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탄고도 1330 강원도 정선, 삼척, 영월, 태백을 잇는 석탄을 운송하던 길을 숲길과 연결하는 트레킹 코스이다.
총 9개의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오늘은 가장 힘들고 중간에 길이 없는 운탄고도 7길을 가보기로 한다.
운탄고도 뜻
‘운탄’ 석탄을 운반한다. 해서 운탄이라고 한다.
탄광에서 캔 석탄을 기차역까지 운반했던 길로 산업화의 역군이었던, 탄광 근로자를 생각하고, 걷는 추억을 떠올리는 길로 생각하고 걸었으면 좋겠다.
운탄고도를 만든 사람들은 누구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도1962년도 전국의 부랑자를 잡아들여 도로를 만드는데 투입했을 것으로 안다.
대표적인 도로가 제주도 5.16도로이고, 이곳 운탄고도 길도 그들이 만들었을 것으로 생간된다.
고도는 차마고도와 같이 높은 지대를 다니는 길이라 해서 고도라는 이름으로 쓰게 되었다.
말 그대로 막장인생을 살던 사람들의 애환도 함께 느껴보는 트레킹 코스이다.
운탄고도 7길 코스
7길 구간 : 산업전사 위령탑-대조봉 전망대-용정마을-느티고개-느릅령-통리역-미인폭포-하이원추추-도계유리나라-나한정역-삭도마을-도계역
트레킹 거리 : 18.6km
트레킹 소요시간 : 5시간 47분
트레킹 일자 : 2023. 02. 09
운탄고도 날씨 : 맑음 | 기온 : 영상 1도
운탄고도 7길 길라잡이
출발지 : 태백시 황지동 23-12. 산업전사 위령탑
도로에서 하차하면, 운탄고도 6길 종점, 7길 시작 점이라는 푯말이 있다.
위령탑으로 표시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산업전사 위령탑 : 1950 – 1980녀대 우리나라 산업의 유일한 에너지였던 석탄생산을 위해 열악한 환경에도 목숨걸고 채탄 작업을 하다 순직하신 분들을 위한 위령탑이다.
대조봉 전망대 : 1km/ 26분
위령탑을 지나 끝에있는 건물을 돌아가면 운탄고도 1330 7길이란 표시와 함께 산길로 접어든다.
낙엽송이 우거진 가파른 산길은 구불구불하게 조성되어 있고, 10여분 올라가면 1차 능선에 도착한다. 입구에서 출발하고 0.8km정도면 한숨 돌리는 능선이고 다시 0.2km를 올라치면 대조봉 전망대에 도착한다.
태백시내가 아주 잘 조망되는 곳이다.
멀리 태백산맥의 마루금이 길게 펼쳐지고, 태백시내의 모든 풍광이 한눈에 잡힌다.
대조봉에서 부터 넓은 길이 만들어져 있는데 우측길로 내려가야 용정마을로 간다.
이제 막 조성된 운탄고도 7길이다.
산을 절개하여 도로를 만들다 보니 아직은 공사 중이라 낙석의 위험이 있다.
절개면으로 붙어서 진행하면 위에서 돌과 흙이 수시로 굴러 내려와 우험하다.
곳곳에 나무들도 위험하게 쓰러질 듯이 서 있어 되도록이면 우측 길옆으로 걷는게 안전하다.
양대강 발원 이정표 : 1.6km/ 30분 – 누적 2.6km/ 52분
양대강은 한강과 낙동강을 말한다.
한강의 발원지는 검룡소이고, 낙동강의 발원지는 황지연못이라고 하기에,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운탄고도에 포함되지만 양대강 발원지 탐방로에도 포함된다.
또한, 낙동정맥 구간이기도 한 이곳에 안내도가 서있다.
용정마을, 예랑골 : 2.6km/ 30분 – 누적 5.2km/ 1시간 22분
대조봉에서 용정마을까지는 평탄하고 잘 조성된 길을 걷는다. 처음에 대조봉으로 오르는 구간이 힘들고 그 다음부터는 놀면서 소풍하는 기분으로 운탄고도를 걷는다.
용정마을(예랑골) 버스정류장 앞으로 좁은 길로 진행한다.
도로를 건너지 않고 왼쪽으로 100m가면 왼쪽으로 느티고개 올라가는 이정표가 보이고, 시멘트 포장도로를 올라간다.
운탄고도 7길의 특이한 점은 이정표가 잘 안보인다는 것이다.
잘 살펴봐야 이정표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이원 추추를 지나면 노란색 꼬리표를 길게 붙여놔서 쉽게 구분이 가는데 태백시에서 관할하는 곳에는 그런것이 없다.
느티고개 : 0.7km/ 13분 – 누적 5.9km/ 1시간35분
용정마을에서 느티고개 올라오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경사도가 50%-60%는 되는 것 같은 급경사라 굉장히 힘들다.
불과 600m정도이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라는 것.
느티고개에서 오른쪽 경사로 올라간다.
이정표에 오로라파크로 되어 있다. 오로라파크는 통리역에 있는 것으로 1.3km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1.8km이다.
느티고개에서 300m를 가파른 계단과 경사로를 올라가면 데크로 만든 전망대가 있다.
이정표가 있는데 방향표시가 반대로 되어 있다.
느티고개에서 약 13분 정도 걸려서 올라온 전망대 . 낙동정맥 길이다.
매봉산에서 면안등재를 지나 백병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느티고개 전망대에서 통리역으로 내려가는 구간에는 눈이 쌓여있고, 얼음이 얼어있어 굉장히 미끄럽다.
느릅령 : 0.6km/ 18분 – 누적 6.8km/ 2시간 6분
황지에서 도계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고개 마루에 산신당이 있어 매년 음력 4월 통리와 도계지역 사람들이 산신제를 올린다고 한다.
큰 느릅나무가 많아 느릅령으로 불렸다고 한다.
통리역/ 오로라파크 : 0.9km/ 13분 – 누적 7.7km/ 2시간 19분
통리역에서 미인폭포로 가는 갈림길이 있다.
이정표가 없어 나는 큰 길따라 직진을 했더니 통리 5일장터가 나왔다.
오로라파크의 조형물과 사진도 찍고 즐거움을 보내고, 조금만 내려가면 러브길이란 팻말이 보인다.
러브길 이정표에서 철길을 건너 가면 미인폭포로 바로 가는 길이다.
화장실이 급한 분들은 통리역에서 큰길을 따라 내려가면 주차장이 있고 화장실이 있다.
통리역에서 0.5km, 운탄고도 이정표가 없어 통리 5일장터 까지 내려가니 철길 건너는 사거리가 나온다.
철길 사거리에서 철길은 건너고, 도로는 건너지 말고 유턴을 한다.
조금만 올라오면 철길 옆으로 휀스가 쳐 있고, 휀스 옆길을 따라 다시 올라가야 한다.
멀리 송전탑을 바라보고 진행하면 되는데, 이정표가 없다보니 방황하기 쉬운 자리이다.
쓸데없이 1km를 더 걸었다.
시간은 15분을 소비했다.
이곳 운탄고도 7길은 이정표가 엉망이라는 것이고, 꼭 필요한 자리에는 이정표가 없다는 것이다.송전탑을 보고 올라가면 통리재에 도착한다.
통리재 : 1.0km/ 17분 – 누적 9.2km/ 2시간 44분
통리재에서 선택을 잘 해야한다.
미인폭포를 보고 다시 이곳으로 올것인지. (꼭 봐야하는지?)
이곳 통리재에서 미인폭포까지 왕복으로 50분 정도 걸린다.
길이없어 도로를 따라 하이원추추파크로 이동해야함.
아니면 미인폭포에서 길도 없는 계곡으로 위험하게 내려갈 것인지.
위험 계곡은 250m 구간임.
미인폭포 : 1.4km/ 26분 – 10.6km/ 3시간 10분
미인폭포 가는 큰길에는 임시주차장이 준비되어 있어 대형버스도 주차가 가능하다.
미인폭포 계곡은 한국판 그랜드캐년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정말 아름답고 멋있는 곳이다.
진짜로 보면 그랜드캐년과 비슷하게 생겼다.
미인폭포 내려가는 계단에 눈은 치웠지만 야자매트는 얼어서 상당히 미끄럽다.
아이젠이나 스틱을 사용하고 내려가는 것이 좋다.
큰 도로에서 미인폭포까지 왕복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안내판이 있다.
하이원추추 C전망대 : 0.3km/ 49분 – 누적 10.9km/ 3시간 59분
아무런 길이 없고 누구도 지나간 흔적이 없는 곳으로 가본다.
계곡을 지나 산등성을 넘어가면 하이원추추로 가는 길이 연결되어 있다.
위험한 계곡길은 250m 구간이다.
그나마 지금은 계곡이 얼어있고, 중간에 작은 폭포도 얼어있어 갈 수는 있었다.
300m 진행하는데 50분이나 걸렸다.
흐미 오늘 죽는 줄 알음.
그런데 위에 보이는 그랜드캐년은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아마 절벽에 잔도를 설치해서 전망대를 만든다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운탄고도 최고의 성지가 될듯한 곳이다.
하이원추추 : 0.7km/ 9분 – 누적 11.6km/ 4시간 8분
50분의 사투 끝에 도착한 이곳 하이원추추 C 전망대에는 미인폭포 250m라고 떡 하니 이정표가 되어 있다.
길이 없다는 것을 모르고 산으로 올라가면 어떻게 할려고 길없음 표시를 안하고 250m라는 이정표를 세워놨을까?
뭐 본인들이 알아서 하라는 것이 겠지만 너무 어의 없었다.
이곳부터는 노란리본이 길게 달려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다른 둘레길을 많이 가봤지만 운탄고도 7길 중 산업전사 위령탑부터 미인폭포까지는 꼭 필요한 곳에 이정표는 없었다.
길을 헤매고 내려갔다 올라오고…
운탄고도 7길을 가시는 분들은 길을 잘 찾아서 알바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공부를 많이하고 가야한다.
하이원추추파크 부터는 이러한 리본이 계속 달려있다.
갈림길에서 덜 신경쓰고 리본만 따라가면 된다.
이렇게 쉬운 것을 태백 쪽에는 왜 하나도 안달았을까?
도계 유리나라/나무나라 : 1.7km/ 22분 – 누적 13.3km/ 4시간 30분
도계 유리나라를 관람하고 싶었으나 시간이 촉박하다.
하이원추추부터는 철길을 따라 걷거나 철길을 걸으면서 유리 나라까지 온다.
심포리역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 영화 촬영을 했던 장소라고 안내판이 있다.
철길을 걷는 즐거움도 느껴보는 구간이다.
나한정역 : 2.0km/ 33분 – 누적 15.3km/ 5시간 3분
도계 유리나라와 나무나라를 지나 철길 옆으로 깔린 야자매트를 걷다보면 터널이 나온다.
터널에서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계속가면 공사가 끝난지 얼마 안되는 데크가 있고, 밑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한참을 내려가 큰길이 나오면 도로 차가 다니는 도로 밑으로 작은 길이 있고, 통로가 있다.
작은 굴다리를 지나고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나한정역에 도착한다.
나한정역 대합실에서 철길을 건너 플랫폼으로 끝까지 걸어가면 우측에 철로를 수리할 때 사용하는 밀차가 있고, 그 옆으로 야자매트를 따라가면 된다.
삭도마을 : 1.6km/ 21분 – 누적 16.9km/ 5시간 24분
삭도는 케이블카 처럼 와이어를 메고 그 위로 석탄을 나르던 것이다.
철길 위 언덕에 삭도가 설치되어 있다.
나한정역을 지나 삭도마을로 가기전에 기찻길옆 벽화마을이 있다.
작은 벽 틈에 그림을 이쁘게 그려 놓은 것이 참으로 보기 좋다.
흥할 흥, 밭 전 이곳에서 흥하리….
이곳에서 비록 막장인생을 보내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고자 무던히도 노력했던 그 시절의 아버지들….
어두운 곳에서 시커먼 석탄을 캐는 작업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을까?
그때 그시절 우리의 아버지들이 고생하던 때를 생각하면 괜히 눈물이나고 가슴 한켠이 먹먹해 진다.
도계역 : 1.7km/ 23분 – 누적 18.6km/ 5시간 47분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건만 우리는 다시 옛날로 돌아가 석탄을 채굴해야 할 때가 다가오는 것 같다.
에너지 전쟁으로 까지 비화하는 요즘 석탄을 캐시던 그 시절의 아버지들이 과연 다시 나타날까?
스위치백
세계에서도 드문 사례로 남아 있는 거꾸로 올라가는 열차. 나한정역에서 흥전역까지 거꾸로 열차가 운행을 하였다.
2012년 솔안터널이 개통되면서 스위치백 구간은 추억으로 보냈지만, 지금도 그 자리에서 추억을 찾아 오는 사람을 반겨주고 있다.
운탄고도 7길 느낌
운탄고도를 걸으며 어려운 환경에도 부딪혀 봤고, 즐거움과 추억을 소환하는 곳도 맛을 보았다.
어려운 시기에 목숨을 담보로 무식하게도 일을 했던 우리들의 아버지 세대.
그 아련한 흔적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고, 녹슬은 철길과 녹슬은 신호등, 가슴 한 켠을 뭉클하게 만드는 그 모든 것들을 지금의 우리는 즐기고 있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우리 본인이 가져가야 하는 일이고, 하루하루 무사히 지내는 것도 축복일지니.
안전한 산행, 아름다운 추억을 책갈피에 담는 마음으로 오늘도 걷는다.
운탄고도 7길은 많은 것을 남기고, 내가 가야할 길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길이다.
모두의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