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서북능선 산행은 힘들다고 소문이 나있는 코스 중 하나이다.
한계령 지금은 오색령으로 표지석을 설치한 곳을 출발하여 장수대까지 산행하는 코스이다.
설악산 서북능선 등산코스
등산코스 : 한계령-한계령삼거리-귀때기청봉-1408봉-대승령-대승폭포-장수대
산행거리 : 12.6km
산행시간 : 6시간 11분(휴식 13분 포함)
산행일자 : 2023.06.13
날씨 : 맑음
교통편 : 안내산악회 좋은사람들

설악산 서북능선 길라잡이
1구간 : 한계령-한계령삼거리-귀때기청봉 : 3.9km
2구간 : 귀때기청봉-1408봉 : 2.8km
3구간 : 1408봉-대승령-장수대 : 5.9km

1구간 : 한계령 -한계령삼거리-귀때기청봉
소요시간 : 1시간 58분
산행거리 : 3.9km
한계령-현 위치 09-01 : 0.5km/ 16분
한계령 휴게소에서 출발은 108계단으로부터 시작된다.
가파르게 설치된 108계단만 올라도 숨이 차기 시작한다.


시멘트 계단을 올라서면 설악루와 위령비, 그리고 탐방지원센터가 있다.
야간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3시에 출입문이 열린다.
시작부터가 어려운 한계령코스는 지도에 진한고동색으로 표시가 되어 있을 만큼 힘든 구간이다.
설악루에 올라 뒤 돌아보면 기암괴석이 능선을 이루고 있는 흘림골과 멀리 점봉산의 능선이 하늘을 갈라놓고 있다.
산이 높아 구름도 걸려 넘어지는 아름다운 날씨가 화창하게 보인다.
오늘 소나기 예보가 있는데 제발 비가 오질 않기 기원하면서 슬슬 발걸음을 옮긴다.

설악루 옆에는 탐방로 안내도가 있고, 철망문이 설치되어 있다.
철망 문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설악산 산행이 시작된다.
큰 바위 옆을 돌아 가파른 돌길을 올라가는데 시작부터 상당히 고되다.


가파르기 이를때 없는 돌계단을 씩씩거리면서 한참을 올라가다 보면 현 위치 09-01 표지목이 있는데 이제 한계령에서 0.5km 올라온 것이다.
엄청 많이 올라온 듯 했지만 뭐야 이제 500m?
살짝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실제 거리라는 것.
500m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는 현 위치 표지목이다.

현 위치 09-01- 1차 능선 : 0.5km/ 23분 – 누적 1.0km/ 39분
더욱 가팔라진 경사와 끝임없이 나타나는 돌계단.
이제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땀은 비오듯하고, 숨은 가쁘게 몰아쉰다.
지도에 진한 고동색으로 표시된 부분을 까만색으로 표시해야 하는것 아닌가 생각도 해본다.
불과 1km를 가는데 벌써 지치기 시작한다.
다리는 안떨어지고, 조망은 없고, 데크 계단과 돌계단 번갈아 나오면서 더욱 지치게 한다.
코는 땅에 닿을 정도인데다, 어제 비가 와서 길은 미끄럽지…
2중 3중고를 겪는다.

1차 능선 – 현위치 09-04 : 1.0km/ 22분 – 누적 2.0km/ 1시간 01분
한계령에서 한계령삼거리까지 가장 힘든 구간을 올라왔다.
거칠게 올라오면 하나의 봉우리를 넘었다.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길이 나오지만 금방 끝이난다.
가파르진 않지만 오르락 내리락 하는 구간이 나오고, 추락방지 로프를 잡고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난 내려가기 싫은데, 내려간 만큼 더 많이 올라가야 하는 것이자나.

처음으로 오른쪽에 끝청으로 가는 서북능선이 살짝 보여주고 이내 사라진다.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해서 올라가는 길이 나오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까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등산할 수가 있다.

비가와서 물이 많이 흐르면 다리를 이용하고, 물이 없으면 다리 밑으로 지나가면 된다.
현위치 09-04 – 한계령 삼거리 : 0.3km/ 10분 – 누적 2.3km/ 1시간 11분
계곡을 건너면 가파른 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정신없이 올라가다 숨이 멎을 때가 되면 뒤돌아보라.
너무나도 아름다운 설악, 점봉산의 능선이 너울너울 물결치듯이 나타난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면 삼거리까지 100m.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우주선이 내려앉은 바위가 보인다.
영화 적선인에 나오는 뒷 모습같이 생긴 바위.

100m 돌길을 걸으면 한계령 삼거리 도착한다.
한계령 삼거리에서 보이는 설악의 신비.
용아장성, 공룡능선 설악의 태고적 신비를 감춘 듯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걸어온 것 만큼만 보여준다는 설악산의 비경.

한계령 삼거리 – 현 위치 12-22 : 0.4km/ 9분 – 누적 2.7km/ 1시간 20분
설악산 등산하면서 이렇게 화창하고 깨끗한 조망을 본다는 것은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것.
와우 !
그럼 수십 번을 올랐을 때는 덕을 안쌓다가 이제 쌓았다는 것인가?
잠시 쉬면서 아름다운 설악에 빠져들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
한계령에서 장수대까지 산행시간이 7시간 40분이 주어졌다.
낙오하지 않으려면 열심히 걸어야 한다.
비록 거리는 12km불과 하지만 시속 2km가 안나온다.
왜? 지도에 까만색이니까. 힘들다는 것.

한계령 삼거리에서 숲길로 조용히 들어서면 400m구간에 걸쳐 돌길과 시원한 나무터널을 빠져 나간다.
현 위치 12-22 – 귀때기청봉 : 1.2km/ 38분 – 누적 3.9km/ 1시간 58분
숲 터널을 빠져 나가면 바로 돌무더기 너덜지대가 앞을 가로막는다.

여길봐도 돌, 저길봐도 돌.
산 등성이 전체가 돌이다.
등산로가 딱히 없고, 내가 가는 길이 등산로이고, 길이다.
그래도 중간중간에 봉, 태극기, 형광테이프가 붙어 있는 봉들이 줄지어 서있다.
등산로를 표시하는 것이다.

돌을 자세히 보면 사람들이 많이 밟고 다녀서 이끼가 없어진 돌들이 등산로이다.
이끼가 벗겨진 돌을 밟으면 흔들리지 않고 미끄럽지가 않다.
길은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규칙이 있으니까 잘 찾아서 가야한다.
너덜지대 올라서면 설악산 대청봉 방향과 용아장성이 너무 잘 보인다.
예전에는 자일 한동씩 메고 용아장성을 넘던 때가 있었는데…
바쁜 발걸음을 자꾸 붙잡아 두려고 하는 멋진 풍광이 아쉽지만 뿌리치고 올라갈 수 밖에.

너덜길을 세 번정도 지나면 귀때기청봉에 도착한다.
1,578m 의 귀때기청봉은 귀가 떨어져나갈 정도로 바람이 무섭게 분다고 해서 귀때기청봉이라고 했다고 하고, 설악산에서 지가 젤 높은 산이라고 까불다 대청, 중청, 끝청한데 귀싸대기를 맞았다고해서 귀때기청봉이라고도 한다는 말이 있다.

2구간 : 귀때기청 – 1408봉
소요시간 : 1시간 47분
산행거리 : 2.8km
서북능선 중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귀때기청-안전쉼터 : 0.6km/17분 – 누적 4.5km/ 2시간 15분
귀때기청에서 100m 내려오면 다시 너덜지대이다.
내려가는 길도 너덜길을 지난다.

귀때기청봉에서는 천지사방이 확 틔인 조망을 자랑한다.
멀리 대청과 중청이 보이고, 공룡능선과 용아장성이, 남쪽으로는 가리봉과 삼형제봉, 앞으로는 안산과 1408봉, 감투봉 등이 전체적으로 파노라마 같이 펼쳐진다.
이 맛에 그 고생을 해가며 설악산 서북능선 산행을 하는가보다.
설악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귀때기청봉은 꼭 한번은 올라보길 부탁한다.

내려가는 너덜길은 더 위험하다.
차라리 올라가는 길은 그런대로 재미가 있었는데 내려가는 너덜은 조심해야한다.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큰일나니까 최대한 조심하고 천천히 내려가야 한다.

2번의 너덜길을 지나면 현 위치 12-18 안전쉼터가 나온다.

안전쉼터 – 조망 : 0.7km/ 25분 – 누적 5.2km/ 2시간 40분
귀때기청에서 0.6km를 내려오면 안전쉼터이고, 안전쉼터에서 한숨 돌리면서 100m를 가면 다시 오르막인데 너무 힘든 구간이다.
가뜩이나 다리에 힘이 풀려가는데 내려온 만큼 올라치는 경사구간이다.
서북능선은 쉬운 구간이 없다고 봐야한다.

한 바탕 올라치고 나면 조망이 터지는 곳에 도착한다.
이제는 조 앞에 1408봉이 보인다.
뒤 돌아보면 귀때기청봉과 암괘류가 흘러 내리는 장엄한 모습도 선명하게 각인이 되듯 들어온다.

조망 – 너덜지대 : 0.4km/ 18분 – 누적 5.6km/ 2시간 58분
조망지점을 지나면 또 다시 가파르게 내려갔다 올라가기를 반복하면서 걷기 힘든 돌구간을 지나간다.
가파르게 미끄러지 듯 내려가야하는 구간도 있고, 사족보행으로 올라가야 하는 곳도 있다.


바위를 타고 올라가기도 하고, 뒷걸음 치듯 내려와야 하는 곳도 있다.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구간이고, 이곳을 지나면 또 다시 나타나는 너덜길이다.
마지막 너덜길이고 거리는 길지 않아 오히려 너덜길이 편하다고 느껴진다.
벌써 익숙해져서 그런지 오르내리는 것 보다 훨씬 너덜길이 편하다.
너덜지대 – 안전쉼터 : 0.3km/ 6분 – 누적 5.9km/ 3시간 04분


올라가는 너덜길로 이곳이 마지막 너덜길이다.
너덜길 옆으로 나뭇가지에 형광 막대가 달려있어 길을 안내하고 있다.
능선으로 올라가는 너덜길을 지나면 2번째 안전쉼터가 나온다.
안전쉼터 – 1408 오르막 시작 : 0.5km/ 9분 – 누적 6.4km/ 3시간 13분

서북능선을 타면서 처음으로 평탄한 흙길을 만났다.
그렇게 긴 구간은 아니지만 얼마나 반가운지…
숨가쁘게 달려온 호흡을 가다듬고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진행한다.
여기서라도 시간을 단축하자고 힘을 내면서 한동안 가면 1408봉으로 올라가는 오르막 계단이 나온다.


오르막- 1408봉 : 0.3km/ 32분 – 누적 6.7km/ 3시간 45분
1408봉 올라오기 전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식사라고 할것 까진 없고 간단하게 요기를 하면서 13분을 쉬었다.
한계령을 출발하고 처음으로 쉬는 시간이다.
내 다리가 아닌 듯…
잠시 배낭을 벗어놓고 멍.

잠시 귀때기청봉부터 걸어온 길을 복기해 본다.
우와! 사람의 힘이란 대단하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저 먼 길을 어떻게 걸어왔을 까? 하고
설악산은 왜 이렇게 멋진거야?
너무 멋있자나.
이러니 모든 사람들이 설악산에 오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3구간 : 1408봉-대승령-대승폭포-장수대
소요시간 : 2시간 26분
산행거리 : 5.9km
대승령까지 아직도 3.2km나 남았다고 한다.
길기는 엄청 길다는 생각이 든다.
1408봉 – 현 위치 12-14 : 0.9km/ 25분 -누적 7.6km/ 4시간 10분
1408봉을 넘었으니 이제부터는 쉽게 내려가겠지?
그런데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가 않다.
아직도 지도상에 까만색으로 칠해진 구간이다.

천년주목을 잡고 주목나무 뒤로 내려간다.
이곳부터 주의를 해야한다.
바닥에 물기가 많고, 나무뿌리나 돌이 너무 미끄럽기 때문이다.
스키드마크도 더러 있다.
엉덩방아는 괜찮지만 발이 다칠까봐 걱정이다.

하산길이라고 하기엔 그냥 돌길이다.
길 같지도 않은 길이고, 이끼도 더러 끼어 있어 매우 위험하다.
두번이나 미끄러짐.
다행히도 다치진 않았지만 위험했다.
현위치 12-14 – 현위치 12-12 : 0.8km/ 20분 -누적 8.4km/ 4시간 30분

계단을 내려오는 길에 멀리 절이 보여 당겨보니 백담사다.
백담사가 보이면 현 위치12-14는 다 온 것이다.
나무 속에 서있는 12-14가 왜 그렇게 반가운지, 이곳부터는 지도에 표시된 색깔이 까만색에서 짙은 고동색으로 바뀐다.
어차피 힘든 것은 마찮가지겠지만 그래도 느낌이 조금은 다르긴 하다.


흙길이 나타나고 오르락 내리락을 하면서 고도를 낮춰가는 구간으로 제법 빨리 진행하는 구간되겠다.
현 위치 12-12 – 내리막 계단 : 0.8km/ 18분 -누적 9.2km/ 4시간48분
나무들이 얼굴과 눈을 찌를 만큼의 높이로 되어 있어 무심코 걷는 것에 집중을 하다보면 얼글을 할퀴기도 한다.
최대한 빨리 걷기를 해도 되는 구간으로 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유일한 곳이다.


내리막 계단 – 대승령 : 1.0km/ 20분 – 누적 10.7km/ 5시간 27분
신나게 계단을 내려가서 또 오르락 내리락을 하다보면 드디어 대승령에 도착한다.
인제에서 백담사로 넘어다녔던 고개로 대승폭포, 백담사, 대청봉, 십이선녀탕으로 가는 여정이 나뉘어지는 곳이다.
조인영(1782~1850) 의 시 중 한구절을 인용한다.
대승령
-중략-
험준한 샘물 좌우에서 흐르고 높은 고개 서남쪽에 가렸다.
쉬지 않고 정상에 오르는데 올라갈수록 장애물이 많구나.
어찌하면 우공의 힘을 얻어 산을 옮겨달라 상제께 아뢸까?
가을 태양은 정말로 짧으니 광경을 잡아둘 수 없구나.
좁은 길에 청려 자라나 가지 꺾어 지팡이 삼는다.
-하략-
대승령 -대승폭포전망대 : 1.0km/ 20분 – 누적 11.7km/ 5시간 47분

대승령에서는 장수대로 가는길과 남교리로 하산하는 길이 나뉘어 진다.

장수대로 내려가는 길도 쉽지는 않다.
대승령에서 부터 시작된 돌길은 장수대까지 이어진다.
그 중 0.7km는 매우 힘든 구간으로 경사가 가파른 돌계단으로 되어 있어 상당히 무리를 주는 구간이다.
시간이 없다고 뛰어 내려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불규칙하고, 돌의 크기도 모두 다르고, 높 낮이도 달라 조금도 방심할 수 없는 구간이다.
무릎에 너무 무리가 가기 때문에 교체형이 아닌 일체형인 우리들의 무릎은 정말 고생을 많이 한다.
무릎만 힘든 것이 아니라 이젠 고관절까지 힘들다고 아우성을 친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더욱 신경을 쓰다보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렵다.
대승암터(추정지)까지가 젤로 힘든 구간이다.


대승폭포전망대-장수대 : 0.9km/ 24분 – 누적 12.6km/ 6시간 11분
대승폭포는 알다시피 우리나라 3대 폭포 중 하나이다.
금강산의 구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폭포이다.
‘명승 제97호’에 지정되어 있으며, 비온 다음날에 와야 제대로 흘러 떨어지는 폭포를 볼 수 있단다.
오늘도 실낱같은 소량의 물만 흘러 내리고 있다.
폭포의 높이가 88m라고 하는데 끝까지 이어진 물줄기를 보고 싶다.

대승폭포 전망대 바위에 암각된 글씨이다.
구천은하라고 적혀있다.
중국의 시인 이백이 지은 여산폭포를 바라보면에서 나온 구절을 따온 것이라 한다.
구천은하
폭포수가 날아 흘러 삼천척이나 곧장 떨어지니
은하수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
전망대 바위를 유심히 살펴보면 한자로 구천은하라고 적혀있다.
전망대에서 가리능선이 아주 잘보이고,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이 더욱 가까이 보인다.
전망대에서부터 길게 데크에 타이어 고무로 덮어 놓은 계단이 한동안 이어진다.


0.5km에 걸친 계단이다.
데크계단을 지나면 돌계단으로 300m 정도 이어지고 장수대 출입문이 나온다.
장수대 출입문은 낮에는 개방되어 있다 오후 4시가 되면 출입문은 닫아 놓는다.
하산하는 사람은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자동으로 열리지 않을 때는 기둥에 버튼을 누르면 열리도록 되어있다.
장수대 탐방지원센터에는 외부에 수도가 있어 간단하게 세수 정도는 가능하지만 마땅히 발을 씻을 곳은 없다.
식사는 탐방지원센터 앞 차도를 건너면 한곳이 있다.
식사와 커피. 숙박을 하고 있는 장수대 힐링원이 있다.

설악산 서북능선 산행소감
30여년만에 서북능선을 찾았다.
감회도 새롭지만 너무 많은 것이 변하여 예전의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가슴 설레면서 잠도 설치고 산행에 임했던 오늘…
예전의 추억을 소환해 보고 싶었으나 걷기에 바빠 아무런 생각도 못했다.
정말 13분 쉬고 한번도 쉬지 못하고 걸은 서북능선.
어려운 코스이다.
개인적으로는 공룡능선보다 서북능선이 더 힘들다고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에 널어 놓은 빨래모양 널브러져 잠을 잘 줄 알았는데 잠은 오지 않고 눈만 말똥말똥한다.
핸드폰을 하고 싶지만 노곤한 몸을 쉬고 있는 산우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차창만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엊그제 소똥령 갔다올 때만 해도 버스에서 널브러져 잠만 자고 왔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이제서야 옛 추억을 떠올리며 빙그레 미소 짓기만 한다.
추억은 소중한 것이여!!!

소나기 예보가 있었지만 먹구름만 잠깐 끼고 이내 깨끗한 하늘을 선물 받았다.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었고, 보람찬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오늘도 열심히 전국을 누비고 있는 아름다운 산꾼들에게 감사와 안전한 산행을 하시길 기원하면서
-설악산 서북능선 산행 후기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