비구름이 몰려온다.
제발 산행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비가 안내리기 기원하면서 언능 서둘러 내려간다.

거망산 : 1,184m

거망산은 북쪽으로 덕유산이 자리하고 남쪽으로는 100대 명산에 속한 황석산이 자리한다.
유명한 두 산 사이에 낑겨 힘을 못 쓰고 있는 월봉산과 거망산.
길 건너 기백산과 금왕산이 포위를 하고 있어 더욱 기를 죽이며 버티고 있는 거망산이다.


거망산은 특히 여름산행의 최적지로 손꼽히고 있다.
거망산 정상에서 부터 발원하는 태장골, 지장골, 불당골이 합쳐져 용추계곡을 형성하니 그 계곡의 넓이가 여느 계곡보다 훨씬 넓고 우렁차게 흘러내린다.
용추골 입구에 용추폭포로 화룡점정을 하니 그 누가 발을 담그지 아니할까?
7월의 초입이다 보니 나리꽃과 산수국도 등로를 밝혀 주고, 거망산 정상 부근에는 푸른 억새가 나도 있다고 살랑거리며 손짓을 한다.




무학대사가 머물렀다는 은신암이 있어 은신치라고 이름이 있는것 같고,
거망산은 산이 깊어 지리산 빨치산의 마지막 생존자로 알려진 하준수, 정순덕이 숨어 지냈던 곳으로 알려졌다.
정순덕은 빨치산이 된 남편의 겨울옷을 전하러 산에 들어갔다가, 여자 빨치산으로 생활을 하며 1963년 체포될 때까지 저항하며 활동했던 무대가 거망산이었다.

거망산 – 지장골 입구 : 0.2km/ 3분 – 누적 10.8km/ 4시간 54분

황석산방향으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우측으로 거망샘이라고 있다.
오늘은 시간이 없어 들리지 못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지장골 입구 – 계곡 : 1.5km/ 41분 – 누적 12.3km/ 5시간 35분

스멀스멀 운무가 피어오른다.
줄을 서서 가던 동무들은 모두 흩어지고 혼자서 걷다보니 문득 적막이 감도는 것을 느낀다.
운무 속을 홀로 걸으니 묘한 기분도 들고 어디 만화에나 나올 법한 그림이 그려진다.
이럴줄 알았으면 초립이라도 쓰고 오는 것인데…

후드득 후드득
설마 비소리는 아니겠지?
나무에 맺혀있던 물방울이 바람에 떨어지는 것일꺼야.
혼자 자조석인 말을 하면서도 발은 열심히 놀린다.


앗!!!!
이런 길이 없다.
그런데 앞에 보이는 돌맹이 위로 길이다.
바윗덩어리 돌덩어리들을 지나가니 다시 길이 보인다.

지장골로 내려오는 길은 희미하거나, 등로가 없어지는 경우가 있다.


계곡-도강(용추계곡 합류) : 1.9km/ 49분 – 누적 14.2km/ 6시간 24분

지장골 계곡을 만나서부터가 더욱 힘들다.
계곡을 몇 번이나 넘나들어야 하고, 등로도 안보인다.
혼자 단독 산행을 하기 보다는 산우들을 기다렸다 같이 하산하기를 바란다.

등로가 전혀 정비되어 있지 않아 위험하기도 할뿐더러 길을 잘못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길인지 알고 가다보면 길이 없어 되돌아 와야 하는 곳도 있다.


안내판은 거망산 정상에서 내려오면 지장골 입구에도 세워져 있고, 다 내려오면 계곡 옆에도 세워져 있다.
천심만고 끝에 길을 잘 찾아서 내려오면 용추계곡이 길을 막는다.
평소에 수량이 적으면 징검다리를 건너가면 되는데 오늘같이 전날 비가 많이 왔다면 도강을 해야 한다.

뭐 어차피 땀으로 옷이 범벅이 되었고, 가랑비로 인해 이미 젖을데로 다 젖었으니 알탕을 하는 것도 괜찮다.
같이 간 산우분은 등산화를 벗어서 들고, 바지를 걷고 계곡을 건너가신다.
필자는 그냥 첨벙첨벙 등산화를 신은 채로 마구 건너기…


배낭을 길 건너에 던져 놓고 에라 모르겠다 계곡에 누워버렸다.
세상 천지에서 이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길고도 긴 하루의 피로가 확 풀리는 것 같은 기분.




조심스럽게 건너오시던 산우분의 발이 미끌.
등산스틱을 두개다 놓치고 등산화도 빠졌다.
얼른 잠수해서 등산스틱하고, 둥실 떠내려가는 등산화를 잡았다.
아우 나도 그냥 건너갈껄?
어차피 다 젖은 것 같이 알탕을 하며 뭐가 그리 즐거운 듯 크게 웃어 본다
이런 것이 여름산행의 또 다른 묘미가 아닐런지?

도강(용추계곡합류) – 용추사 주차장 : 0.7km/ 11분 – 누적 14.9km/ 6시간 35분

계곡을 건너오면 차량이 다니는 도로이다.
10여분 내려오면 용추폭포가 있고 우측으로 용추사가 자리하고 있다.

용추사 주차장에 있는 일주문은 옛 장수사 일주문이다.
‘덕유산 장수사 조계문’이라는 현판을 달고 있다.
신라시대 창건되었던 장수사는 6.25전란을 겪으면서 모두 파괴되고 불에타 없어졌지만 유일하게 일주문만 남아 있다고 한다.
덕유산과 지리산의 수 많은 말사를 거느리고 있어서, 현판에 덕유산 장수사라고 쓰여있다.
주차장에는 식당이라고는 특별히 없지만 간단하게 막걸리, 안주, 차 종류는 판매하는 곳이 있어 목을 축일 수는 있다.

월봉산 거망산 연계산행 소감

한마디로 힘든 산행이었다.
남령에서 수리덤으로 올라오면서 모든 진을 빼놓아서 힘들었고, 가득한 운무, 솔솔 차가움을 선사하는 안개비, 나중에는 시커먼 먹구름이 때로 몰려와 다급하게도 만들었다.

생각보다 긴 능선길.
아기자기 하다고 할 수도 있고, 때론 위험하다고도 할 수 있는 암릉구간.
비오는 날은 더욱 주의를 해야하는 구간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장마철에는 지장골로 하산하지 말고, 태장골이나 불당골을 이용해야 안전하다.

그래도 여름 산행은 뭐니뭐니해도 계곡산행이다.
용추계곡에서 시원하게 알탕을 하고 내려오면 어느샌가 옷이 마르고 있다.
뭐 등산화는 질퍽기리기는 하지만.

오늘 산행은 15km/ 6시간35분이 소요되었다.
다음은 100대 명산인 황석산과 거망산을 연계산행 하고자 한다.
유동마을-망월대-황석산-거망산-용추사 코스를 선택해서 산행을 해봐야 겠다.
약 12.5km/ 6시간 정도 예상된다.

산행은 혼자하는 것 보다는 같이 산행하는 것이 좋고, 비가 많이 왔으면 지장골 하산을 피해야 한다.
장마철에는 더욱 조심해야 하고 항상 둘 이상 같이 다니는 산행을 하기바란다.
비오고 무더운 여름 산행에 나서는 모든 산객들의 안전과 건강이 함께하길 기원하면서

-월봉산 거망산 산행기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불펌 금지
직접 발품 팔아다니며 얻은 귀중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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