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1시간 정도 가면 되는 가평군 설악면과 청평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북한강과 나란히 하고 있는 3개의 산을 연계하여 종주하는 코스로 14km 정도 된다.
낙엽이 많이 쌓여 등산로도 희미하지만, 낙엽 속에 감춰진 돌, 나무뿌리, 얼음이 더 힘들게 만든다.
겨울로 들어가고 있는 지금 진달래가 때를 모르고 새싹이 나오다 갑작스런 추위에 깜짝 놀랐을 것 같다.
뾰루봉 화야산 고동산 등산 코스
- 등산 코스 : 뾰루봉 식당-송전탑-뾰루봉-화야산-고동산-삼회2리 마을회관
- 산행 거리 : 13.9km
- 소요 시간 : 6시간 16분 (휴식 22분)
- 산행 일자 : 2023. 11. 19
- 날씨 : 흐림
- 교통편 : 안내 산악회(회비 28,000원)
- 난이도 : 중상

뾰루봉 등산코스
들머리 :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회곡리 744-31 뾰루봉 식당/ 세븐일레븐 편의점
뾰루봉식당 – 지능선 : 0.9km/ 25분
뾰루봉식당에 도착하니 8시 39분.
이른 아침이고 기온이 갑자기 영하로 떨어져 상당히 춥다고 느껴진다.
북한강의 강바람이 더해지면서 싸늘한 기온이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 듯 덜덜 떨린다.
점퍼를 벗고 경량 조끼를 더 입고서야 한기가 조금은 덜한 듯 하다.
화장실도 없어 편의점에 들러 따뜻한 음료 하나를 사고 화장실을 이용한다.

뾰루봉 식당 우측으로 들머리가 있고, 뾰루봉 등산 안내도가 있다.
시멘트 포장된 길을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널찍하게 생긴 임도를 따라간다.
우측으론 잣나무가 하늘 향해 쭉쭉 뻗어있고, 등산로에 잣송이가 많이 떨어져 있다.
등산로 초입에 국가지점번호에 뾰루봉 정상 3km라고 표시가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2.4km 정도 된다.

잣나무 옆으로 따라가다 보면 갑자기 길이 끊어지고 계곡으로 약 5m 정도 올라간다.
계곡을 지나면서 우측으로 갑자기 돌아서면서부터 가파른 된비알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30도의 경사가 점점 더 심해지더니 막판에는 거의 60도 정도 경사라 네발로 올라가야 가능할 정도이다.
쌓여있는 낙엽 때문에 미끄러지기 일쑤이고, 나뭇가지를 붙잡거나 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면 올라가기 힘든 구간이다.

약 400m 된비알을 올라오면서 혼쭐이 난다.
정말 힘들다고 느껴지고 어느덧 땀으로 범벅이 된다.
지능선에 올라 조끼를 벗으니 땀으로 흠뻑 젖어 배낭에 넣고 다시 출발.
지능선 – 주 능선 : 0.3km/ 15분 – 누적 1.2km/ 40분
한고비 넘었나 보다 했는데 더욱 가파른 길이 나타난다.
그래도 능선이니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뾰루봉은 가평군에서 노란 리본을 달아 등산로 표시를 해놓았다.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뾰루봉을 지나면서도 노란 리본을 따라 진행하면 된다.
물론, 뾰루봉을 지나면 다른 산악회에서 달아놓은 리본도 많이 보이긴 한다.
능선에 올라서니 우측으로 북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여러 개의 다리가 북한강을 가로지르고 있다.
우거진 나무가 조망을 가리곤 있지만 나뭇가지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북한강이 보이니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도 만만치가 않은 오르막이다.
오늘 산행의 고됨을 미리 암시하듯 낙엽과 오르막의 싸움이 시작된다.
된비알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480m 봉우리에 올라서니 주 능선이 열린다.

주 능선 – 송전탑 : 0.4km/ 10분 – 누적 1.6km/ 50분
드디어 하나의 봉우리를 넘어서고 내리막으로 내려간다.
로프를 잡고 올라갔다, 다시 로프를 잡고 내려온다.
오늘은 등산로가 험해 로프 구간이 상당히 많다는 예감이 팍팍.
뾰루봉이 710m뿐이 안 되는데 상당한 된비알이다.


송전탑 – 뾰루봉 : 1.0km/ 37분 – 누적 2.6km/ 1시간 27분
오늘은 정말 산행 진도가 안 나간다.
낙엽에 숨겨진 부비트랩으로 인해 빨리 걷기가 어렵고, 조금만 빨리 걸으면 돌멩이가 발목을 잡아 비튼다.
송전탑을 지나 큰 바위는 우화하고, 작은 바위는 타 넘기를 몇 번.
오르고 내리기를 몇 번을 하고 나니 뾰루봉 400m라는 이정표를 만난다.


중간중간에 이정표와 알림판이 없다면 길을 잃고 알바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7년 전에 왔다가 알바를 톡톡히 했던 기억이 난다.
밧줄도 없었고, 리본도 없었을 때였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는 등산로이다.

봉우리가 뾰족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도 하고, 바위가 뾰족해서 뾰루봉이라고 한다.
정상석은 뽀루봉이라고 되어 있다.
평균속도가 1.9km 정도 나온다.
헐! 필자의 보통 평균 속도가 2.9km인데 오늘은 거북이걸음이다.
뾰루봉 정상에서 아쉽게도 안개가 많아끼어 시원한 조망은 기대할 수가 없다.

뾰루봉 – 절고개 : 2.3km/ 57분 – 누적 4.9km/ 2시간 24분
뾰루봉에서 내려오며 엉덩방아를 한번 찧었지만, 낙엽이 많아 다치지는 않았다.
낙엽 속에 작은 돌을 밟아 쭉 미끄러졌다.
내려가면 올라가고, 또 내려가면 또 올라가고를 몇 번.
쉽게 보고 왔다, 큰코 다치고 있는 중이다.
예전에는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는데 오늘은 도대체 걸을 수가 없다.

바윗길이 있는가 하면, 바위를 돌아가는 길이 있고, 밧줄을 잡고 오르면 또다시 밧줄을 잡고 내려가길 수없이 반복한다.
어찌 보면 지루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조망도 없고, 볼 것이 많지 않은 등산로.
마치 지맥을 걷는 느낌과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여섯 번 오르고 내리고를 하니 절고개에 도착한다.

절고개 – 삼회1리 갈림길 : 1.8km/ 48분 – 누적 6.7km/ 3시간 12분
가파르게 줄을 잡고 내려서니 절고개에 도착했다.
상당히 많은 이정표가 붙어 있고, 경기 둘레길 표식도 붙어 있다.
아니 이렇게 가파른 길을 둘레길이라고 하면, 과연 걸을 수 있을까?
왼쪽은 안골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삼회1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둘레길이라고 쉽게 생각하고 덤볐다간 기절할 것 같은 코스다.

절고개를 지나면서 다시 가파르게 올라가는 길.
바로 암릉길로 이어진다.
오르고 또 오르고.
정말 어려운 산행이 된다.
이정표도 힘들게 하는데 한몫을 담당한다.


왼쪽 이정표의 거리는 믿지 말고, 오른쪽 이정표를 믿어야 한다.
왼쪽 이정표는 거리가 들쭉날쭉 되어 있어 가늠하기 어렵다.
그나마 오른쪽 이정표가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쉬지 않고 부지런히 걷는다고 했는데 속도가 붙지 않는다.
이번에는 낙엽 속에 묻힌 나무에 발이 걸려 앞으로 넘어졌다.
오늘은 수난 시대인가 보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큰일 날뻔했었다.

삼회1리 갈림길 – 화야산 : 0.6km/ 17분 – 누적 7.3km/ 3시간 29분
삼회 1리 마을회관으로 가는 길은 자주 만난다.
여러 갈래 등산로가 있고, 갈림길마다 이정표는 잘되어 있다.
중간에 평상도 있어 잠시 쉴 수 있지만 오늘은 바람이 워낙 세게 불고 추워서 쉴수 있는 곳이 없다.
바로 앞에 있는 산이 화야산인 줄 알았는데 왼쪽으로 돌아서 지나간다.
능선에 올라서니 이정표에 화야산 0.2km로 되어 있다.
징하게도 멀게 느껴지는 산행으로 재미없는 산행.
가파른 통나무 계단을 올라서면 화야산 정상이다.



너무 힘들게 올라왔는지 정상석 3개가 반겨준다.
화야산 – 로프 구간 : 0.9km/ 29분 – 누적 8.2km/ 3시간 58분
화야산 올라오면 이제 반 걸어온 것이다.
까만 정상석 중 화야산이라고 쓴 것 뒤로 내려가는 길이 고동산으로 가는 길이다.
삼회2리 마을회관으로 쓰여 있는 곳으로 가면 고동산을 들르지 않고 바로 날머리로 가는 길이다.

굳이 로프 구간이라고 할 필요를 못 느끼지만 그래도 이곳은 좀 길게 로프 구간을 올라간다.
산 날 망까지 이어지는 로프 구간으로 상당히 힘들게 올라간다.
화야산 정상에서도 별 조망이 없었는데, 걷는 내내 조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로프구간 – 삼회2리 마을회관 갈림길 : 1.5km/ 30분 – 누적 9.7km/ 4시간 28분
등산로가 보이지 않아 간혹 옆길로 새기도 했지만, 능선만 따라 진행하면 되니까 금방 원위치로 돌아온다.
아예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 곳도 상당히 많다.
대충 짐작하고 능선으로 올라서면 된다.
멧돼지가 화전 밭을 일구어서 더욱 길 찾기가 어렵다.
삼회2리 갈림길 – 고동산 : 1.1km/ 25분 – 누적 10.8km/ 4시간 53분
고동산으로 가는 길은 진달래 군락지다.
봄에는 정말 아름다울 것 같아 내년 봄에 다시 올까 생각 중이다.

어렵게 고동산 정상에 올라섰다.
우와! 처음으로 뻥 뚫린 조망을 볼 수 있다.
고동산에도 정상석이 2개다.

오늘 산행하면서 처음으로 속 시원하게 북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날씨가 맑았으면 더 잘 보이겠지만 주변에 산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고동산 – 삼회2리 마을 길 : 1.8km/ 1시간 4분 – 누적 12.6km/ 5시간 57분
고동산에서 내려가는 길은 정말 최악이다.
낙엽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을 지경이고, 경사는 심한 곳은 70도 경사도 있다.

고동산 정상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과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왼쪽은 능선을 타고 내려가는 길이고, 수입리 문안 고개로 내려가게 된다.
버스가 대기하는 곳까지 900m를 걸어서 올라와야 하는 곳이다.
우측으로 정상석을 돌아내려 가면 사기막으로 바로 하산하게 된다.
정상을 내려서면 바로 앞에 큰 바위가 있고, 왼쪽으로 화살표가 되어 있다.
바위를 돌아내려 가는 길이다.

오늘은 밧줄을 원 없이 잡고 다닌다.
엄청 가파른 길이다.
심한 곳은 80도 정도 직벽에 가깝도록 경사가 있다.
팔이 아플 지경으로 힘들게 잡고 다녔다.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다리에 얼마나 힘을 줬는지 발바닥이 아파온다.
마을 길을 만날 때까지 끝까지 내리막이다.
우와 이런 산은 처음인 것 같다는 생각.

마을길 – 삼거리 : 0.3km/ 4분 – 누적 12.9km/ 6시간 1분
마을 길에 내려서고 우측으로 진행한다.
왼쪽에는 료칸이라고 일본식 여관이 있고, 측백나무 향기가 피곤함을 달래준다.
산에서 내려와 약 300m 마을 길을 따라오면 삼거리가 있고, 이정표가 있다.

마을 삼거리 – 은행나무 이장님댁 식당 : 1.0km/ 15분 – 누적 13.9km/ 6시간 16분
마을 삼거리에서 화야산으로 올라가는 길과 고동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누어진다.
사기막으로 방향을 틀고 좌측으로 내려가다 보면 길 양옆으로 무아레 리조트가 자리한다.
집 한 채씩 팬션과 같이 만들어진 곳으로 레스토랑도 있고, 라르고 료칸, F1, F2, 바베큐광장도 조성되어 있는 리조트다.

무아레 (MOIRE 478)이라고 한다.
입구에 커다란 주차장도 조성되어 있고, 무아레 도그라운드도 만들어져 있다.
무아레 주차장에서 오른쪽 길로 내려간다.

차량은 일방통행이라 다니지 못하지만 걸어서는 갈 수 있는 길이다.
100m 정도 가면 우측으로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는 곳이 은행나무집 식당이다.
참으로 오래된 곳으로 이곳을 지날 때마다 들려 식사하고 가기도 했었다.
오늘도 식사를 하고 간다.
이곳에서 주차장까지 100m 정도라 금방 갈 수 있는 거리다.
오늘은 김치 두부전골을 먹기로.

고동산 맛집 은행나무 이장님댁 식당
김치 두부전골에는 밥도 나온다.
직접 두부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어 더욱 맛있다.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인 두부전골.

엄청스럽게 고생하고 내려와서 따뜻한 김치두부전골에 몸이 스르륵 녹는다.
돼지고기도 들어 있고, 묵은김치와 두부의 조화로움이 더욱 맛을 낸다.
자세한 내용은 하산지 맛집에서…
뾰루봉 화야산 고동산 산행 소감
오늘은 정말 힘든 산행이었다.
며칠 전 지리산 중백종주를 했는데 그것보다 더 힘들다고 느낀다.
다리도 후들거리고, 팔죽지도 아프다.
쉽게 보고 올라갈 산이 아니라는 것.
겨울에 눈이 오면 아예 접근 금지를 시켜야 할 정도로 가파르고 험하다.

봄에 진달래 필 때 오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은 산으로 찜해 놓고, 내년 봄을 기다린다.
늦가을 낙엽이 떨어지고 나서부터, 봄 이 오기 전까지는 접근 금지하는 것이 안전할 산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너무 고생했고, 힘들었던 산행이었다.
서울에서 가깝다고 얕봤다가 큰코다친 산이라고 기억될 것이다.
엊그제 내장산에 눈이 너무 많이 오는데 산행했다고 사진을 보여준다.

이제 겨울이니 많은 눈을 맞으며 산행에 나설 것인데 아무쪼록 겨울 장비 잘 챙기고, 안전하게 산행에 임하길 바라면서 – 정말 힘들었던 화야산, 고동산 산행기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