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서북능선 한계령에서 남교리까지 | 귀때기청봉의 일출

설악산 서북능선 한계령에서 남교리까지 구간은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구간도 있고, 힘든 구간도 있지만, 의외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여름 산행하면서 축복받은 산행이었다. 귀때기청봉의 일출은 설악에서 최고의 장관으로 대청봉의 실루엣이 고스란히 담기는 곳.



설악산 서북능선 한계령에서 남교리까지

등산코스 : 한계령-한계령삼거리-귀때기청봉-1408봉-대승령-복숭아탕-남교리(신의주 순대국)
산행거리 : 19.4km
소요시간 : 10시간 5분 (휴식 1시간 20분 포함)
산행일자 : 2024. 08. 20
날씨 : 맑음
산행 난이도 : 매우 힘듬.
이정표 : 잘되어 있음.

설악산 서북능선 구간별 개요

  • 1구간 : 한계령휴게소-한계령 삼거리- 귀때기청봉 : 3.8km/ 2시간 14분
  • 2구간 : 귀때기청봉-1408-대승령 : 6.0km/ 3시간 42분
  • 3구간 : 대승령-복숭아탕-남교리탐방센터-신의주 순대국 : 9.6km/ 4시간 9분

1구간 : 한계령휴게소 도착 02:33 너무 일찍 도착했다. 몸도 풀고, 간단하게 준비 운동하면서 03시까지 기다림.
한계령 구간은 출발하고 1.0km까지가 가장 힘든 구간이고, 그 후는 조금 여유로운 곳.
마지막 300m 남겨놓고 3개의 계단이 연속으로 나오고, 2번째 계단이 상당히 힘든 곳.

한계령 삼거리에서 너덜지대 전까지 여유로운 숲길이고, 너덜지대를 올라간다.
야간 산행 시 주의해야 하는 구간이고, 귀때기청 정상에서 보는 설악산의 일출은 가히 장관이다.

2구간 : 귀때기청봉을 지나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중간중간 너덜지대를 지난다.
1408봉까지 2.8km/ 1시간 30분 소요되는 구간으로 가장 힘들게 느껴지는 구간.
1408봉에서 대승령까지 지루한 구간으로 3.2km/ 1시간 30분 소요된다.

3구간 : 대승령에서 안산 갈림길까지 오르막이 두 군데 나온다.
안산은 비탐으로 남교리로 바로 하산하는데 정말 지루한 구간.
안산 갈림길에서 복숭아탕까지 3.2km/ 1시간 30분 돌길을 걷는다.
복숭아탕에서 남교리 탐방센터까지 4.6km/ 1시간 38분
남교리 탐방에서 신의주 순대국까지 0.6km.



설악산 서북능선 한계령에서 남교리까지 길라잡이

설악산 입산 시간은 03:00, 동절기에는 04:00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한계령 휴게소 도착하니 02시 33분으로 약 30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
휘영청 밝은 달이 훤하게 비춰주는 설악산.
새벽이라 그런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열대야 속에 에어컨 없으면 못산다고 할 정도로 푹푹 찌는 서울보다는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 한계령에 하차하신 분들은 10여 명 모두 대청봉 방향이고, 필자 포함 3명만 서북 능선행이다.
이왕이면 같이 산행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모두 출발하는 것을 보고 맨 뒤에서 따라간다.
처음 108계단은 왜 그렇게 높은 단차로 만들었는지?
시작부터 헉헉거리게 만든다. (계단 올라가면 다 온 듯)

설악산 서북능선 1구간 : 귀때기청 일출보러 가는 길

한계령 휴게소 – ‘현 위치 9-1’ : 0.5km/ 19분

108번뇌의 근본이 되는 탐. 진. 치를 오늘은 조금이나마 멀리할 수 있을까?
그리고 한 계단 오를 때마다 하나씩 번뇌가 없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시작부터 힘든 것은 머선일이구!
300m쯤 올라가니 서북능선 팀 중 1분은 도저히 안 되겠다고 먼저 가라 하신다.
다른 한 분은 어느 분인 줄 모르겠고?

선선한 새벽바람을 맞으면서 라이트 하나씩 불 밝히고 올라가는 진정한 산꾼들….
수십번은 이 길을 걷는 필자지만 올 때마다 적응이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
하물며 처음 오시는 분을 길도 모르니 얼마나 힘드실까?

이내 지쳐 발걸음이 무거워지는 것을 보고, 오늘 완주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가라고 하셔서 천천히 오시라고 말씀드리고, 한계령 삼거리를 향해 서두른다.

‘현 위치 9-1’ – ‘현 위치 9-2’ : 0.5km/ 22분 – 누적 1.0km/ 41분

발길을 재촉해서 올라오니 ‘현 위치 9-1’에 먼저 가신 분 중 반은 모여있다.
이내 지나쳐 가풀막을 올라간다.
한계령 삼거리까지 가는 구간 중 이곳이 가장 힘들다고 하는 곳으로 상당한 가풀막.
산을 하나 넘어가는 지점이기도 하다.



가풀막을 쉼 없이 올라오니 선두분들이 ‘현 위치 9-2’ 지점을 향해 올라가고 있다.
이곳만 올라가면 다음 구간은 숨 돌릴 수 있는 곳이고, 잠시 내리막과 평지도 걷는다.

‘현 위치 9-2’ – 한계령 삼거리 : 1.2km/ 28분 – 누적 2.2km/ 1시간 9분

‘현 위치 9-2’를 지나면 작은 산 하나를 넘고, 100m 가면 가파른 내리막이 있으니 야간 산행 시에는 주의해야 하는 곳. 걷기 좋은 길을 만나면 중간에 마빡을 조심해야 하는 커다란 나무가 있다.
무심코 땅만 바라보다 가면 나무에 부딪혀 뒤로 발랑 넘어지는 수가 있다.

마빡 나무를 지나면 곧바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오르면 ‘현 위치 9-3’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느냐? 다리 밑으로 가느냐?
다리를 지나면 본격적인 계단 오르막으로 이곳을 올라서면 한계령 삼거리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운해가 끼고 있는 설악산을 은근히 비춰주고 있다.
나름대로 운치가 있고, 고요함 속에서 나를 찾아가는 느낌이랄까?
힘들게 계단을 올라가면 한계령 삼거리.

한계령 삼거리 도착하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바로 귀때기청봉을 향해 출발.
어쩐 일인지 올해 설악산 야간 산행에 나서면 항상 혼자만 가는지 모르겠다.
지난번 대청봉으로 갈 때는 모두 서북 능선으로 가더니 오늘은 모두 대청봉으로 간다.

한계령 삼거리 – 귀때기청 입구 : 0.5km/ 15분 – 누적 2.7km/ 1시간 26분

한계령 삼거리에서 혹시라도 누가 오나 한참을 기다려도 대청봉 가는 회원들만….
오늘도 나 홀로 산행해야 하는 구나?
터벅터벅 발길을 옮기는데, 이런 풀과 나무에 물방울이 잔뜩 있네.
바지로 다 털면서 지나가니 벌써 바지는 축축이 젖는다.
숲이 우거져 깜깜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 (흐미 무서븐거)



귀때기청 입구 – 귀때기청봉 : 1.1km/ 48분 – 누적 3.8km/ 2시간 14분

설악산 서북 능선 한계령에서 남교리 구간 중 가장 힘들다고 하는 너덜지대인데, 필자가 보기엔 힘들다는 것보단 위험하고 어렵다는 뜻일 거라고 생각한다.
자칫 발자국을 잘못 띄기라도 한다면 넘어지기 쉽고, 발이 빠지거나 중심이 흐트러지면 위험하기도 한 구간이다.

등산로를 안내하는 야광봉이 있으나 너무 오래돼서 희미하게 비추긴 한다.
그래도 야광봉이 있어 안전한 너덜지대를 진행할 수가 있다는 것.
길 안내 야광봉이 없다면 넓은 너덜지대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찾을 수 없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도 길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다시는 나 홀로 산행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오늘도 여지없이 나 홀로 산행을 한다.
이래서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 하는데….

더듬더듬 한 발씩 길을 찾아 진행한다.
혹시라도 어느 분이 따라오나 수시로 뒤 돌아보지만,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천천히 올라가는데 해가 뜨려고 준비 중이다.
멀리 소청 대피소에 불도 밝혀 있고, 중청봉의 축구공 옆으로 대청봉도 살짝 보여주고 있다.

귀때기청봉 뒤로 삼형제봉과 주걱봉이 보름달을 맞이하고 있다.
지금은 비탐이지만 예전에는 많이 산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해가 뜰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시간도 많고 여유 있으니 간단하게 요기도 하고, 몸도 푼다.
바람이 제법 차갑고, 세게 불어와 방풍의를 꺼내서 입어야 할 정도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 오면서, 운해도 따라서 점점 올라오고 있다.
왼쪽 공룡능선도 어느덧 운해가 뒤덮고 있고, 점봉산 방향은 이미 구름바다.

아! 그러고 보니 귀때기청봉도 블랙야크 100대 명산 플러스라고 하고, 강원 20에 포함되었다고 하나 뭐라나?
설악산의 일출은 대청봉 보다, 필자는 귀때기청봉 일출을 더 좋아한다.
대청봉과 중청봉을 실루엣으로 하고 떠오르는 일출이 더욱 장관으로 보이기 때문이랄까?



귀때기청봉에서 40여 분 일출을 감상하고 2구간 대승령으로 출발.

설악산 서북 능선 2구간 : 대승령 가는 길

귀때기청봉 – ‘현 위치 12-17’ : 1.2km/ 34분 – 누적 5.0km/ 3시간 28분

맨 뒤에 뾰족한 안산이 보이고, 지금 걸어야 할 서북 능선이 파노라마같이 쫙 펼쳐진다.
내려가야 할 남교리 방향은 운해로 뒤덮여 있고, 눈앞은 너덜지대가 펼쳐져 있다.
앞에 봉우리 넘어 1408봉이고, 우측이 큰감투봉, 저 아래쪽에 작은 감투봉이다.

귀때기청봉에서 너덜지대를 지나 400m 내려오면 이정표가 있다.
⬅︎귀때기청봉 0.4km/ ➡︎대승령 5.6km 이곳부터 거리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
안전 쉼터에는 구급함 상자가 있고, 벤치 두 개가 있다.
‘현 위치 12-18’이고 유순한 등산로를 걷는다.

‘현 위치 12-17’ – 너덜지대 : 0.6km/ 26분 – 누적 5.6km/ 3시간 54분

귀때기청봉과 기암절벽의 웅장한 모습을 보고 돌아서면, 다시 시작되는 가풀막과 어려운 구간을 만난다.
때로는 밧줄을 잡고 오르기도 하고, 미끄럽고 가파른 흙길을 올라가기도 한다.
주변의 조망이야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앞에 보이는 높은 봉우리 1408봉에 기가 질려 숨이 막힐 정도.

가풀막을 올라서면 고산준령이 발아래 펼쳐지고, 운해가 그 위를 살포시 덮고 있는 천상의 아름다움.
끝 간 데 없이 산그리메가 이어지고, 너울너울 산 구릉, 헌걸찬 설악 능선의 파노라마.
이래서 힘들어도 설악산 서북 능선을 좋아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떤 이들은 공룡능선보다 서북 능선이 더 힘들다고도 하기도 한다.
필자는 귀때기청봉에서 대승령을 거쳐 안산까지가 설악산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안산을 비법정 탐방로로 정해 놔서 가지 못하지만, 멀리서 보면 첨봉처럼 뾰족하게 솟아오른 안산은 설악의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는 듯한 작은 설악산.

힘들게 올라설 때마다 설악산의 진짜 숨은 모습을 하나씩 보여주듯 발길 닿는 곳마다 모두 다르게 다가온다.
똑같은 바위가 하나 없듯 천태만상의 모양을 하고, 하늘을 떠받치듯 솟아오른 기암절벽들.

온갖 군상들이 기치창검을 높이 들고, 나름대로 호위무사라 칭하는 듯.
의연하고 굳건히 그 자리에서 억만년 동안 지키고 있구나!
억겁의 신비랄까?
저 깊고 깊은 골짜기에는 어떤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올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설악산의 신비.



앞에 1408봉이 보이는 마지막 너덜지대.

너덜지대 – 1408봉 : 1.0km/ 31분 – 누적 6.6km/ 4시간 25분

설악산 서북 능선의 등산로는 갈림길 없는 오직 한 길이다.
그런데도 조난사고가 나고 있는 구간으로 얼마 전에도 3일만인가 구조된 사람도 있을 정도.
특히 너덜지대에서는 야광봉 길 안내를 잘 보고 진행해야 한다.

너덜지대를 지나 200m 가면 안전 쉼터가 있다.
체력 안배를 하면서 장거리 산행을 해야 한다.
무리한 산행은 금물이고, 항상 본인의 컨디션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장거리 산행을 하여야 안전하다.

서북 능선 중에서 가장 편안한 구간으로, 안전 쉼터에서 이곳 오르막을 지나서 0.7km 구간이다.
봉우리 하나를 넘어왔고, 앞에 1408봉이 코앞이다.
뒤돌아보면 능선길을 걸어온 것이 확연히 들어온다.

유순하게 걸어온 능선길과 1408봉 오르는 계단이다.
1408봉 오름 시작 구간까지는 어렵지 않게 0.9km를 올라온다.
이곳에서 100m가 아주 가파른 계단이고, 계단의 폭이 아주 좁아서 정말 주의해야 하는 곳.

귀때기청봉이 까마득하게 보인다.
벌써 이만큼을 걸어왔다. (스스로 대견함. 👍)

계단 폭이 후덜덜….
넘 급경사다 보니 계단 폭이 겨우 10cm 정도 된다.
내려가는 것이 훨씬 더 무서웠다.
차라리 올라가는 것은 그나마 조금 안정적임.

드뎌 오늘 산행 중 가장 힘든 한계령 휴게소에서 귀때기청봉 지나 1408봉까지 왔다.
6.6km/ 4시간 25분 소요.
물론 귀때기청봉에서 일출 본다고 1시간은 쉬다 왔지만, 많은 시간이 소요됨.

맞은편 주걱봉과 삼형제봉이 발아래 있는 듯.



1408봉 – ‘현 위치 12-13’ : 1.4km/ 48분 – 누적 8.0km/ 5시간 13분

1408봉에서 10여 분 휴식을 취하고 내려서면, 건너편 바위에 스누피가 배낭을 메고, 삼형제봉을 바라보고 있다.
난 언제 삼형제봉을 가나? 하고 하염없는 기다림.
잘하면 갈 수도 있단다.

스누피가 잘 보이는 곳에 삼각점도 설치되어 있다.
절벽 밑에는 낙석 감지 장치도 설치가 되어 있는 곳.

지나온 길에 만난 야생화 몇 가지.

울퉁불퉁 솟은 근육을 자랑하듯, 속살을 하나씩 보여주는 서북 능선.
지금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되는 곳.
울퉁불퉁 알통을 내려서고 숲길을 걸으면 하염없이 산속을 헤매듯 돌고 돌아 대승령으로….

천년 주목을 만나면 주목을 끼고 우측으로 돌아간다.
주목 왼쪽으로 길이 있으나 등산로가 아니고, 잘못간 것이 길이 되었다.
주목을 잡고 돌아 내려간다.
이곳부터 오래된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고, 내려서는 바위나 돌이 상당히 미끄러운 곳으로 낙상 주의 구간.

엄청 걸어온것 같았는데, 아직도 대승령이 1.8km나 남았다고 한다.
정말 길게 느껴진다.



‘현 위치 12-13’ – ‘현 위치 12-10’ : 1.0km/ 22분 – 누적 9.0km/ 5시간 35분

돌길과 사정없이 내려가는 계단.
그러나 계단을 내려서면 다시 오르막으로 올라간다.
여느 산의 능선 타는 것과는 달리 무작정 잘록이까지 내려가지는 않는다는 게 천만다행이다.

신나게 내려왔다, 끙끙거리며 올라가는 길.
열심히 올라가면 대문 바위에 도착한다.
올라온 만큼 시원하게 내리 빼는 구간.

‘현 위치 12-10’ – 대승령 : 0.8km/ 21분 – 누적 9.8km/ 5시간 56분

약간의 오르막 경사도 있지만, 그런데로 걸을 만한 구간이다.
흙길도 만나고, 돌길도 있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편안한 길.
시원한 그늘이 등산로를 가려주고, 간간히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힘듦이 줄어든다.

대승령에서 왼쪽은 장수대 가는 길이고, 남교리는 직진 방향이다.
왼쪽으로 5m 내려가며 이정표가 있다.
배가 살살 고파오지만, 이곳에서 먹고 가면 오르막이 힘들까 봐 과일 몇 쪽 먹고 안산 갈림길까지 올라가기로 한다.

3구간 설악산 서북능선 십이선녀탕 가는 길

대승령 – 안산 갈림길 : 0.9km/ 38분 – 누적 10.7km/ 6시간 34분

대승령을 지나 100m는 평지를 걷고, 300m는 오르막이다.
다시 숨돌릴 시간을 주고, 안산 갈림길까지 300m는 가풀막이다.

안산 갈림길 – 돌길 시작 : 0.3km/ 4분 – 누적 11.0km/ 6시간 38분

안산은 비법정 탐방로이니, 남교리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필자는 참고로 비법정 탐방로는 산행하지 않는다.
그리고 ‘산에서는 티끌만큼도 나의 흔적을 남기지 말자’가 신조이고, 지금까지는 그렇게 해왔다.

안산 갈림길에서 공원 입구(남교리) 방향으로 진행한다.
기분 좋게 하산을 시작하는 구간 이제 오르막은 없고 눈누난나.



돌길 시작 – ‘현 위치 11-9’ : 0.5km/ 15분 – 누적 11.5km/ 6시간 53분

헐!
이것은 아니지?
아주 좋은 길은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이런 길이라니.
전혀 속도를 내기 어려운 돌길, 그것도 물기가 있어 상당히 미끄럽다.
가끔 있는 나무 계단은 어디를 밟아야 할지 긴장되게 하는 곳.
500m를 내리막인데도 15분이나 걸렸다.

‘현 위치 11-9’ – 목교 : 0.4km/ 13분 – 누적 11.9km/ 7시간 5분

이끼가 잔뜩 끼고, 미끄러움을 장착한 부비트랩 같은 돌길은 발목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한다.
오늘 설악산 산행하면서 처음으로 만나는 물.
반갑기도 한데, 울울창창한 원시림 속으로 들어오니 슬슬 겁이 나기도.
새가슴이라 그런지 담부터는 혼자 오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목교 – 두문폭포 : 0.8km/ 20분 – 누적 12.7km/ 7시간 25분

원시림 속에서 만나는 인공이 가미된 목교를 만나니 왜 그렇게 반가운지.
한번 시작된 돌길은 언제 끝날지 모르게 끝이 없이 이어진다.
0.9km를 내려오는데, 무려 28분이나 소요된다. 헐!

목교를 만나면 왜 그렇게 반가운지?
서북 능선 산행해 보면 왜 그런지 알 것이다.
힘들고 어렵게 기어오르고, 붙잡고 해서 왔는데, 하산로 만큼은 편할 줄 알았지만, 어떻게 더 신경 쓰이고 어렵냐?
슬슬 부아도 치밀고, 발바닥은 아파오고.

두문폭포라고 안내판은 없다.
그냥 처음 만나는 폭포이고, 그나마 볼 수 있어 두문폭포라고 불렀다.

두문폭포 – 복숭아탕 : 1.2km/ 48분 – 누적 14.1km/ 8시간 13분

너무 힘들다고 발바닥이 아우성을 쳐서 다리 난간에 기대어 잠시 쉰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 아무도 없어 마냥 다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가장 편한 자세로…
이럴 땐 혼자가 좋군!

산새들이 지저귀고, 졸졸 흐르는 물소리.
계곡 따라 불어오는 바람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냥 앉아서 한숨 자고 갔으면….
버스에서 잠을 잤어야 하는데, 왜 잠이 안 오는 거임?



산이 깊어 고개를 바짝 들어야 보이는 하늘.
고개를 들어 쳐다보면 불쑥 솟은 바위가 하늘을 떠받치듯.
푸르름이 생동감을 느끼게 하고, 다람쥐가 필자를 물끄러미 구경하고 있다. (그란)

툴툴 털고 일어나 나름 부지런히 내려가니 시원한 물소리가 들린다.
비록 수량은 적지만 낙차가 있으니, 소리는 요란.

이제 선녀탕이 시작인가?
마치 함지박처럼 생긴 선녀탕.

목욕탕의 욕조마냥, 둥글고 깊게 파여있는 선녀탕.
정말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할 만하다고 느껴지는 곳에 도착했다.
언제 발바닥이 아프다고 했냐는 듯, 신기함에 부지런히 발을 놀린다.
내려갈수록 점점 많아지는 선녀탕.
크기도 어마무시하게 큰 목욕탕.

오늘의 하이라이트 복숭아탕!
이 복숭아탕을 보려고 남교리에서 4.5km를 올라온다.
연이어 선녀탕이 있고, 폭포수가 쏟아지는 곳.
설악산 십이선녀탕이다.

금방이라도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할 것 같은 멋지고, 특이한 곳 이곳은 설악산 십이선녀탕이다.

복숭아탕 – 응봉폭포 : 2.0km/ 35분 – 누적 16.1km/ 8시간 48분

복숭아탕은 전망 덱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하다.
그러나 복숭탕으로 내려오는 길에 추락 방지용 철봉을 설치했으나, 그걸 빠져나가 더 가까이 가서보려고 하다 사고가 많이 난다.(절대주의)

복숭아탕을 지나면 덱 탐방로와 낙석 방지 철망이 설치된 곳도 있다.
때로는 계단도 있지만 이곳부터는 나름 편안한 하산로가 된다.
구름다리도 설치되어 있고, 중간에 작은 폭포와 소가 많이 있다.

복숭아탕에서 1.2km 내려오니 이정표가 눈에 띈다.

이 지점에서 남교리까지 1시간이 소요된다고 표시되어 있다.
하산로가 만만찮은 십이선녀탕 코스.

이정표는 복숭아탕까지는 아주 잘 되어 있다.
복숭아탕부터 대승령까지 크고 작은 폭포가 많으나 아무런 표시가 없다.

응봉폭포 – 남교리 탐방지원센터 : 2.4km/ 54분 – 누적 18.5km/ 9시간 42분

응봉폭포부터 남교리 탐방센터까지는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구간이다.
오늘도 많은 관광객이 복숭아탕을 보기 위해 올라가고 있다.
잠시 계곡에 내려가 족탁도 하고, 세수도 하고….
물론 옷 입고 퐁당은 기본.
잠시 놀다 내려와 매점 옆 화장실에서 환복한다.

남교리 탐방센터를 나오면 식당이 천막을 치고 성업 중이다.
주차장부터 식당까지 모두 사유지로 되어 있어, 아무 차량이나 주차가 금지된다.
식당에 오는 손님만 주차가 가능하다는 것.
설악산을 등산하려면 십이선녀교 다리 건너 무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남교리 매점 뒤에 화장실이 있고, 매점에서는 아이스크림, 컵라면, 감자전, 각종 음료와 주류 등 없는 것 빼고 다 팔고 있다.

무료 주차장에도 깨끗한 화장실이 있으니 이용하면 된다.

설악산이나 십이선녀탕을 산행하는 사람은 이곳에 주차하면 된다.
보이는 건물은 화장실이고, 항시 개방되어 있다.
그리고 오른쪽은 무료 주차장으로 대형 차량도 주차가 가능하다.

화장실 옆으로 굴다리를 빠져나가면 신의주 순대국이 있고, ‘좋은 사람들’ 버스 탑승하는 자리다.

신의주 순대국 국밥 가격 인상 공지.
좋은 사람들 버스 타는 곳.
요즘 오르지 않는 것은 직장인들 월급과 자녀들 성적인가?
전기요금이나 도시가스 요금은 소리 소문도 없이 마구 올리고 있다.
특히, 도시가스 요금은 뉴스에도 나오지 않음.

설악산 서북능선 한계령에서 남교리까지 산행 소감

한두 번 산행한 것도 아닌데, 서북 능선 종주할 때마다 느낌이 다르게 온다.
이제는 힘들다는 것을 빼고는 별다른 의미가 없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이 느낀다.

갔던 길을 왜 자꾸 가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다.
똑같이 생긴 길인데, 걸을 때마다 마음이 달라지는 것을 알게 되고, 변해가는 나 자신을 알게 해 준다.
30년 전에도 왔었고, 20년 전에도 왔던 길.
많은 추억이 담겨있는 산길은 마치 내가 걸어온 인생길과 흡사하다는 생각.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걷는지 모르겠다.

더위도 한풀 꺾일 때가 되었지만,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금 산행에 나서는 산객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며, 오늘도 추억의 한 조각을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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