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각희산 처음부터 끝까지 러셀 했던 기억만 남는 곳.
올겨울 아무도 다니지 않았는지 발자국 하나 없는 오지 산행이랄까?
각희산을 힘들게 산행하고 내려오면 화암동굴 입구가 나온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화암동굴을 관람하고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각희산 등산코스
- 등산코스 : 벌문재-제1갈림길-각희산-철 계단-전망대-화암동굴-주차장
- 산행거리 : 7.9km (화암동굴 1.8km 포함) / 실제 산행 6.1km
- 소요시간 : 4시간 49분(휴식 37분, 동굴관람 45분 포함)/ 실 산행시간 3시간 27분
- 산행일자 : 2024. 02. 29
- 날씨 : 흐림
- 산행 난이도 : 보통
램블러 기록 중 화암동굴 탐방거리는 적용되지 않았다.
화암동굴 거리는 1.8km이고, 관람 시간은 45분 소요되었다.
실제 산행 시간은 3시간 25분 정도.
각희산 등산코스 구간별 요약
- 벌문재-제1갈림길-각희산 : 1.9km/ 1시간 27분
- 각희산-철 계단-전망대-화암동굴입구 : 3.6km/ 2시간 1분
- 화암동굴-주차장 : 2.4km/ 57분
벌문재(버실이) – 제1갈림길(능선) : 1.3km/ 1시간 (난이도 상)
각희산 들머리로 정하고 간 벌문재는 매년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산방기간이라 입산통제를 하고 있다.
안내판이 세워진 것이 2021년 2월이다.
4년 전에 왔을 때는 이러한 것을 보지 못했는데 각희산도 산불 예방에 포함되는 곳인가 보다.
이왕 왔으니 산행하는 수밖에….
이곳 이름이 버실이 인가보다.
벌문재에서 각희산까지 70분 소요된다고 쓰여있다.
각희산의 모든 이정표는 거리가 아니라 예상 시간이 적혀있다.
들머리를 바라보니 깝깝하기 그지 없다.
과연 오늘 산행을 할 수 있을까 심각하게 고민하다 눈 속으로 발을 디딘다.
가느다란 로프가 눈 속에 파묻혀있어 당겨보니 밖으로 나온다.
너무나도 가파른 곳이라 로프를 잡고 올라가야만 할 정도이다.
선답자가 없고, 발자국의 흔적이 하나도 없는 등산로를 찾아서 올라가 본다.
로프를 잡고 올라가고, 로프가 끝나니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다.
눈이 많이 쌓여있어 전부가 등산로 같아 보인다.
작은 나뭇가지를 헤치며 올라가니 쓰러진 나무가 많아 길 찾기가 더욱 어렵다.
10여 분 헤치고 올라가니 능선에 올라설 수 있었다.
능선에 올라서니 등로가 확실하게 보이지만 눈 쌓임은 더욱 심해 기본은 발목이고, 무릎까지 빠진다.
바람이 불어오면서 능선에다 많은 눈을 쌓아놨다.
산행 속도가 전혀 나지 않는다.
러셀 하면서 올라가니 몇 배는 힘든 것 같다.
아! 올해는 이제 러셀을 그만하고 싶었는데 오늘 또 하고 있다.
은근히 즐기는 것인가? 나름 생각도 해보지만 아마도 오지랖 때문일 것 같다.
우측으로 올라서면 허벅지까지 빠진다.
왼쪽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작은 나무를 헤치며 다녀야 하고, 경사가 있어 미끄러지기 일쑤.
왼쪽 오른쪽 번갈아 가면서 길을 내고 있지만 500m 올라왔는데 벌써 다리가 힘들어진다.
제1갈림길 – 각희산 정상 : 0.6km/ 27분 -누적 1.9km/ 1시간 27분
벌문재 이정표에 각희산 정상까지 70분이라고 쓰여 있는데 벌써 1시간이 되었다.
이곳까지 올라오는 구간이 가장 힘든 곳으로 능선부터는 조금 쉽게 진행할 수 있다.
바위를 지나면서 눈의 종류가 바뀐다.
지금까지는 쌓인 눈 위로 비가 내려 겉에는 살짝 얼어 걸으면 바삭바삭 소리가 났었는데, 바위를 지나면서 밀가루 같은 눈이 쌓여있다.
뭉쳐지지 않고 밟기만 해도 미끄러진다.
네발로 기어서 올라가야 했고, 똑바로 서서 진행하지 못할 정도이다.
약 200m 정도 구간만 그러한 눈이 쌓여있다.
처음 접하는 눈이었다.
사진으로는 똑같이 나오는데 참으로 이상한 눈이었다.
밟으면 그냥 미끄러진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100m를 지나서 고개를 올라서면, 각희산 갈림길이 나오고 왼쪽으로 진행한다.
말발굽 형태로 능선을 한 바퀴 돌아가면 각희산 정상이다.
이정목에만 각희산 정상이라고 쓰여있다.
각희산 정상에 올라서니 처음으로 조망도 보인다.
날이 흐려 조망은 썩 좋지 않지만,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니 맨 뒤에 하이원리조트 스키 슬로프가 보인다.
함백산과 두위봉은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각희산 조망도 앞에는 가지 않고 멀리서 사진을 찍는다.
발자국 없는 깨끗한 사진을 찍으라고 나름의 배려랄까?
벌문재에서 정상까지 1시간 27분 소요.
나름 빠르게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너무 힘들었다. 다행히 오늘 비가 온다고 했었는데, 비는 내리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아 너무 행복했다.
너무 힘들게 올라와서 그런지 쉽사리 정상을 떠나지 못한다.
물도 한 모금 마시고, 따뜻한 커피도 한 잔 마셔본다.
코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땀도 많이 흘렸다.
우와! 내려가는 길에도 또 러셀을 해야 한다.
한 살이라도 젊은 내가 해야지!
각희산 2구간 : 하산하는 길
2구간 코스 : 각희산 정상-제2 갈림길-1,062봉-화암문 조망도-철 계단-제3갈림길-쌍봉전망대-화암동굴입구
산행 거리와 소요 시간 : 3.6km/ 2시간 1분
난이도 : 하
각희산 정상 – 제2갈림길 : 0.5km/ 24분 – 누적 2.4km/ 1시간 51분
각희산 정상부터 등산로는 확실하게 보인다.
이정표도 잘되어 있어 길 찾는 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화암동굴 방향으로만 하산하면 된다.
제2갈림길 – 1,062봉우리 : 0.2km/ 5분 – 누적 2.6km/ 1시간 56분
능선 따라 내려오다 이정표에서 좌측으로 진행한다.
1,062봉 – 화암문 조망도 : 0.4km/ 14분 – 누적 3.0km/ 2시간 10분
1,062봉에서 좌측으로 진행하고, 내려가는 길이 약간 가파르다.
이곳부터는 눈이 또 바뀌어 등산화와 아이젠 사이에 감자와 고구마를 열심히 심어 놓는다.
도대체 걸을 수가 없는 부비트랩.
화암문 – 철 계단 : 0.4km/ 15분 -누적 3.4km/ 2시간 25분
신발에 달라붙는 눈이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털지 않으면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지고 발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연신 나무에 발을 차고 내려가지만 털어봤자, 두어 걸음이면 또 감자가 생긴다.
보이는 철 계단은 공사장에서나 쓸법한 작은 구멍이 뚫린 철판을 엮어 놓은 것이다.
밑에 계단은 불과 5cm만 나와 있어 똑바로 서서 내려가지 못하고, 뒤로 내려가야 안전하다.
되도록이면 잠시라도 스틱을 접고 계단을 내려가는 것이 안전하지만 귀찮아서 손목에 걸고 내려간다.
보기에도 정말 위험해 보이는 행동.
철 계단을 내려서면 바로 밧줄 구간으로 가파른 내리막이다.
50m 정도 밧줄 구간이다.
철 계단 – 제3갈림길 : 1.1km/ 53분 – 누적 4.5km/ 3시간 18분
철 계단과 밧줄 구간을 지나면 다소 안전한 능선을 걷는다.
작은 봉우리 2개를 넘어 내려가는 길도 가파르고 절벽이 보이는 안부도 지난다.
오르내림을 몇 번 하고 화암동굴 이정표 봉우리에서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는다.
11시에 벌문재를 출발하고, 2시간 40분 만에 휴식을 취한다.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이정표에서 우측으로 90도 꺾어서 진행한다.
시그널이 달려있고 잘 보이는 길을 내려간다.
약 25분 휴식을 취하고 나니 한결 가벼워진 다리.
또 열심히 러셀을 한다.
이정표에서 가파른 밧줄 구간으로 이어진다.
내려가는 오른쪽 나무 사이로 각희산과 지나온 길이 조망되곤 한다.
제3갈림길 – 쌍봉우리 전망대 : 0.3km/ 10분 – 누적 4.8km/ 3시간 28분
제3 갈림길 이정표에서 능선으로 직진한다.
어느 길로도 발자국은 없다.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가면 이정표가 있다.
⬅️ 화암동굴 입구 20분/🔜 쌍봉우리 전망대 25m
이정표에서 오른쪽으로 25m에 전망대라고는 있지만, 나무가 없는 조망터이다.
쌍봉우리전망대 – 화암동굴 : 0.7km/ 24분 – 누적 5.5km/ 3시간 52분
전망대에서 발길 돌려 오면 우측으로 첫 번째 길로 내려가면 된다.
이정표 있는 곳까지 가지 않고 우측으로 빠진다.
갈지(之)자로 내려가는 내리막.
아이젠 속에 감자와 고구마가 너무 달라붙어 걸을 수가 없다.
안부에 내려가니 우측으로 건물이 보이고 길이 보여 내려갔지만, 울타리가 쳐져있어 다시 올라왔다.
앞에 보이는 산허리를 돌아 올라가야 한다.
오늘 처음으로 길을 잘못 들었음.
약 300m 산을 돌아 넘어가면 화암동굴 입구가 나온다.
아이젠을 벗어 배낭에 넣고, 스패츠와 러셀을 위해 입었던 오버트라우져 바지도 벗어서 배낭에 갈무리한다.
화암동굴에 내려서니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오는 한 무리의 관람객들.
65세 이상은 입장료가 면제된다.
일반은 7,000원.
화암동굴
화암동굴은 관람 가능한 길이가 1.8km이고, 입구와 출구가 다르다.
모든 동굴은 입구와 출구가 동일한데, 화암동굴은 입구와 출구가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다.
화암동굴을 관람하지 않고 내려가려면 오른쪽 차도를 따라 내려가면 바로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다.
이왕 왔으니, 화암동굴을 관람하고 내려간다.
화암동굴의 자세한 관람기는 다음에 올리기로 하고 오늘은 개략적인 설명만 한다.
화암동굴은 일제시대 금광이었다.
금을 채굴하던 곳에서 발견된 종유석과 석순.
억겁의 신비를 간직한 커다란 동굴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화암동굴 : 처음에는 금광 갱도를 관람한다.
천포금광으로 시작된 곳이고, 출구에는 반민족 친일파 박춘금 단죄비를 세우기도 했다.
많은 광부가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며, 금을 채굴하였다고 하는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 곳.
두 번째는 천연 동굴 대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곳을 관람한다.
출구에서 300m 내려오면 모노레일 탑승장과 주차장, 식당가, 편의점 등 편의 시설이 있는 곳이다.
화암동굴 맛집 아리랑 식당
아리랑 식당에서 감자옹심이와 콧등치기, 감자전 등을 주문.
강원도 전통 음식인 감자옹심이.
정선에서 유명한 콧등치기 국수.
죽기 살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러셀을 하면서 산행을 했더니, 다리는 이미 남의 다리 같이 들기도 힘들다.
모래주머니를 달아 놓은 듯 무겁고, 몸은 노곤해진다.
따뜻한 국물이 들어가니 긴장이 풀어지고, 얼어 있던 몸도 스르륵 녹는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했나?
그냥 맛있다.
감자전도 바삭하니 맛있고, 옹심이는 강원도 스럽게 투박하니 정겹다.
콧등치기는 원래의 콧등치기가 아니라 약간 거시기하지만 맛있다.
정성껏 만들어 주시는 음식에서 그 손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수십 년의 내공이 담긴 하나하나의 음식들.
친절하고 푸근한 인심.
화암동굴 주차장 맛집으로 아리랑 식당을 적극 추천한다.
정선 각희산 등산 소감
오랜만에 찾아간 각희산은 이정표가 새롭게 바뀐 듯하다.
벌문재에서 처음 올라가는 길이 가장 힘들게 올라간다.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할 정도로 경사가 심한 곳.
눈이 많이 쌓여 밧줄이 없으면 못 올라갈 정도.
1차 지능선에 올라서면 그나마 편안한 길이지만 눈과의 사투로 만만치가 않은 길.
위험한 구간은 철 계단으로 이어지는 밧줄 구간이 상당히 위험하다.
나머지는 평이하고, 험한 등산로는 없다.
정선 각희산 등산코스는 이정표도 잘 되어 있어 알바 위험은 없지만, 겨울철 많은 눈이 쌓이면 오직 능선만 보고 진행하면 된다.
화암동굴로 내려오면 산행은 끝난다.
등산로도 험하지 않지만, 조망도 두세 군데 빼고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야생화가 피는 계절에는 산행할 만한 각희산이라고 생각하면서 안전한 산행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