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 기대하고 갔지만, 자작나무는 실제로 십여 그루만 보고 왔다.
멀리서 볼 수 있는 수산리 자작나무 숲은 가을철에 제대로 보이고, 여름철에는 온통 녹색이라 어느 것이 자작나무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
- 등산코스 : 수산리 버스정류장-하늘풍경-임도 갈림길-전망대-캠핑장-수산리
- 산행거리 : 13.8km
- 소요시간 : 3시간 7분
- 산행일자 : 2024. 07. 23
- 난이도 : 아주 쉬움
- 이정표 : 없음.
대표적인 자작나무 숲 조성지로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과,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 숲이 대체로 이름난 곳이다.
그중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은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자작나무는 십여 그루에 지나지 않고, 멀리서 바라볼 수 있는 건너편 산등성이에 식재되어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자작나무는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특징이 있는 한대목이고, 수산리 자작나무는 무려 100만 그루 정도가 식재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식재되어 있다. 그러나 수산리 자작나무는 임도를 걸으면 만나는 자작나무는 몇 그루 되지 않는다.
자작나무는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나무로 수피에서 나는 기름으로 불을 밝히기도 하였으며, 수피를 태운 재로 글씨도 썼다.
고로쇠 수액과 같이 자작나무의 액을 채취해서 마시기도 하며, 재질이 단단해서 건축재로도 사용한다.
불에 태울 때 수피에 기름 성분이 있어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고 해서 자작나무라고 한다.
자작나무 하면 언뜻 떠오르는 것이 ‘자일리톨 껌’이 생각나고, 무의식 속에 핀란드가 떠오른다.
광고의 힘이란 정말 무서운 것 같다는 생각.
수산리 자작나무 숲 트레킹
우연치 않게 찾아오게 되는 수산리 자작나무 숲.
한번은 소양강 물길 따라 올라오다 보니 만나게 되었고, 오늘은 아침가리 트레킹을 갔지만 계곡물이 너무 많아 수산리 자작나무 숲을 대체지로 오게 되었다.
수산리 버스 정류장 – 캠핑장 갈림길 : 1.4km/ 21분
수산리 자작나무 숲이 있는 곳은 휴선(烋仙) 마을로 매봉 북사면에 무림 제지에서 100만 그루에 달하는 자작나무를 식재하였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과 달리 직접 숲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멀리서 봐야 하는 아쉬움은 있다.
입구에 수산 하늘풍경이라는 안내판을 따라 들어간다.
예전 수산분교가 폐교되고, 하늘풍경이라는 체류형 관광을 위한 시설을 확충하였다.
캠핑장, 숙박시설, 샤워장 등이 있고, 체험 프로그램도 연계하고 있다.
입구에서 400m 거리에 있고, 덕창 1교, 덕창 2교를 건너간다.
덕창 2교에서는 우측으로 다리를 건너다.
덕창2교를 지나 10분쯤 진행하면 삼거리가 나오고, 자작나무 캠핑장&팬션 좌회전이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필자는 캠핑장을 하산 코스로 이용하기로 하고, 오른쪽 무학골 방향으로 진행한다.
캠핑장 갈림길 – 소나무 장애물 : 2.4km/ 34분 – 누적 3.8km/ 55분
참고로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 탐방로는 전부 임도로 설치되어 있어, 차량으로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곳곳에 쓰러진 나무와 작은 산사태 등으로 차량 통행은 어려운 상황.
걷기 코스로는 아주 쉽고 편안한 길이고, 임도만 따라 걸으면 되니 위험한 구간은 전혀 없다는 것.
그러나 거리가 상당하다는 것은 알아야 한다.
포장된 임도가 이어지다 중간에 흙길도 나오고, 다시 포장도로가 나오는 길이 반복된다.
이번 장마로 인해 임도에 쓰러진 나무가 상당하고,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는 것으로 봐서 나무가 쓰러진 것이 며칠 전인 것 같다.
소나무 장애물 – 차단기 갈림길 : 1.5km/ 21분 – 누적 5.3km/ 1시간 16분
소나무 장애물을 지나면 약간의 오르막이지만, 등산을 자주 가는 필자에게는 평지나 다름없다.
램블러 기록지 맨 끝 같아 보이는 지점이 5km이고, 300m를 더 진행하면 통행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열려있는 곳이 나온다.
차단기 – 자작나무 : 1.7km/ 26분 – 누적 7.0km/ 1시간 42분
무의식으로 직진만 하면 알바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직진하면 춘천으로 넘어간다.
수산리 자작나무 숲 탐방로 중에서 알바하기 쉬운 곳은, 이곳 한군데이다.
조용하고 숲으로 우거진 산속을 걷는 것이 의외로 상쾌한 기분과 몸으로 전해지는 청량함.
동행이 없이 혼자 걷는다면 무서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원시림 지역이라고 보인다.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 매미들의 노랫소리, 더러는 새소리도 들린다.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오는 향긋한 나무의 향기는 코끝을 자극하는 곳.
동행하는 나무 박사님이 말하길 붉나무는 잎과 줄기까지도 붉은색으로 단풍이 들면 정말 아름답다고 하는 붉나무.
일명 오배자나무라고도 한다.
염부자(열매), 염부자 근(뿌리껍질), 염부엽(잎) 등으로, 한약재로 많이 사용하기도 하는 나무이다.
수산리 자작나무 숲을 걸으면서 처음으로 만나는 자작나무다.
임도를 걸으면서 만나는 유일한 자작나무로 몇 그루 안 되지만,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만으로도 행복하게 느껴진다.
어느덧 걷다 보니 산허리를 돌아가는 길이고, 오르막이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평균속도가 4.0km를 가리키고 있다.
자작나무 – 산사태 : 1.0km/ 10분 – 누적 8.0km/ 1시간 52분
임도에 사람이나 차량이 다니지 않아 풀이 상당히 자랐고, 쓰러진 나무와 산사태가 발생한 곳도 여러 군데 만난다.
임도를 걸으면서도 산 사면에서 떨어진 가장자리로 걷고, 우측 산을 주시하며 주의를 경계하면서 진행한다.
임도에 물이 차서 질퍽거리기도 하고, 가시나무나 덤블이 다리를 할퀴기도 하는 곳.
산사태 – 전망대 : 0.5km/ 7분 – 누적 8.5km/ 1시간 59분
전망대에 올라서면 건너편 산등성이에 한반도 모양으로 자작나무가 심어졌다고 하는데, 지금은 온통 녹색 물결이라 구별이 되지 않는다.
가을 단풍이 들고 잎이 떨어지면 새하얀 자작나무가 그림같이 보인다고 하는 곳.
지금은 온통 녹색이니 어느 것이 자작나무인지 구별이 되지 않지만, 빼곡한 나무가 짙은 녹색을 띠고 온 산을 덮고 있는 모습을 보니 모든 것이 감사하다고 생각된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산이 거의 민둥 벌거숭이 산이었지만, 엄청난 노력과 인내 덕분에 이렇게 푸른 산천을 구경할 수가 있다.
요즘 산에 올라설 때마다 감사하다는 마음이 절로 솟는 까닭은 무엇일까? (연식 때문일까?)
전망대 – 임도 합류 : 1.8km/ 24분 – 누적 10.3km/ 2시간 23분
전망대를 지나면서 하산한다는 느낌이고, 약간의 내리막으로 넓고 깨끗하게 다듬어진 길.
오른쪽 풀숲에 비석이 있어 들춰보니 글씨가 새겨져 있는데, 아마도 무림(茂林)이라고 쓰여진 듯하다.
아니면 임도라고 쓴 것인지?
이곳에 자작나무를 심은 곳이 무림 P&P이니 아마도 그렇겠지? 짐작해 본다.
임도 합류 – 캠핑장 : 0.7km/ 9분 – 누적 11.0km/ 2시간 32분
임도를 합류하고 내려오는 길 주변으로 농경지가 보이고, 가옥도 보이기 시작한다.
캠핑장 – 갈림길(궁전민박) : 1.5km/ 18분 – 누적 12.5km/ 2시간 50분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 캠핑장으로 상당히 큰 규모로 자리하고 있고, 시설물도 여러 채 있다.
멀리 산 중턱에는 노부부가 밭일을 하고 계시는데, 역시 산 중턱에까지 차가 올라간다.
내려오는 길에 창막골이 함께하는데, 비가와서 수량이 늘었을 텐데 계곡물이 너무나도 깨끗하다.
흙탕물이 아니고 이렇게 맑은 것은, 산에 나무가 많아 스스로 정화가 되고, 흙이 소실되지 않는다는 것일 것이다.
얼른 내려가서 물속에 풍덩해야겠다.
갈림길(궁전민박) – 수산리 버스정류장 : 1.3km/ 13.8km/ 3시간 7분
아침에 올라갈 때 이곳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올라갔다.
갈림길 코너에 궁전민박이 있고, 서산리 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간다.
약 1.1km 지점에 수산리 하늘풍경을 다시 만나고, 주변에 원두막과 나무 조각이 있다.
원두막 옆에 용 모양을 한 통나무가 있다.
입에 여의주도 물고 있고, 머리에는 번개무늬도 만들었다.
휴선마을을 지켜달라는 기원이 담겨있을 듯.
인제 수산리 자작나무 숲을 탐방하고 내려오니 하늘이 꾸물거리기 시작한다.
많은 비가 예보되어 있지만, 산행 중에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아 천만다행이었다.
많은 자작나무를 가까이서 보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청량하고 깨끗한 오지를 걸은 듯한 느낌과 산행 후 피로하지 않은 기분.
많은 나무와 풀이 뿜어내는 향기와 좋은 공기로 한결 가벼워진 몸 상태를 느낀다.
전국에 숨은 공로자가 많다.
개인 사재를 털어 식재하고, 정성을 다해 가꾸어 지금의 풍성하고, 아름다운 산을 만들었다.
욕심으로 만들어질 수 없는, 자연환경을 되돌린다는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소명이 아닐는지….
산을 사랑하고, 특히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티끌만큼이라도, 금수강산을 훼손하면 절대로 안 될 것이다.
언제나 소중하고, 감사함으로 자연을 만났으면 하는 작은 바람으로 적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