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첫눈 내린 날 발걸음을 재촉하며 걸었던 눈길. 소나무를 엄청나게 부러트리고, 뽑고 난리를 쳤던 첫눈의 기염. 산행하는 도중에도 계속 부러지고 있는 소나무의 굉음이 지금도 귓가를 스친다.
청계산 등산코스
- 등산코스 : 청계산입구역-원터골-원터골쉼터-매바위-매봉-길마재-원터골입구
- 산행거리 : 6.5km
- 소요시간 : 4시간 10분 (휴식 1시간 4분)

원터골 청계산 입구 : 10:26
주변 정리 공사가 끝나 청계산 입구가 깔끔하게 정돈되었다.
엄청난 눈이 쌓여 있는 입구를 들어서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부러진 소나무가 등산로를 막기 시작한다.

오늘은 길마재로 바로 올라가지 않고, 원터골 쉼터 방향으로 산행한다.
곳곳에 부러지고, 뿌리까지 뽑힌 소나무가 상당하다.
청계산이 온통 하얗게 설국을 만들고, 세상 기분 좋게 만들어 주고 있다.


벤치에 소복이 쌓인 눈이 30cm도 넘을 듯 떡을 올려놓은 듯 반듯하게 쌓여있다.
목교에는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고, 다리 난간도 무너트려 위태롭기도 하다.
그래도 기분이 좋아지는 설국 속으로 들어간다.
선답자들이 이미 길을 열어 놓아 편하게 따라가기만 한다.

원터골 쉼터 : 10:57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원터골 쉼터 돌탑.
깨끗한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발자국을 남기지 않으려 우회하여 길을 간다.
옥녀봉을 들렸다 매봉으로 가려했는데, 러셀을 해야 할 것 같아 옹달샘으로 간다.

옹달샘을 지나 계단으로 오르는 길인데, 계단은 보이지 않고, 수북이 쌓인 눈만 가득.
파란 하늘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겨울 왕국 청계산.
눈만 오면 뛰어오는 청계산.
항상 보는 것이지만 볼 때마다 신기하고,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

청계산의 악명 높은 깔딱 계단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평지로 바뀌었다.
밧줄이 설치된 기둥은 정원의 등을 달아 놓은 듯 보기 좋게 눈으로 덮여있다.


청계산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매바위이건만 눈이 너무 쌓여 중간까지만 간신히 올라서 본다.
눈 속에 파묻힌 망경대.
건너편 우면산 구룡산이 하얀 이불을 덮고 깊은 겨울잠을 자듯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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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매봉 12:21
매봉까지 올라왔으니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긴다.
아는 사람은 안다는 청계산 첫눈 내린 날 찾아온 산꾼들은 완벽히 무장하고 올라왔다.
심한 곳은 무릎까지 빠지는 곳도 있고, 교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등산로.
그러함을 마다하지 않고 찾은 쳥계산은 그 보람을 충분히 보상받는다.

설국 청계산을 뒤로하고 내려오는 길은 상당히 미끄러운 곳도 있고, 탐스럽게 소복이 쌓인 눈은 발을 잡고 늘어지는 듯.
자꾸 뒤돌아보곤 한다.
아쉬움이 남는 듯한 발걸음.

길마재 정자 : 1: 10
길마재 내려가는 깔딱 계단이지만 계단은 보이지 않고, 눈이 만들어낸 평지 하산로.
썰매를 타고 내려가고 싶은 충동을 꾸욱 참고.
길마재 정자에 많은 산꾼들이 모여있다.
첫눈에 홀려 찾아온 산꾼들….

소나무가 엉망진창을 만들고 있다.
등산로가 없어지고 전도목이 자리를 대신한다.
돌아가기도 하고, 밑으로 빠져나가기도 한다.
때론 허들 경기도 하듯 뛰어넘기도 한다.
당분간 정리될 때까지 주의가 필요한 청계산.

눈이 한바탕 쏟아지고 나면 달려가는 청계산.
오늘도 그에 보답하듯 멋들어지고,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