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공룡능선 등산코스 한계령을 출발하여 서북능선을 타고, 대청봉 희운각을 지나 공룡능선을 산행한다.
설악산 많은 등산코스 중 꼭 가봐야 한다는 공룡능선 코스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
사부작 걸으면 충분히 완등할 수 있는 공룡능선으로 들어가 보자.
설악산 공룡능선 등산코스
- 등산코스 : 한계령-끝청-대청봉-소청-희운각-공룡능선-마등령-비선대-설악동-C지구 상가
- 산행거리 : 22.4km
- 소요시간 : 9시간 53분 (휴식 17분)
- 산행일자 : 2024. 06. 02
- 날씨 : 맑음
- 산행 난이도 : 상
- 이정표 : 잘되어 있음

설악산 공룡능선 등산코스 구간별 개요
- 1구간 : 한계령휴게소-한계령 삼거리-끝청-중청-대청봉 : 8.1km/ 3시간 26분
- 2구간 : 대청봉 -중청-소청-희운각-무너미고개-공룡능선-마등령 삼거리 : 7.1km/ 4시간 5분
- 3구간 : 마등령삼거리-금강굴-비선대-와선대-설악동 : 7.2km/ 2시간 21분
- 공룡능선 : 무너미고개-신선대-1275봉-나한봉-마등령 삼거리 : 4.4km/ 3시간 1분

1구간 한계령휴게소에서 도착하니 등산객이 없다. 조금 지나 버스 한 대가 와서 내리는 등산객은 불과 4명.
오늘은 단출한 설악산 산행이 되겠군! 생각한다.
보통은 새벽 3시면 입산하려는 등산객이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한다.
처음엔 천천히 걷게 되고 어느 정도 지나면 여유가 생기고 한계령 삼거리까지 올라는가는 게 정상인데, 오늘은 한가한 한계령휴게소.
서북능선 구간도 쉽지 않은 구간으로 끝청을 지나면서 동이 터오르고, 대청봉이 실루엣으로 들어와야 정상인데, 오늘 일출은 새벽 5시 4분.
헐! 끝청도 가기 전에 벌써 일출(에라이 망할….)
부지런히 걸어서 끝청 도착 5시 17분(에휴 조금만 더 빨리 뛸걸 아쉬움 한 바가지)

2구간 대청봉에서 중청과 소청을 지나 희운각까지 내리막길로 내려온다.
무너미재에서 본격적인 공룡능선 산행이 시작되고, 가파르게 올라가기 시작한다.
여유 있게 호흡을 조절하며 올라가지 않으면, 지쳐서 발길 돌려 내려오는 경우도 발생.
공룡의 등을 타고 넘어가는 듯 오르내림이 상당한 고도 차이를 보이지만, 조망 하나는 끝내주는 공룡능선.

3구간 마등령 삼거리를 돌아서고 금강굴을 지나는 길도 쉽지는 않다.
금강굴을 가파르게 내려오면 비선대이고, 공룡능선 등산코스의 최대 난제였던 곳을 모두 지나게 된다.
비선대부터는 평지로 설악동까지 내려오고, 설악동 소공원을 지나 주차장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C지구 상가로 내려가면 된다.

설악산 공룡능선 등산코스 길라잡이
서울과 설악산의 기온 차이가 무려 20도를 넘는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 25도였던 것이 한계령에 도착하니 5도였다.
버스에서 하차하니 한겨울 날씨.
겉옷을 챙겨 입으니 그나마 떨리는 것이 진정된다.
3시에 출입문이 열리니, 그동안 기다리면서 산행 준비를 하는데 추워서 몸이 떨린다.

1구간 : 설악산 서북능선으로 대청봉 가는 길 : 8.3km/ 3시간 45분
한계령 휴게소 – 현 위치 9-1, 이정표 (0.5km) : 0.5km/ 18분
너무 추워 3시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 살짝 철문을 열고 진입하여 산행을 시작. (죄송, 얼어 죽는 줄)
이놈의 시멘트 계단은 올라갈 때마다 욕이 나오는 곳.
설악루에 올라서면 계단 몇 개 올라왔다고 씩씩거리면서 허리를 편다.

탐방센터를 지나 위령비를 돌아가면 타이어가 깔린 철 계단을 올라간다.
한계령 코스는 처음부터 힘들게 하는 곳이니 포기하고, 천천히 산행을 시작한다.
커다란 바위를 우회해서 박석같이 차분하게 깔아놓은 돌길을 올라간다.

돌길이 끝나고 가파른 계단이 앞을 가로막고, 어둠과 씨름하면서 밤길을 걷는다.
헐! 앞뒤로 아무도 없다는 게 좋다고 해야 할까?
한계령에서 그렇게도 대차게 불어대던 바람은 온데간데 없고, 바람 한 점 없는 적막강산이 따로 없네.
헤드랜턴 불빛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랜턴 두 개 켜고 등산로를 밝히며 올라간다.
하나는 발밑으로 향하고, 다른 하나는 좀 멀리 길을 밝힌다.
계단에 올라서니 벌써 땀이 난다.
겉옷을 벗어 배낭에 갈무리.

현 위치 번호 9-1 – 현위치 번호 9-2 : 0.5km/ 20분 – 누적 1.0km/ 38분
한계령휴게소에서 500m 올라왔는데, 벌써 지친다는 생각이 마구들지만 깜깜한 밤에 어디 쉴 곳도 없으니 한 발짝 한 발짝.
중청 대피소까지 15개의 현 위치 번호를 지나야 하는 긴 산행을 알려준다.
500m 간격으로 설치된 현 위치 번호.

코땅길(코가 땅에 닿을 정도)을 올라가면 어떠한 생각도 들지 않는다.
지금은 밤중이라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한번은 숨 쉬는 공간에서 바라다보이는 설악의 풍경.
2023년 10월에 찍은 사진.

돌계단을 헉헉대면서 오르다 불빛이 보여 바라보니, 나뭇가지 사이로 그믐달이 빼꼼하게 바라보고 있다.
엄청난 오르막이고, 한계령을 출발하고 1.0km까지가 가장 힘든 구간.
말 그대로 죽기 살기로 올라가야 하는 곳이다.

보기에는 바위 같아 보이지만 단차가 큰 돌계단이다.
이곳을 올라서면 현 위치 9-2가 와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현위치 9-2 – 오르막 시작 : 1.0km/ 25분 – 누적 2.0km/ 1시간 3분
현 위치 9-2를 지나면 흙길을 만나지만, 불과 100m 정도로 아쉽게 끝나고, 울퉁불퉁하지만 큰 오름 없이 걷는다.
조금은 속도를 내는 구간이지만 밤중이라 너무 빨리 걷지는 못한다.
커다란 바위를 만나고 급격하게 내려가는 구간이 나온다.
봉우리 하나를 온전히 우회해서 지나는 곳이고, 밧줄까지 잡고 내려가야 하는 곳.
물론 철봉도 설치되어 있다.
왤케 많이 내려가는 거야? 무섭게….

설악산으로 가는 도중 비가 내리더니 이곳에도 비가 왔는가 보다.
돌이 미끄러울 정도만 와서 그런지, 발목이 춤을 춘다.
미끄러지기를 수 없이 하다 보니 벌써 다리가 무거워진다.
안 미끄러지려고 발에 힘을 주다 보니 스트레스 만땅.
오히려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

산을 하나 넘고 두 번째 산을 오른다고 보면 되는 한계령 구간이다.
작은 골에 다리가 놓여있어 여름철 비가 많이 내리면 다리를 이용해야 하는 곳.
평소엔 도랑을 건너가면 된다.
계단을 한 구간 올라서면 현 위치 번호 9-3, 한계령 삼거리 0.6km 이정표가 있다.

오름 시작 – 한계령 삼거리 : 0.2km/ 8분 – 누적 2.2km/ 1시간 11분
9-3에서 9-4까지는 4분 정도 소요되는 편안한 길.
계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오름이 시작되고, 상당한 가파른 계단이라 숨이 찰 정도이다.
중간 정도 오르면 점봉산의 조망이 보이는 곳.

힘들게 계단을 연거푸 올라가면 한계령 삼거리가 지척이다.
계단을 올라가서 왼쪽 귀때기청 방향으로 보이는 삿갓 바위.
삿갓을 쓴 사람이 수레에 짐을 실고 밀고 가는 듯한 모습(필자 생각)
철 계단 3개가 끝나고 흙길을 100m 가면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한다.
현 위치 9-5.

보통은 한계령 삼거리 올라오면 잠시 쉬면서, 태고의 신비를 감춘 설악산 깊은 곳을 조망하는 재미가 있는 곳.
앞에 용아장성능은 용이 이빨을 드러낸 듯 뾰족함을 자랑하고 있고, 미답지의 깊은 골이 그 오래됨을 은근히 내보이는 곳.

한계령 삼거리 – 이정표(대청봉 4.8km) : 1.2km/ 27분 – 누적 3.4km/ 1시간 38분
한계령 삼거리에서 좌측은 귀때기청, 우측은 대청봉이다.
우측으로 길을 잡고 들어서면, 조금은 괜찮은 길을 걷는구나 생각이 끝나자마자 돌길로 접어든다.
너덜 길이 나타나는데, 너무 많은 사람이 밟고 다녀 반질반질하다.
그런데 한밤중이고, 비가 왔으니 얼마나 미끄럽겠는가?

일출 볼 생각에 마음은 급한데, 발걸음은 너무나 더디다.
그래 오늘만 날이 아니니 안전하게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생각해 본다.

이정표 – 현 위치 9-9 : 0.9km/ 24분 – 누적 4.3km/ 2시간 2분
이정표를 지나면 너덜지대가 다시 출현하고, 등산로 알림 줄이 쳐 있다.
추락 방지용이나 잡으라고 설치한 줄이 아니다.
밴드형 줄이니 잡지 말 것.
벌써 멀리 동해에서 붉은빛이 감돈다.
지금 시각이 4시 조금 넘었는데…
너덜지대를 지나 올라서면 조망 바위에서 점봉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는 곳.

현 위치 9-7을 지나면서 남쪽 비탈길로 들어선다.
끝청 가기 전까지 중간 중간에 ‘ 출입 금지’라고 안내판이 달려있다.
그곳은 예전에 오색(남설악 탐방센터)에서 독주골로 진입하고 독주폭포를 거쳐 올라오는 등산로였다.
독주골의 숨은 비경이 가히 설악의 최고라고 할 만큼 멋진 계곡이지만, 지금은 비법정탐방로가 되었다.
‘출입금지’라고 쓴 팻말이 몇 개 보이는 곳은 모두 예전에 다니던 등산로였다.
지금도 비탐 구간인데 산행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는 것.

현 위치 9-9 -끝청 오르막 시작 : 1.7km/ 27분 – 누적 6.0km/ 2시간 29분
9-9를 지나 계속되는 오르막을 걷다가 오랜만에 편안한 길을 빨리 걸으며 시간 단축 구간.
현 위치 번호 9-10을 지나면 어려운 구간이라기보단 작은 바위와 가볍게 올라가는 능선길을 따라간다.
일출 시각이 얼마 안 남았다.
충분히 빨리 걸을 수 있는 구간이지만, 내려갔다 올라오는 구간은 나무뿌리와 돌길이 방해를 한다.

끝청 오름 – 끝청 : 0.4km/ 13분 – 누적 6.4km/ 2시간 42분
끝청 입구에 도착하니 5시 4분, 오늘의 일출 시각이다.
늦었으….
끝청으로 기어 올라간다.

끝청 입구에서 가파른 오름이다.
13분을 힘들게 올라왔더니 붉은 해가 대청봉 뒤로 불쑥 솟아있다.

코 앞에 용아장성 운해로 뒤덮인 가야동계곡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기분.

끝청 – 중청대피소 : 1.2km/ 29분 – 누적 7.6km/ 3시간 11분
끝청을 지나면서 설악산 털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피어있다.
이미 피었다 진 꽃이 많지만, 아직도 피고 있는 꽃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

한 굽이 돌아들면, 오르막이 나오고 잡목을 헤치고 올라서면 대청봉으로 오르는 능선이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자태를 뽐낸다.
마치 무거운 짐을 머리에 이고 있으면서도, 꿋꿋함과 웅장함이 현재의 세상을 말해주는 듯하다.
가슴 답답함을 벗어내고 시원함을 선사하는 그날까지…

힘듦을 이겨내고, 놓고 싶은 마음을 다시 부여잡고, 세찬 비바람에 오늘도 털진달래는 그 자리에 의연히 피어난다.
한계령 노래 가사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가고파” 중략
끝청을 지나면 힘든 구간은 얼추 끝나고, 가볍게 털진달래와 함께 걷는 산행.
대청봉이 보이면 발걸음은 가벼워지지만, 저길 다시 올라갔다 와야 하는겨?
또 고민이 다가온다.

중청대피소 – 대청봉 : 0.5km/ 16분 – 누적 8.1km/ 3시간 26분
중청 대피소는 현재 공사 중에 있다.
배낭을 목책에 걸어두고 겉옷을 입고 대청봉으로 부지런히 달려간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춥다고들 난리.

추운데도 인증하느라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바뀌는 사이 옆에서 얼른 한 장 건진다.
설악산 공룡능선 등산코스 2구간 공룡 타러 가는 길
등산 코스 : 대청-희운각-무너미재-공룡능선-마등령 삼거리
산행 거리 : 7.1km
소요 시간 : 4시간 5분

대청봉 – 중청대피소 : 0.5km/ 8분 – 누적 8.6km/ 3시간 34분
오늘도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
변함없이 대한민국을 환하게 비춰준다.
엄청난 바람을 피해 대청봉 정상석 사진 한 장 찍고 잽싸게 내려온다.
후다닥 내려와 배낭을 메고 소청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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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청대피소 – 소청 : 0.7km/ 14분 – 누적 9.3km/ 3시간 48분
올해 2월 중청대피소에서 소청으로 가는 길.
등산로 옆으로 굴러떨어지는 줄.
두 사진이 같은 장소라는 것.
중청대피소에서 이정표를 지나면 오르막이고, 숲길에 돌로 등산로를 만들었다.
겨울에는 아무것도 없는 줄.
중청봉을 우회해서 가는 길로 5분만 가면 가야동계곡의 멋진 풍경에 기절할 듯.

계단으로 되어 있는 내리막이고 오른쪽은 대청봉, 앞쪽은 공룡능선이 자연스럽게 다가오고, 왼쪽은 용아릉이 내려다보인다.
내려다보이는 용아장성이 너무나도 작게 보인다.
모든 것은 내 발밑에 있는 기분.

소청 – 희운각 : 1.3km/ 31분 – 누적 10.6km/ 4시간 19분
소청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불규칙한 돌길이고, 아직도 물기가 있고, 흙에도 물기가 있어 아주 상당히 미끄럽다.
내려가는 길이 더 위험하다.
오늘은 대체 몇 번을 미끄러지는 거야?

희운각으로 내려오면서 가야 할 공룡능선이 발아래 펼쳐진다.
1275봉을 필두로 나한봉, 마등령, 황칠봉까지 두루 보인다.
가파른 계단을 뛰어 내려가기도 하면서 2월 눈 속에 파묻혔던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

희운각 – 무너미고개 : 0.2km/ 6분 – 누적 10.8km/ 4시간 25분
희운각을 지나 올라가는 구간 끝자락에 전망대가 있다.
지금은 보수 예정이라 올라가지 못한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바로 앞에 신선대가 확 다가와서 눈을 크게 뜨게 만드는 곳.

무너미고개는 내설악과 외설악으로 분기하는 곳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부내고개라고도 불렸던 무너미고개.
무너미고개 – 공룡능선-마등령-금강굴-비선대 : 8.1km/ 4시간 46분
무너미고개 07시 1분 통과 비선대 11시 47분 도착

무너미고개 – 신선대 : 0.6km/ 27분 – 누적 11.4km/ 4시간 52분
무너미 고개를 지나면 평탄한 흙길을 300m 걷는다.
작은 개울을 넘어가면서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
현 위치 3-9

도랑을 지나 가파르게 올라가는 오르막 끝에 철봉이 위압감으로 다가온다.
이것이 공룡인가?
철봉을 잡고 올라가 능선에 올라서면 바닥에 이쁘게 깔아놓은 돌길을 걷는다.
에이 공룡도 별것 아니네.


한껏 여유를 부리며 돌길을 걸어간다.
등산객도 보이지 않고 많아야 앞뒤로 두세 명 정도만 보인다.
등산로 옆에서 구경하는 다람쥐와 인사하고, 싱그런 초록 나무숲을 지나간다.

여유 있게 걷다 보니 어느 순간 바위산에 철봉이 눈앞에 딱.
헉!
무슨 놀이공원에 있는 모노레일도 아니고, 왠지 탁탁거리면서 올라가는 모습이….
읏짜! 철봉을 잡고 요란하게 올라선다.

현 위치 번호 3-8
무너미고개가 3-9였는데 그럼 1km마다 위치 표시가 있단 말인가?
머리 아픈 건 뒤로 하고 일단 조망 감상부터.

이 맛이지!
아무리 힘들어도 이런 맛이 있으니, 산에 오는 것.
세상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풍경이 역시 산은 설악산이여!
기암절벽, 하늘 향해 불쑥 솟아올라 기치창검을 한 듯한 날카로움과 웅장함.
공룡능선을 타는 내내 느끼는 감탄이 시작되는 곳.
이곳은 신선대.

오른쪽 죽순같이 생긴 것이 범봉, 앞쪽에 젤 높아 보이는 것이 1275봉.
1275봉 뒤로 마등봉과 황칠봉. 마지막으로 오른쪽 끝에 보이는 곳이 상봉과 신선봉이다.
맑고 깨끗한 조망에 정말 감사한다.
1275봉 가기 전에 운무가 끼기 시작하더니 이내 설악산을 잠식시킨다.
필자야 볼 것 다 봤으니 상관없지만, 조금 늦게 올라가는 등산객은 조망을 전혀 볼 수 없다는 것.


신선대 – 현 위치 3-6 : 1.0km/ 33분 – 누적 12.4km/ 5시간 25분
신선대를 내려오는 길은 가파르고, 마사토와 작은 돌이 깔려있다.
능선을 따라 오르고 내림이 심하지만, 곳곳에 최고의 조망터가 있는 공룡능선.
현 위치 3-7지점은 천화대 갈림길로 예전에는 제법 다녔던 등산로였다.

오른쪽에 바위 봉우리를 우회하는 돌계단 길을 올라가며, 나무뿌린지 철봉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혼잡한 곳을 넘어간다.
내려서는 길은 90도 직각으로 내려서는 곳이지만 협곡이 좁고 깊어 발 디디는 것이 용이치 않은 곳.
20m 가면 다시 바위를 타고 올라가는 길.
80도 경사의 암벽에 철봉을 잡으며 올라가면, 큰 고사목이 게이트를 만들었다.
고개에서 내리막으로 내려가면 바위 조각품의 전시장인 듯, 엄청난 크기의 바위 봉우리가 숲을 이룬다.


마치 박물관에 조형물로 세워 놓은 듯하다.
왼쪽 발아래 용아장성이 길게 이빨을 드러낸 듯 거칠게 서 있다.

억겁의 세계 속으로 들어온 듯하다.
멀리서나 봄 직한 암봉 속에 나 혼자 던져진 듯 초라해 보이는 필자의 모습.
세속의 때라는 말이 무슨 말이냐는 듯, 파란 하늘 흰 구름이 그 깨끗함을 증명한다.

현위치 3-6 – 촛대바위 : 0.6km/ 24분 – 누적 13.0km/ 5시간 49분
능선에 올라서니 산객들이 5~6명 보인다.
바위가 연두색을 띠고 있다.
마치 큐브가 모여 만들어진 암봉인 듯.

천화대 암벽은 사전 예약제로 변경되었지만, 예전에는 아무나 천화대로 올랐던 적도 있었다.
능선을 내려서면서 마등령에서 올라오고 있는 등산객과 조우를 하는데 길이 좁아 내려가는 필자가 비켜줘야 한다.

돌을 이쁘게 깔아 놓은 등산로가 너무나도 반갑다.
한참을 내려서다 다시 올라가기를 반복.
현 위치 3-5는 희운각과 마등령의 중간 지점이다.
이곳에서 10분 정도 가면 하늘나라 선경이 이러하듯 한 곳.
천봉만암이라고 해야 하나?
천개의 봉우리와 만개의 바위를 간직한 설악산.

기기묘묘한 암릉이 산군을 이루고, 그 신비로움을 감추듯 구름이 한몫을 한다.
경치에 빠지는 것도 잠시 다시 바위를 오른다.

좁은 협곡을 오르고 다시 내려가기를 무한 반복.
이제는 이력이 나서 그런지 그런가 보다 하고, 철봉을 잡고 올라가고, 무심히 내려간다.
다시 한번 가파르고 길게 올라가는 등산로.
이제는 숨이 막힐 정도.
정말 힘든 촛대바위 능선을 오른다.

촛대바위 – 1275봉 : 0.6km/ 33분 – 누적 13.6km/ 6시간 22분
촛대바위를 오르는 길 만만치가 않다.
엄청난 고됨 속에 피어나는 눈의 즐거움이여!
촛대바위 옆으로 열심히 올라오고 있는 등산객.
촛대바위 사이에 낑겨서 사진을 많이 찍는 곳이다.

1275봉에 정상석 대신 이정표가 있다.
오른쪽 암릉으로 올라가면 설악산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많이 위험하지는 않지만 조심해야 한다.
등산객이 많을 때는 더욱 조심.

1275봉에서 내려가는데 이제 다 봤지? 하면서 서서히 장막을 치는 것 같다.
잠시 후 막이 내리고 설악산 공룡능선은 자욱한 운무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큰 선물을 선사한다.

바위틈에 다소곳이 한 송이의 에델바이스가 폈다.
나이스!
내가 이걸 봤어!!!!
가던 길을 멈추고 엎드려서 눈 맞춤을 한다.
어떻게 내 눈에 보이도록 했니?
오늘 산행의 목적은 이미 달성했으나 보너스를 받은 에델바이스.
와우! 갑자기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1275봉 – 큰새봉 : 0.5km/ 30분 – 누적 14.1km/ 6시간 52분
1275봉을 가파르게 내려오고, 암릉을 돌아가기를 반복한다.
W암릉도 넘고 ….


바위 능선을 올라갔다, 급하게 내려간다.
마등령에서 올라오는 등산객에게 양보를 한다.
우와 몇 명이 온 거여?
한 20명은 되어 보이는 산악부대.
한편에 조용히 시립하고 지켜본다.

램블러에서 큰새봉이라고 알려준다.
큰새봉 – 나한봉 : 0.7km/ 25분 – 누적 14.8km/ 7시간 17분
공룡능선에서 이정표에 나와 있는 거리 표시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듯하다.
시간과 거리의 괴리감이 너무 커 가늠이 전혀 되지 않고 있는 곳.
내 생각으로는 한 1km는 왔다고 생각하지만 고작 100m 왔고, 죽기 살기로 왔는데 고작 0.5km.

큰새봉을 내려오면 약간은 편안한 길을 걷다 보면 현 위치 3-2를 지난다.
오랜만에 밟아보는 흙길도 잠시 다시 가파른 돌길과 협곡을 올라간다.
올라갔으면 다시 내려가야지?

사정없이 내리꽂는 등산로.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몇 차례 업다운에 기진맥진하다, 무명봉 올라가기 전 공터에서 전의를 다진다.
고개 들면 무명봉이 보이지 않게 구름이 덮여있다.
그래 차라리 안 보이는 게 좋을지 모른다.

나한봉 – 마등령 삼거리 : 0.4km/ 14분 – 누적 15.2km/ 7시간 31분
현 위치 3-1 나한봉을 우회한다.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불었으면 나무가지가 한쪽 방향으로 자란다.
너덜 길을 지나면 마등령 삼거리 안전 쉼터 표시가 있다.

마등령을 넘어오니 이젠 운무가 가득 깔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3구간 비선대로 가는 길 : 7.2km/ 2시간 21분
마등령 삼거리 – 마등령 2 쉼터 : 2.0km/ 52분 – 누적 17.2km/ 8시간 23분
마등령 삼거리 쉼터에서 1분을 진행하면 마등령 삼거리다.
오세암 방향과 비선대 방향으로 갈라지는 곳.

마등령 삼거리에서 비선대 방향으로 100m, 6분 가면 덱으로 조성되어 있다.
백두대간은 왼쪽으로 가야 하지만 출입 금지, 국립공원 특별보호 구역이라고 등산로를 가로막고 세워져 있다.
마등령, 황철봉, 저항령 구간은 등산로가 폐쇄되어 있는 곳.
그런데 굳이 백두대간을 뛴다는 사람들은 비탐구간도 스스럼없이 다니고 있다.
자연을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내가 대간을 완성하는 것이 중요할까? 라고도 필자는 생각해 본다.

안내판을 지나면서 계단이 시작된다.
철 계단을 내려가고 너덜지대를 통과한다.
비선대로 내려가는 길은 상당한 가파름이 계속 이어지는 곳.

너덜지대를 지나면 다시 계단으로 130여 개나 되는 가파른 철 계단.
현 위치 2-5. 마등령 삼거리에서 1.3km/35분이 소요되었다.

설악산 공룡능선 등산코스 중 비선대에서 마등령으로 올라가는 코스가 가장 힘들 것 같은 길이다.
가풀막이 장난이 아니고, 지도를 보면 등고선이 붙어있을 정도다.
대부분 비선대에서 마등령까지 3시간을 잡는다고 한다.
그래서 다음 공룡능선 등산코스는 비선대에서 마등령으로 가는 코스를 선택했다.

마등령제2쉼터 – 마등령 제1쉼터 : 0.6km/ 16분 – 누적 17.8km/ 8시간 39분
이제 발바닥도 아프고, 엄지발가락도 겁나게 아파온다.
그런데 돌계단과 가파름은 끝이 보이질 않으니…
제발 등산로라도 좋았으며 하는 바램이다.

이건 뭐 죽어라 죽어라 하는 듯이 돌멩이 잔치다.
이제는 오지 산행에서 흙길을 만나면 투덜거리지 말고, 감사하면서 다니려고 한다.
고생해 보니 지금까지 다른 산은 행복했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마등령 1쉼터 – 금강굴 : 0.7km/ 21분 – 누적 18.5km/ 9시간
오늘 보니 대단한 산꾼들이 많은 것을 알았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가풀막을 올라오는 등산객을 보니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생각.
배낭도 아주 간소하게 꾸리고 올라온다.
그런데 필자는 배낭이 왜 무거운 것인지?
금강굴로 하산하는 길은 더욱 가파르다.
경사도가 70% 정도 되는 듯한 돌계단.
무릎이 저절로 굽혀지며 휘청거린다.

금강굴은 다 와 가는데 왜 보이지 않는거임?
이제 다 왔으니 조금만 참자.
스스로 다짐하면서 내려오니 금강굴 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금강굴 – 비선대 : 0.4km/ 11분 – 누적 18.9km/ 9시간 11분
그래도 금강굴은 들렸다 가야지? 생각하고 갈려고 보니 너무 시끄럽다.
밥 먹고 가자고 소리를 지르지 않나?
배낭이 놓여진 것을 보고 오늘은 패스하기로.
올라가 봐야 사진 한 장 제대로 찍기가 어려울 것 같다.

금강굴을 포기하고 비선대로 바로 하산.
예전에는 금방 간 것 같았는데 오늘은 너무 길게 느껴진다.
200m 내려가니 쉼터에 많은 사람이 모여 쉬고 있다.

비선대 – 설악동 : 3.5km/ 41분 – 누적 22.4km/ 9시간 52분
비선대에 내려오니 이제 살 것 같은 기분.
다리 건너 내려오는데 발이 떨어지질 않는다.
그래도 비선대는 올려다보고 가야지?

비선대 : “기암절벽 사이로 한 장의 넓은 바위에 못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계곡 쪽에서는 미륵봉(장군봉), 형제봉, 선녀봉이 보인다.
미륵봉 뒤에 금강굴이 있다”라고 설명판이 있는데, 필자에게 물어본다 비선대가 어디냐고?
다리 밑 커다란 바위를 바라보고, 비선대냐고?
오리랖퍼의 기능이 작동하여 친절 상담하고 얼른 달아남.

천불동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길은 아주 잘 조성되어 있고, 편안한 길이다.
관광객이 비선대까지 편하게 탐방 가능하도록 조성함.
이왕 발바닥이 아프니 더욱 빨리 걷는다.
평지에서는 신나게, 얼마나 흙길이 그리웠는지?

일요일인데도 많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한겨울 눈이 많이 쌓였을 때도 엄청 많은 관광객이 비선대로 올라오고 있었는데, 오늘은 너무나도 한가하다.
설악산을 다니면 오늘같이 한가한 것은 처음인 듯.
설악동을 내려오면 주변에 식당과 카페 등 다수 영업 중이고, 설악동 탐방센터를 나오면 휴게소가 있다.

설악산 휴게소를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가면 시내버스 승차장이 있다.
설악동에는 소형 차량만 주차가 가능하고, 대형 버스는 C 지구 상가 앞 도로변에 주차를 주로 한다.
이곳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5분 정도 내려가면 된다.
걸어서 간다면 약 3km이고 40분 정도 소요됨.

설악산 맛집 전주식당
산악회는 대부분 C 지구에 버스를 주차한다.
간혹 B 지구에 주차하는 경우도 있음.
C 지구 상가에 전주식당은 산악인을 위해 샤워장도 준비가 되어 있고, 온수도 나오는 곳.
음식도 맛있게 해서 갈 때마다 들리는 식당이다.

항상 웃으면서 등산객을 반기는 사장님.
어떤 곳은 등산객은 받지 않는다고 하는 식당도 있음.
화장실에서 씻고 깨끗하게 하지 않아서 그러겠지만….
반면 설악동 전주식당은 샤워장까지 마련해 주셨다.
남. 여 따로 만들어져 있고, 샤워장도 깔끔하고 커서 동시에 3명이 씻어도 될 정도다.

오늘은 얼큰순두부와 감자전, 그리고 지역 막걸리인 곰취 생막걸리 1병.
비록 막걸리 한 병을 혼자서 다 먹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3잔 정도는 아깝지만…

깔끔하게 차려주시는 밥상.
그리고 전주식당을 가면 항상 포장을 해온다.
오징어순대 1, 전병 2인분을….
식구들이 너무 맛있다고 해서 포장은 필수.

너무 빨리 내려왔는지 식당에 한 명도 없어 한껏 여유를 부리고 식사를 했다.
밥을 먹고 씻는 것으로, 너무 배가 고프고 힘들어서 씻는 것도 잠시 미루고 허겁지겁…
완뚝배기를 하고 감자전도 몽땅 먹고, 막걸리는 반병만 마심.
다 먹으면 술 취할까봐.
3잔을 마셨는데도 알딸딸….


아무 사고 없이 한계령에서 공룡능선 산행을 끝내서 스스로에게 감사를 한다.
오늘 걸은 걸음 수가 5만 보를 넘었다.
헐!
다음에는 설악동-비선대-마등령-공룡-비선대 코스로 계획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