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월봉산 등산코스 | 헌걸찬 덕유산을 한눈에

함양 월봉산 등산코스 남령을 들머리로 하는 산행이고, 밧줄과 세미클라이밍의 재미를 선사하는 등산코스.
주룩주룩 내리는 빗속을 뚫고 진정한 우중 산행의 즐거움이 시작된다. 생각지 못한 빗속의 운해를 맞이하고, 깔끔한 덕유산의 웅장함도 맛보는 시간.



함양 월봉산 등산코스

  • 등산코스 : 남령-칼날봉-암릉-월봉산-난데이계곡-다박골폭포-대로마을
  • 산행거리 : 9.8km
  • 소요시간 : 4시간 45분(휴식 53분 포함)
  • 산행일자 : 2024. 07. 20
  • 날씨 : 비온 후 갬
  • 난이도 : 보통
  • 이정표: 잘되어 있음.
  • 교통편 : 안내 산악회

월봉산 등산코스 구간별 개략적 설명

1구간 : 남령-칼날봉-월봉산 : 3.8km/ 2시간 15분
2구간 : 월봉산-대로마을 갈림길-난데이계곡-다박골폭포-대로마을 : 6.0km/ 2시간 30분

1구간 : 함양군 서상면과 거창군 북상면을 넘나드는 고개로, 남덕유산과 진양기맥의 출발점이 되는 곳이 남령이다.
지능선까지 된비알이고, 칼날봉을 우회하는 구간은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 가풀막.
칼날봉 꼭대기를 왕복하는 구간이지만, 우천 시에는 미끄럼 주의.

월봉산까지 암릉과 육산의 어울림으로 조망이 굉장히 수려하다.

2구간 : 난잡한 조릿대 구간을 지나면서 주룩주룩 미끄러지는 흙길에서 엉덩방아를 사정없이 찧으며 하산.
작은 난데이 계곡을 넘나들고, 다박골로 가는 갈림길에서 폭포를 보러 올라간다.
능선 하나를 넘어야 하는 구간이고, 많은 비가 내려서 그런지 엄청난 폭포수와 계곡물에 몸이 떠내려간다.

구시폭포, 다박골폭포를 접견하고, 다시 능선을 올라와서 대로마을로 하산.
하산하는 대남리는 소로, 대로, 노상, 오산, 칠형정마을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오늘은 대로마을로 하산한다.
대부분 큰목재에서 노상마을로 하산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월봉산 등산코스 길라잡이

달의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월봉산이라고 불렀으며, 지역에서는 민사비산이라고도 부른다.
주변에 유명한 산군이 있어 오랜 시간 침묵으로 일관한 월봉산은 황석산, 거망산보다 높지만, 오히려 소외되었다.
사람의 발길이 뜸했던 월봉산이라 그런지 의외로 오지의 느낌과 낙엽 쌓임의 긴 시간을 알리는 냄새가 다박골에서 풀풀 풍기고 있다.

1구간 : 월봉산 가는 암릉길

남령 – 지 능선 : 0.7km/ 24분

월봉산으로 내려가는 도중 장맛비의 거센 비바람이 차창에 부딪히는 소리가 괜스레 걱정도 되고, 한편으로는 기대도 된다.
이른 아침 서둘러 출발하고, 버스에서 잠을 청하려고 했으나 오늘은 잠자기는 틀린 모양.
눈이 빠지도록 기상 예보만 걱정스레 바라본다.

여름에 우중 산행은 기본 옵션이니 별 상관은 없지만, 혹시라도 초보자가 있을까 봐 잠시 오지랖을 펴 본다.
계속 기상 레이더를 보는데 갈수록 심해지는 빗줄기는 우리를 따라 점점 남하하고 있다.

하필이면 버스 도착 예정 시간에 억수같이 퍼붓는다는 그 무서운 빨간색 띠가 함양에 걸쳐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상면은 녹색으로 시간당 5mm.
드디어 남령에 도착하니 10시 13분.
빗속인데도 무사히 달려와 주신 승무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남령에서 배낭 커버 하나 달랑 씌우고, 용감하게 월봉산을 향해 출발한다.
어차피 버린 몸이라 생각하면 맘이 편해지는 것을, 등산화 안 젖으려고 온갖 걱정 하면 사고 위험이 있어 계곡도 그냥 첨벙첨벙.
여성 회원분의 용감한 밧줄 구간 올라오기.
남령에서 출발하면 지 능선까지 가풀막으로 힘들다.

밧줄 잡고 올라와 뒤돌아보는 순간 남덕유산이 손에 잡힐 듯 너무 가까이 있다.
지 능선에 올라서니 더욱 거세지는 빗발과 바람.
땀은 나지 않아서 좋지만, 바지는 이미 물에 빠진 듯.



지 능선 – 칼날봉 삼거리 : 0.5km/ 19분 – 누적 1.2km/ 43분

가파른 오름을 올라오고 다시 내려가는 길에 이게 무슨 횡재냐?
칼날봉이 앞에 딱 나타난다.
지난겨울 많은 눈으로 인해 커다란 나무가 부러지면서 조망을 확보해 주었다.
한편으론, 감사하지만…

수리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수리덤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칼날같이 생겼다고 해서 칼날봉이라고도 부른다.
한참을 내려서고 다시 내려간 만큼 올라가는 구간이다.
가풀막을 150m 정도 치고 올라가면 월봉산으로 가는 길과 칼날봉으로 가는 갈림길에 도착.

칼날봉 삼거리 – 칼날봉 왕복 : 0.1km/ 14분 – 누적 1.3km/ 57분

오른쪽으로 50m 정도 가면 바위가 시작되고, 바위를 넘어 넘어 가면 칼날봉 정상이다.
밧줄도 없고, 추락 방지용 철봉도 없는 곳이지만, 열심히 올라간다.
필자는 오래 살고 싶어 중간에서 포기하고, 다음 기회에.

용감하고 강심장이신 분들은 벌써 꼭대기에 올라갔다.
필자는 겨우 바위 하나 올라섰지만, 다리가 후들거려 후퇴하기로.
비록 로프는 챙겨갔지만, 무리는 금지, 오래 살자….

무서워서 죽겠는데 사진을 찍어준다고, 엉거주춤 서서 벌벌 떠는 모습.
비가 내리고 있어 상당히 미끄러운데, 입구까지만 간신히 엉금엉금 기어감. (우와! 오래살구 시포)
같은 장소인데 대장님은 멋지게 서 있고, 나는 쫄아서 간신히 서 있네.
너무한 거 아님?
워째 그리 무서움이 없다는겨?

칼날봉 삼거리 – 암릉 주의 구간 : 1.5km/ 54분 – 누적 2.8km/ 1시간 51분

비는 잠시 소강상태로 그쳤다 내리기를 반복한다.
이제 암릉을 타러 출발한다.
이곳부터는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하게 즐길 수 있으나, 중간중간에 밧줄이 끊어질 듯한 구간도 세 군데 있으니 너무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항아리 바위를 필두로 나타나는 바윗길.
암릉에 올라서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빗속에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굿은 비가 무슨 장애가 될쏘냐?
천둥 번개가 아무리 쳐도 우리는 간다, 월봉산으로….

기어가고, 엎드려 가고, 자존심에 허리를 덜 굽혔더니 바위가 배낭을 붙잡는다. (더 숙여)
컴파스가 짧아 바닥이 안 닿아.
내가 가져간 밧줄을 잘라서 달아 놓고 싶다.

제발 멋짐을 감추랬더니 오늘은 너무 폭발하시는 것 같음.
불쑥 솟은 산들이 망망대해에 일엽편주인 양 흔들리는 것 같음을 조율하고 있는 분.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이렇게 멋진 장면이 연출되는 것에 너무 감사한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니 카메라도 감당을 못한다.
지금은 뒤쪽으로 밧줄이 두 개나 더 쳐져 있어 더욱 안전하게 지날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앞에 달랑 하나만 있어서 앞으로 넘어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했던 곳.

월봉산 등산코스 중에서 가장 즐겁고, 위험하고, 재미있는 구간으로 암릉 구간을 빼놓을 수가 없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위험하지만, 그래서 더욱 즐거웠는지도…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올라서면 세상이 모두 내 것인 양 시원함? 통쾌함? 등등
우와! 소리는 입에 달고 다니는 하루….

비록 발밑에는 천 길 낭떠러지이지만, 운해의 포근함과 산세의 웅장함, 헌걸차게 뻗은 덕유산의 능선도…
쏟이지는 빗속에서도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이는 조망….
끌어주고 밀어주며 암릉을 무사히 통과한다.

암릉 – 월봉산 : 1.0km/ 24분 – 누적 3.8km/ 2시간 15분

재미있는 암릉을 지나면 육산으로 접어들고, 커다란 바위를 지나면 마지막으로 덕유산의 능선을 한눈에 보여주는 조망 바위를 만난다.

월봉산 정상 올라가기 바로 전 마지막 조망 바위에서 한 컷.
오늘 걸어 온 칼날봉부터 뒤로는 남덕유산의 뾰족함.
삿갓봉, 무룡산으로 넘어가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발아래 구름을 두고 하늘 높이 솟아 오른 남덕유산.



잠시 우거진 잡목 사이를 누비고 지나가면 월봉산 정상이 나타난다.
월봉산 정상에 올라오니 비가 완전히 그치고, 햇빛이 나는 날씨로 바뀌었다.

시원한 조망에 산허리를 감싸는 운해의 흐름이 마치 고산준령의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느낌.
정상 바로 밑으로는 노상 저수지가 보이고, 멀리는 대봉산까지 내달리는 시야.
구름을 뚫고 한 줄기 햇빛이 꾸물거리며 내려온다.

월봉산 등산코스 2구간 : 다박골 폭포 가는길

월봉산 – 헬기장 : 0.3km/ 43분 – 누적 4.1km/ 2시간 58분

오전 내내 비를 맞고 산행하다, 햇빛이 나니 바로 하산하기가 싫어진다.
미적미적 대고, 간단하게 간식도 먹으면서 잠시라도 더 있으려고 꾸물거리다 발길을 옮긴다.

대로마을 갈림길 – 난데이계곡 이정표 : 1.5km/ 24분 – 누적 5.6km/ 3시간 22분

헬기장에서 직진하면 수망령을 지나 거망산, 황석산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 3시 방향으로 대로마을 하산로이다.
이정표는 왼쪽 풀숲에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대로마을로 하산하면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조릿대가 사람 키만큼 자라있고, 등산로는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한동안 헤치고 내려가니 조릿대를 일부 깎아 등산로 확보를 하였다.
아직 작업 중인 것 같았다.

난데이계곡 – 다박골폭포 갈림길 : 1.6km/ 27분 – 누적 7.2km/ 3시간 49분

이곳 이정표까지는 산길을 걸었다면 이정표를 기점으로 난데이 계곡을 탐방한다.
크고 작은 물길을 건너야 하는 곳으로 갑자기 비가와서 수량이 굉장히 많이 불었다.

요령껏 빠지지 않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필자는 이미 물속에 빠졌다 나온 것 같으니 일부러 첨벙첨벙.
와우! 시원함.
오늘은 발도 피곤하지 않고 시원하게 자주 물갈이를 해준다.
이정표를 지나 20분쯤 내려오면 왼쪽에 암반을 흐르는 계곡에 작은 홈통이 생겨 아주 빠르게 물이 흘러간다.

10여m 홈통으로 파인 암반을 흐르는 계곡물은 유속이 엄청나다.
이런 상태로 수년이 지난다면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홈이 넓어질 것 같다는 생각.
내려가서 손을 넣으니, 물살에 휙 딸려 내려간다.



다박골폭포 갈림길 – 다박골폭포 : 0.4km/ 17분 – 누적 7.6km/ 4시간 6분

갈림길에서 왼쪽 11시 방향은 대로마을로 바로 하산하는 길.
오른쪽 3시 방향은 다박골폭포로 가는 길이지만 약 100m 정도는 오르막으로 낙엽이 많이 깔려있다.

능선을 올라서는 순간 엄청난 굉음이 들려온다.
소리만 들어도 온몸이 시원해지는 듯한 느낌.
발걸음이 빨라지고 내려서면 구시폭포가 먼저 반긴다.

구시폭포는 구유를 닮은 소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구시(=구유, 여물통) 경상도 방언.
조금씩 걸어 들어가니 금방 허벅지까지 올라온다.
배낭을 벗어놓고 다시 도전 허리까지 쑥 빠지고, 가슴 언저리까지 물이 올라온다.

구시폭포를 건너가야 다박골 폭포를 다시 건너올 수가 있다.
쉽게 보면 유턴한다는 느낌.
그러니 두 번 계곡을 건너야 하는 곳.

다박골폭포

다박골 폭포 상단은 상당히 미끄러워 밧줄이 쳐져 있어 잡고 건너야 한다.
징검다리가 있었지만, 물살에 떠내려가고 있다.
지금도 서 있는 동안 돌이 떠내려가는 소리가 막 들려옴.

따박따닥 떨어지는 폭포라고 해서 따박 폭포라고도 하는 곳으로 다박골 폭포다.
다박골 폭포 사진을 찍으려면 폭포 상단을 건너가서 밑으로 내려와야 하는데, 상당히 미끄러움.
풀과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으니, 물속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허리까지 쓩 들어가서 기겁했음.

다박골폭포 – 등산로 합류 : 0.8km/ 18분 – 누적 8.4km/ 4시간 24분

폭포를 구경하고 숲길로 내려오면 대로마을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왼쪽으로 가파르게 올라가는 오르막을 올라서면 바로 내리막으로 능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박골과 난데이골이 갈라진다.
두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노상마을과 대로마을을 지나 칠형정마을에서 남강과 합수한다.

월봉산에서 바로 내려오는 길과 다박골 폭포를 들렸다 하산하는 길이 합류하는 곳.
포장된 농로를 따라 내려가면 대로마을이다.
갈림길에 이정표가 있고, 대로마을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음.



등산로 합류 – 대로마을 : 1.4km/ 21분 – 누적 9.8km/ 4시간 45분

대로마을까지 포장된 도로이고, 농작물이 자라고 있는 사이를 지나는 길.
고추밭, 인삼밭, 콩밭 등이 있는데, 밭은 가꾸어지지 않은 상태로 씨앗만 뿌려 놓은 듯, 잡초가 무성하다.

오늘 산행의 마무리 하산지점인 대로마을이다.
오른쪽은 노상마을로 올라가는 길.
대로마을 냇가에서 물장구치며 놀기.
대로마을에는 편의점, 식당 등이 없으므로 미리 준비해야 한다.
화장실은 마을회관 정자 앞에 있으니 참고.

월봉산 우중 산행은 즐거움과 걱정이 서로 교차하면서도 추억에 남을 산행이었다.
비가 와서 덜 힘들었다고 생각되고, 하산하는 동안 내리쬐는 햇살에 눈이 찌푸러 든다.
살갗이 따가울 정도로 강한 햇빛.
월봉산 등산코스 중 가장 주의하고 또 주의해야 하는 암릉 구간은 동행자와 함께해야 하는 산행지이다.
여름철 산행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산행이 이어지길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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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발품 팔아다니며 얻은 귀중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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