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에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의 3개 도가 만나는 우리나라에서 진정한 삼도봉이 있는 심산유곡의 민주지산을 가다.
물한계곡이 유명한 여름 피서지로 소문이 난 곳으로 물한이란 물이 차갑다는 뜻으로 ‘한천’이라고도 하는 계곡이다.
삼도봉에서 발원한 물한천을 따라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와 소를 만들면서 5km를 달려 초강으로 합류한다.
민주지산 등산코스
A 코스 : 주차장-황룡사-제1분기점-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삼마골재-주차장 : 12.5km
B 코스 : 주차장-안내판-각호산-대피소-민주지산-제1분기점 – 주차장 : 10.8km
C 코스 : 도마령-각호산-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삼마골재-주차장 : 14.0km
D 코스 : 민주지산자연휴양림-대피소-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삼마골재-주차장 : 11.7km
E코스 : 해인리-삼마골재-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주차장 : 12.1km
민주지산 오늘의 산행 코스
등산 코스 : 도마령-각호산-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의용골폭포-황룡사-주차장
산행 거리 : 14.0km
소요 시간 : 6시간 23분(휴식 1시간 8분)
산행 일자 : 2023. 10. 05
날씨 : 맑음
교통편 : 안내산악회 (회비 35,000원)
여름에는 계곡의 물놀이가 유명한 물한계곡이 있고, 겨울에는 하얀 눈으로 덮인 능선이 멋진 산이다.
아무리 눈이 많이 와도 절대로 위험하지 않은 산으로 백두대간 마루금이 조망되는 삼도봉.
멀리 덕유산과 마이산의 쌍 귀가 쫑긋하게 보이는 곳. 민주지산.
만산홍엽의 가을엔 끝 간 데 없이 펼쳐지는 파노라마의 울긋불긋한 물결이 넘실거리는 곳.
능선길에서의 조망은 별로지만 봉우리마다 터지는 환상적인 사방팔방의 파노라마가 한층 돋보이는 곳이다.
민주지산 산행 코스 길라잡이
오늘은 물한계곡 주차장 원점회귀가 아닌 도마령을 들머리로 하고, 물한계곡 주차장을 날머리로 하는 산행을 안내산악회를 따라가 본다.
서울 양재에서 07시 10분 출발하여 도마령에 도착하니 10시 15분.
도마령 – 각호산 : 1.5km/ 40분
도마령(刀馬嶺)은 칼을 든 장군이 말을 타고 넘었다고 해서 도마령이라고 붙여졌다고 하며, 말을 타고 도(都) 경계를 넘어 다니는 길이라 하여 도마령이라고도 한다.
해발 800m이고 각호산이 1,202m이니 400m의 고도 차이가 난다.
각호산까지 1.5km 구간에 400m의 고도를 올리는데도 무척 힘든 구간이다.
도마령을 출발해 100m 올라가면 상룡정이 있다.
상룡정 뒤로 도마령 전망대를 설치하고 있다.
도마령의 굽이굽이 돌아 올라오는 길을 조망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는 전망대.
주변에 조망 없이 죽기 살기로 올라가야 한다.
민주지산 산행 중에서 가장 힘든 구간으로 계속 오르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 번도 쉬지 않고 올랐어도 40분이나 소요되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날씨가 쌀쌀해서 가벼운 겉옷을 입을까도 했지만 계속 오르막이라는 말을 듣고 배낭에 갈무리하고 티만 입고 출발한다.
으헐! 상당히 춥다.
얼른 군장을 꾸리고 바로 출발해서 10여 분 지나니 땀이 나기 시작.
지루할 틈 없이 몰아쳐서 각호산에 올라선다.
각호산이라는 정상에 서면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훤하고 앞으로는 밧줄로 칭칭 감아놓은 곳이 보인다.
밧줄로 감아놓은 곳으로 가면 각호산 정상석이 있고, 목교를 설치해 놓았다.
올라가기 바빠 앞을 안 보고 가면 왼쪽으로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각호산 : 쌀개봉이라고도 하고 배거리산이라고도 한다.
쌀개는 디딜방아에 가로 맞추어서 방아를 걸게 마련된 V자 홈이 파인 나무막대기를 말하는 것으로 각호산 뒤편의 바위가 그러한 모습을 하고 있다.
각호는 뿔이 달린 호랑이가 살았다는 전설이 내려온다고 하여 각호산이라고도 한다.
배거리산은 옛날에 배를 걸어두었던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도 많은 산에 배바위, 배맨바위 등으로 불리고 있는 곳이 많으며, 배를 묶어 놓았던 곳을 말한다.
각호산 – 민주지산 : 2.9km/ 58분 – 누적 4.4km/ 1시간 38분
각호산 고스락에 올라서면 민주지산, 석기봉, 아득히 멀리 덕유산 자락까지 보여준다.
1,000m를 넘는 고봉들이 연달아 있는 민주지산은 막상 올라서면 그리 높다는 생각이 안들 정도로 편안하다고 해야 할까?
산세의 흐름이 유려하고 등산로가 험한 암산이 아닌 육산으로 되어 있어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편안한 등산로가 이어지지만, 엑티비티한 즐거움은 다소 감소하는 듯한 곳이다.
0.7km 가면 민주지산 휴양림에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고, 물한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로 나누어진다.
각호산만 산행하고 물한계곡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처음 탈출로이고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다시 1.9km 가면 민주지산 무인 대피소가 있고, 그 옆에 위령비가 있다.
1998년 특전대원 200여 명이 천리행군 5일 차 야간행군 도중 6명의 장병이 순직한 곳이다.
깨끗하게 위령비 주변이 벌초 되어 있고, 누군가 놓아둔 꽃다발도 있다.
그러고 보니 필자도 6월부터 설치한 트랭글에 오늘 414km 가 찍혔다.
4개월 만에 천리를 걸었다. 흐얼! 대박!
이곳에 무인 대피소가 생뚱맞게 설치된 이유가 이런 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인 대피소를 지나 0.3km 가면 민주지산이다.
이곳의 이정표는 대피소에서도 0.3km, 거의 다 올라와서도 0.3km라는 이정표가 있다.
민주지산 – 석기봉 : 2.6km/ 1시간 28분 – 누적 7.0km/ 3시간 6분
민주지산 : 민두름산으로 불렸던 산이지만 발음 따라 민주지산으로 바뀌어 부르게 되었다.
일부는 민대머리산이라고 했을 정도로 헐벗은 산이었다.
민주지산은 1,242m로 내륙에서는 상당히 높은 산이다.
민주지산 정상에서 보는 장쾌하게 뻗어 내려가는 대간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뾰족하니 우뚝 솟은 석기봉이 머리를 한껏 쳐들고 있다.
민주지산에서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다.
은근히 쌀쌀해서 겉옷을 걸쳐야만 할 정도의 날씨.
정말로 오랜만에 와보는 민주지산에 서니 격세지감이 밀려온다.
다녀간 지가 불과 몇 해 전으로 생각이 되는데, 너무 오랜만에 와보는 느낌.
질풍노도의 시기에 친구들과 텐트를 짊어지고 속리산과 황악산을 넘어 삼도봉을 거쳐 민주지산까지 왔던 기억이 솔솔 난다.
그때는 아마도 정신이 나갔을 때인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무모한 짓거리를 했다.
민주지산을 지나면 좌우로 하산하는 길이 많이 있다.
힘들면 물한계곡과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내려가는 탈출로가 많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석기봉을 가기 전에 로프를 타고 능선으로 바로 올라가는 길과 암릉을 피해 우측으로 우회로를 따라가는 길이 있다.
우회로를 올라가면 약수터와 넓은 공터가 있다.
약수 위로 일신삼두상이 있다고 하는데 확실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약수는 천정 바위에서 떨어져 고이는데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한다.
이곳의 약수를 마시거나 바르면 중풍과 피부병이 싹 낫는다는 설이 있으니 한 모금씩하고 가시길.
약수터를 지나 100m 정도 올라가면 석기봉이다.
석기봉 : 쌀겨처럼 생겼다 해서 쌀겨봉, 송곳니처럼 솟은 기이한 봉우리라고 해서 석기봉이라고 한단다.
또는 식품봉, 설의봉이라는 이름도 있다.
뾰족하게 솟은 석기봉에서의 전망은 오늘 산행 중 최고의 자리인 것 같다.
석기봉 – 삼도봉 : 1.3km/ 33분 – 누적 8.3km/ 3시간 39분
석기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암릉길이라 조금은 주의를 해야 한다.
왕모래, 마사토, 작은 돌이 깔린 구간이 조금 있으니 미끄럼 주의.
석기봉을 내려가면 정자가 하나 있지만 나무가 우거져 있어 전망은 없다.
내리막을 가다 보니 나무잎 사이로 삼도봉이 보이는데 약간은 울긋불긋해 보이기도 하다.
벌써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은 날씨가 조석으로 상당한 기온 차이를 느낀다.
헬기장을 지나면 삼도봉이다.
삼도봉 : 우리나라에서 진정한 삼도봉이다.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가 합쳐지는 봉우리. 1990년도에 삼도의 대화합을 위한 탑을 세웠다.
그전에는 이곳에 세 개의 돌무더기가 있었다.
그것을 아는 사람은 이미 연식이 꽤 된 분들이다.
삼도봉에 올라서면 각자의 도에 돌을 하나씩 던져놓기에 3개의 돌무더기가 있었다.
참으로 오래된 예기 같지만, 필자는 불과 몇 해 전 일인 듯하다.
삼도봉에서 황룡사 방향으로 하산한다.
삼도봉 – 의용골폭포 : 1.7km/ 42분 – 10.0km/ 4시간 21분
삼도봉에서 내려오면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에는 산악회 리본이 달려있고, 왼쪽은 안 달려 있다.
오른쪽으로 가면 삼마골재로 내려가는 길이고, 왼쪽 길은 곧바로 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삼마골재로 가는 길은 각목 계단과 통나무로 막아 놓은 계단 등이 설치되어 있다.
숯을 굽던 곳으로 산막이 있어서 산막골로 불리던 곳인데 지금은 삼마골재로 불리고 있다.
오늘은 왼쪽 길로 내려가게 됐다. (어찌하다 보니)
등산로는 희미하지만, 다닌 흔적이 있어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깊은 산속 오지 탐험이랄까?
원시림을 걷는 기분이랄까?
울창하게 쭉쭉 뻗은 활엽수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로 샤워를 하고 내려오는 상쾌한 느낌이 든다.
이런 길을 자꾸 가다 보면 일부러 찾아다니게 될지도 모른다는 뜬금없는 생각도 든다.
삼마골재로 돌아오는 길보다 0.5km는 단축된 것 같고, 길도 위험하거나 힘든 길은 아니었다.
삼도봉에서 1.3km 산길을 내려오니 삼마골재에서 내려오는 길과 합류한다.
0.4km 정도 더 내려가니 의용골폭포가 나온다.
이곳부터는 길이 넓어지고 바닥을 돌로 깔아 놓은 길을 한참을 내려가야 한다.
조금 더 가면 음주암 폭포라고 있는데 음주암이라는 암자가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의용골폭포 – 용소폭포 : 1.4km/ 21분 – 누적 11.4km/ 4시간 42분
용소폭포에서부터 철조망이 물한계곡 입구까지 쳐 있다.
계곡에 들어가지 말란 뜻이란다.
내려오는 길에 왼쪽으로 못 보던 다리와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개울을 건널 때 비가 많이 오면 위험하니까 돌아서 가는 길을 만든 것 같다.
용소폭포 – 황룡사 : 1.5km/ 22분 – 누적 12.9km/ 5시간 4분
용소폭포를 지나면 삼도봉 명품 숲길 종합안내도가 있다.
잣나무숲 삼거리로 민주지산으로 바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다.
민주지산까지 2.9km, 삼도봉까지는 6.4km.
물한계곡의 길이는 상당히 길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시간이 무려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보면 된다.
황룡사로 들어가는 길에는 출렁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상당히 출렁거리는 다리로 재미있게 지나가면 바로 황룡사다.
황룡사 – 주차장 : 0.4km/ 11분 – 누적 13.4km/ 5시간 15분
지봉리 좌불상은 원래 추풍령면 지봉리 도로변에 있던 것을 2022년 3월에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얼굴 부분이 모두 훼손되어 시멘트로 복원한 것으로 연화대와 광배가 일부 있는 것으로 보아 불상으로 추정했다고 한다.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물한계곡 주차장에 도착한다.
화장실을 개보수하고 있고, 넓은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다.
주차비와 입장료는 없으며 여름철에는 주차하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민주지산 물한계곡 맛집 대전식당
물한계곡 맛집 대전식당은 주차장 개울 건너에 있다.
연락처 : 010-6411-7033
산악인들은 일명 만원의 식당으로 불리고 있는 곳 대전식당.
1인당 만 원을 내면 각종 반찬과 두부, 붙임개 등을 푸짐하게 내준다.
능이 된장국도 1인당 한 그릇씩 주고 음식이 모자라면 더 준다는 말씀.
잔뜩 땀을 흘리고 산행을 끝내고 씻을 만한 곳이 없을까 찾는다면 대전식당을 이용하면 된다.
샤워실이 남녀 따로 준비되어 있으니 얼마든지 편하게 씻고 환복을 할 수가 있는 장점이 있다.
산행 후 시원하고, 깔끔하게 씻고 곡차 한잔의 여유를…
이제서야 곡차 한잔의 여유를 부릴 줄 알게 되었다.
전에는 혼자 산행하고 입 싹 닫고 버스에 올랐던 것을, 자주 산행하다 보니 맘에 드는 친구를 사귀게 되어 너무나도 행복한 산행을 하고 있다.
산에 오면서 너무 많이 싸 왔다.
그것도 혼자서.
지인들이 온다고 밤새 준비를 한 듯, 직접 만들고 준비했다는.
감동의 물결이.
산에서도 푸짐하게 먹고, 내려와서도 푸짐하게 먹고.
너무나도 아름다운 산행.
혹시라도 민주지산 계획이 있다면 미리 연락해서 준비를 부탁하면 언제든지 문을 연다는 쥔장의 말씀.
맘 편하게 씻고, 열심히 먹을 줄 아는 산행 꾼.
항상 즐거운 산행을 하시길 기원하면서 – 민주지산 산행기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