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횡종주를 하면서 백운대에 오르는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추석 연휴 막바지라 그런지 오늘따라 엄청 많은 인파가 몰려 백운대 올라가는 길이 기차놀이 정도가 아니었다.
백운봉 암문에서 백운대를 왕복하는 시간이 무려 2시간.
올라가는 입구에서부터 줄을 서 있다.
북한산 종주
- 종주 코스 : 불광역 1번 출구-족두리봉-비봉-문수봉-동장대-백운대-영봉-우이역 2번출구
- 종주 거리 : 16.7km
- 종주 소요시간 : 6시간 43분(휴식 24분 포함)
- 종주 일자 : 2023. 10. 02
- 날씨 : 맑음
북한산을 자주 다녀봤지만, 오늘같이 인파가 많은 것은 처음 봤다.
가는곳마다 사진 찍기도 어렵고, 걷기도 어렵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
특히 백운대 부근은 거북이걸음을 해야 했다.
불광역 1번 출구 – 족두리봉 입구 : 0.8km/ 15분
3호선 전철을 타고 불광역 1번 출구로 나오니, 한 명도 보이지 않아 오늘은 쉽게 종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출구에서 바로 상가를 지나 끝부분에서 좌회전을하고, 횡단보도를 건넌다.
롯데캐슬아파트 정문을 지나 처음 골목에서 우측으로 끝까지 올라가서 좌회전을하고, 중간에 탐방로 표시가 되어 있는 곳으로 가면 철망을 따라 작은 길로 들어선다.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대호아파트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우측으로 족두리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롯데캐슬 105동에서 좌측 골목으로 들어가, 우틀하고 바로 좌틀하면 대호아파트 출발점으로 표시된 곳이다.
두 길은 만나고 어느 길로 가도 상관은 없다.
족두리봉입구 – 전망대 왕복 후 제자리 : 0.7km/ 14분 – 누적 1.5km/ 29분
족두리봉 입구에서 우측 계수대를 통과해 전망대 포토존, 스카이워크가 있다고 해서 잠시 다녀왔다.
지도에는 스카이워크, 하늘 전망대로 표시가 되어 있다.
족두리봉 입구 – 족두리봉 : 1.0km/ 28분 – 누적 2.5km/ 57분
족두리봉은 왼쪽 인원 계수기를 통과해야 한다.
입구에서부터 오르막이고 족두리봉까지 계속 오르막이다.
암릉구간이 많고 가파르기도 해서 쉽지 않은 곳으로, 입구에서 0.7km 올라가면 본격적인 암릉이다.
비스듬하다고 볼 수 있지만 미끄러짐에 주의를 해야 하고, 비나 눈이 오면 위험한 구간이 되겠다.
족두리봉 가기 전 왼쪽으로 비봉, 향로봉 이정표가 있으니, 족두리봉을 올라갔다 발길 돌려 내려와야 한다.
막상 족두리봉에 올라서면 족두리 모양은 보이지 않고 비봉으로 진행하다 뒤돌아보면 족두리 모양이 확실하게 보인다.
족두리봉 정상에서는 나마(우물 같은 곳), 토어(둥그런 돌덩어리), 타포니(구멍이 나 있는 것) 등이 다수 분포되어 있다.
족두리봉 자체는 토어(암석 돔)로 형성되어 있다.
약간은 위험하지만, 요즘은 등산화의 밑창에 미끄럼방지 기능이 있어 덜 미끄러진다.
운동화나 미끄럼방지가 안된 신발은 주의를 해야 한다.
족두리의 모양과 비슷하게 생겼다.
족두리봉을 지나 우회하는 길은 암릉길이 있으며 철 와이어와 봉을 박아놓아 잡고 산행하도록 만들었다.
북한산은 와이어나 로프를 잡고 산행하는 구간이 많이 있기에 장갑은 필수 장착 품이다.
족두리봉에서 내려와 10분 가면 구기터널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고, 다시 10분 정도 가면 상명대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여 진행한다.
상명대 갈림길을 지나면 바위 협곡이 있고, 그 사이를 빠져나간다.
향로봉으로 올라가는 길도 돌계단으로 되어 있어 가파르고 숨이 차오른다.
주변으로는 낙석 위험이 있어 관리하는 번호가 바위에 붙어 있다.
낙석위험 지역에서는 항상 주의를 하면서 산행을해야 한다.
오늘은 사람이 안 나오는 사진을 찍기는 틀렸다.
불광역을 출발할 때만 해도 인적이 드문 줄 알았는데 족두리봉으로 올라오는 길에 많은 산객들을 만났다.
가는 곳곳에 사람들로 넘쳐난다.
향로봉 – 비봉 : 0.7km/ 23분 – 누적 4.9km/ 2시간 10분
향로봉을 지나 300m 가면 왼쪽에서는 진관사에서부터 올라오는 길, 오른쪽은 비봉탐방지원센터와 탕춘대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한다.
비봉을 눈앞에 두고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로 진행한다.
바위 뒤로 백운대, 만경대를 비롯한 북한산 주 능선이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비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클랙을 잡고 올라가야 하기에 조금은 위험하다.
신발이 한 몫하기에 운동화나 바닥이 미끄러운 신발을 신고 올라가면 매우 위험하다는 것.
그런데 저렇게 높은 곳에 진흥왕 순수비를 설치 했다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고 생각된다.
옛날 선인들은 지금의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욱 힘이 세거나, 머리가 좋았던 것은 아닐는지?
아니면 저렇게 큰 비석을 어떻게 올릴 수가 있었을까?
진흥왕 순수비는 역사 교과서에 자주 등장했던 것으로 거의 모든 사람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신라 진흥왕이 세운 것으로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고 있으며, 국보 3호로 지정되어 있다.
북한산에 순수비가 있는 봉우리라고 해서 비봉(碑峰)이라고 이름 붙였다.
비봉 – 사모바위 : 0.5km/ 10분 – 누적 5.4km/ 2시간 20분
비봉을 지나면 승가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고, 사모바위 바로 전에 무장 공비가 숨어있던 자리가 있다.
우측으로 작은 길을 따라 내려가면 동굴처럼 기어가다시피 들어가면 왼쪽 굴속에 무장 공비 모형을 만들어 놓았다.
어떻게 이런 자리를 귀신같이 찾아서 은신할 수가 있었을까?
1인당 군장 무게가 30kg.
시속 10km를 달릴 수 있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그러면 화대 종주를 5시간이면 주파할 수 있는 시간이다.(헐! 대박!)
그래서 산을 빠르고 잘 타는 사람을 일컬어 김신조급이라고 한다.
등산에서의 신급인 사람들을 말하는 것.
동굴을 돌아 다시 올라오면 바로 사모바위다.
사모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모바위 – 승가봉 : 0.4km/ 8분 – 누적 5.8km/ 2시간 28분
사모바위에도 열심히들 올라가 있다.
꼭 붙잡고 인증샷을 날려야 하는지.
오늘 같은 날은 사진 찍기가 정말 힘들다.
사모바위 사진 한 장을 간신히 건지고 승가봉으로 출발.
사모바위에서 응봉 능선으로 갈림길이 있고, 조금만 내려가면 삼천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한다.
승가봉에 올라서면 조망이 정말로 멋지다.
오랜만에 좋은 날에 산행하게 돼서 더욱 기쁘기도 하고, 파란 하늘이 반겨주는 북한산은 더 아름답다.
뒤돌아보면 떨어질 듯 버티고 있는 사모바위와 멀리 비봉이 확연히 한 컷의 사진으로 들어온다.
앞쪽으로는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와 가볍게 대머리 형상의 인수봉도 빼꼼하게 바라보고 있다.
삼신봉이 한 컷으로 들어오는 명당 중의 명당인 승가봉이다.
승가봉 – 문수봉 : 1.0km/ 33분 – 누적 6.8km/ 3시간 1분
승가봉을 내려와 200m 오면 통천문이 자리한다.
하늘로 통할 것 같지는 않은데 이름은 통천문이라고 한다.
통천문을 지나 내려가다 보면 이정표에 문수봉 쉬운 길, 어려운 길로 갈라진다.
쉬운 길은 계단으로 되어 있고, 어려운 길은 바위에 철봉을 설치했다.
오늘은 어려운 길로 선택한다.
지난번에 쉬운 길이라고 해서 갔더니 계단이 너무 길고 가팔라서 차라리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 .
전망도 좋고, 스릴도 있다.
누구 말대로 철봉에서 손만 놓치 않으면 걱정 없다고 하는 말이 생각난다.
무지막지하게 올라가는 길로 철봉을 놓으라고 해도 절대로 손이 떨어지지 않는 길이다.
올라가다 뒤를 돌아보면 말 그대로 천 길낭떠러지고, 앞을 보면 끝없이 올라가는 암릉이다.
중간중간 쉴 수 있는 공간이 있기에 쉬면서 올라가면 된다.
절벽에서 잠시 쉬면서 돌아본 북한산 자락은 정말로 세상에서 제일 멋진뷰를 선사한다.
문수봉 – 대남문 : 0.2km/ 4분 – 누적 7.0km/ 3시간 5분
문수봉까지가 볼거리가 많은 능선길이었고, 문수봉을 내려가면서부터는 성벽을 따라가는 길로 조망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북한산 종주 산행 중 이곳까지가 가장 힘든 구간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문수봉 올라오는 400m 가 어렵고 위험한 구간이기도 하다.
노란색 선이 오늘 북한산 종주한 루트이다.
족두리봉 올라오는 구간과 문수봉 올라오는 구간이 힘들고, 족두리봉과 비봉 정상까지가 어려운 구간이다.
다른 구간은 평이하고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는 곳으로 서부지역 능선길은 문수봉에서 마감한다.
문수봉을 내려서면서 북한산의 주봉인 백운대를 올라가기 전 백운봉 암문까지는 볼 것이 거의 없는 단순히 걷는 길이다.
대남문 – 대성문 – 보국문 – 대동문 -동장대 : 2.2km/ 41분 – 누적 9.2km/ 3시간 46분
북한산성 내에 현존하는 문은 13개로 많은 분이 16 성문 종주 14 성문 종주를 한다고 한다.
14 성문은 그나마 이해가 가는데 16 성문은 어떻게 가는 걸까?
14 성문은 없어진 수문을 끼워 넣어서 14 성문까지는 이해함.
16성문 종주했다고 쓴 글을 거의 봤는데 수문을 빼고 2개의 성문은 이름이 안 나온다.
필자가 모르고 있는 문이 아마도 2개가 더 있는 듯.
필자도 13성문 종주를 해봤는데 나머지를 찾아서 16 성문 종주를 다시 해봐야겠다.
대남문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서울 시내가 보이는 구멍이 있다.
멀리 잠실벌 롯데타워도 보인다.
조금 더 지나면 유일하게 보이는 백운대의 전망 스팟이 있다.
삼각산이라고도 하는 곳으로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국망봉) 일컬어 삼각산이라 한다.
마치 3개의 뿔처럼 서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보국문과 대동문은 복원 공사를 하고 있다.
동장대는 지휘관이 지휘하던 장소로 동장대, 남장대, 북장대가 있었으나 모두 소실되고 동장대도 1996년에 복원한 것이다.
동장대 -백운봉 위문 : 2.2km/ 56분 – 누적 11.4km/ 4시간 42분
동장대를 지나 0.9km를 가면 북한산 대피소가 있다.
무인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내부에는 벤치가 있고 아무것도 없는 곳이다.
북한산 대피소를 지나 0.2km 가면 용암문이고, 도선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한다.
여기부터 등산객이 많아지더니 점차 산행 시간이 오래 걸리기 시작한다.
진행이 안 돼서 중간에 잠시 쉬기로 했다.
정체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곳이다.
노적봉을 지나 만경대 옆으로 가니 백운대가 보이는데 엄청난 사람들이 백운대를 올라가는 길을 꽉 메우고 있다.
백운대 입구 – 산악구조대 : 0.9km/ 20분 – 누적 12.3km/ 5시간 2분
백운대 입구 위문에 도착하니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꽉 차 있다.
잠시 고민을 하다 백운대는 패스하기로 하고, 바로 하루재로 피신.
내려가는 길에 대피소에도 사람들로 꽉.
계단에도 꽉.
걷지를 못하네.
계단에 사람들로 꽉 차서 어케 할 도리가 없다.
잠시라도 공간이 생기면 계단을 뛰어 내려간다.
다리가 풀려 힘도 드는데 오늘 중으로 종주를 못 할 것 같은 생각에 틈만 나면 뛰어 내려가기.
북한산 오면서 오늘같이 사람 많은 것은 처음 봄.
검나 많다. 진짜로 많다. 무지하게 많다.
백운산장에도 자리가 없다.
잠시 쉴 자리도 없고 마치 상춘객들이 뭉터기로 나들이 나온 듯한 분위기다.
어느 쪽으로 가도 인산인해.
현재 시각이 12이니 올라오는 사람, 내려가는 사람.
좁은 길에서는 마냥 정체 현상이 발생한다.
앞선 사람 중에 슬로우 슬로우가 있다면 뒤에 줄은 끝이 안 보일 정도이다.
인수봉을 오르는 암벽등반가들도 많이 매달려 있다.
궁형 길로 올라가는 듯.
필자도 한때는 거룡길과 아미동길을 타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연식이 되어 부러운 눈으로만 바라본다.
여기서 한 대목 “인생사 새옹지마”
산악구조대 – 하루재 : 0.3km/ 6분 – 누적 12.6km/ 5시간 8분
구조대를 지나 하루재에 올라서니 여기도 마찬가지 사진을 찍지 못한다.
너무 많이 있다.
멀쩡한 간판 하나 찍는데도 기다렸다 촬영.
하루재 – 영봉 : 0.3km/ 14분 – 누적 12.9km/ 5시간 22분
쉬지 않고 영봉으로 올라간다.
영봉 방향으로는 특이하게 외국인들이 많이 보인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종주 코스 중 마지막 오르막.
이제는 슬슬 힘이 드는 듯 숨도 차오른다.
전망 좋은 곳에서 잠시 쉬려고 하면 이미 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영봉에 올라서면 인수봉과 서울 시내가 파노라마처럼 흘러간다.
인수봉을 오르면서 내려다보면 바로 앞 바위 봉우리가 마치 잠수함의 머리와 잠망경같이 튀어나온 것을 보고 잠수함 바위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밑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암벽을 올라가다 쉬면서 돌아보면 보이는 전망은 정말 최고의 뷰다.
영봉 – 육모정고개 : 0.7km/ 26분 – 누적 14.3km/ 6시간 6분
영봉에서 우이능선을 타고 하산한다.
비행접시가 내려앉은 듯한 바위를 올라가면 군 벙커가 지어져 있고, 역광으로 보이는 북한산 자락이 웅장하게 들어온다.
이곳을 내려가면 종주 산행의 뷰 포인트는 모두 사라지고 열심히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만 남는다.
육모정고개 – 우이령길 합류 : 1.2km/ 21분 – 누적 15.5km/ 6시간 27분
하산하는 길은 정비가 잘 안되어 거칠다.
가파르기도 하고, 미끄럽기도 한 등산로이지만 이 길로 올라오는 사람도 상당히 많이 있다.
오늘이 대목이라 그런 듯도 하지만 많아도 너무 많다.
우이령길 합류 – 우이역 2번 출구 : 1.2km/ 16분 -누적 16.7km/ 6시간 43분
처음 예상했던 시간보다 상당히 많이 걸렸다.
그나마 백운대를 올라가지 않은 시간을 빼면 거의 비슷하지만 그래도 많이 소요됨.
북한산 종주 소감
요즘엔 종주에 빠져 재미있게 다니고 있다.
다음에는 불수사도북을 하고 싶은데 혼자서 가능할지 모르겠다.
왠지 무서움?
북한산 종주는 평일에 하는 것을 추천한다.
길이 막혀 빨리 진행을 못하고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힘든 구간은 족두리봉, 문수봉, 영봉을 올라가는 곳이 힘들다.
위험한 곳은 족두리봉, 비봉, 백운대를 올라가는 구간을 조심해야 한다.
다른 구간은 그다지 힘이 많이 드는 곳은 없고, 위험한 구간도 없다.
혼자 하는 것보다는 일행이 있으면 더욱 좋고, 힘도 덜 들 것 같다.
멀리 가든 가까운 곳을 가든 항상 조심하고 산은 산이다.
위험 요소는 곳곳에 있으니 항상 주의했으면 하는 바람이고, 건강하고 안전한 산행을 하기 기원하면서
-북한산 종주 산행기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