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건의령에서 태백으로 올라치는 곳에 솟아오른 덕항산은 구부시령을 넘어오면서 부드럽게 진행되는 대간길이고 지각산을 돌아 환선굴로 하산하는 루트를 산행 한다.
가을을 맞아 동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 대간길이 오늘따라 새롭게 다가온다.
그러나 조망은 전혀 없다는 것.
덕항산 등산코스
산행코스 : 하시미동-예수원-잘록이-덕항산-지각산-선녀폭포-대이리 군립공원
산행거리 : 8.9km
소요시간 : 4시간 4분(휴식 40분)
날씨 : 맑음
난이도 : 중
산행일자 : 2023.09.12
교통편 : 안내산악회
덕항산 환선봉 산행 길라잡이
덕항산 등산 1구간 : 하사미동-덕항산-환선봉-자암재, 2구간 자암재-전망대-천연동굴-선녀폭포-대이리매표소
들머리로 선택한 하사미동은 태백시 관할이어서 그런지 아무런 표식이 없다.
하사미동 버스정류장에서 하차를 하고 다리를 건너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덕항산 1구간
- 산행코스 : 하사미동-예수원-잘록이-덕항산(왕복)-지각산(환선봉)-자암재
- 산행거리 : 6.6km
- 소요시간 : 2시간47분(휴식 40분)
하사미동 외나무교 – 예수원 : 1.3km/ 21분
다리 건너 좌틀하여 농로를 따라 진행하다 예수원 방향으로 이정표를 보고 진행한다.
작은 하사미마을을 지나 한동안 올라가면 왼쪽으로 예수원이 자리하고 있다.
예수원 : 1965년 미국 성공회 소속 대천덕 신부가 설립한 생활공동체이다.
2012년부터 대천덕 신부의 아들 대영복 사제가 원장을 맡아 이끌어 오다 현재는 회원들 간의 모임 형태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
예수원은 노동과 기도의 삶으로 영위하며, 기도의 실제적인 능력을 시험해 보고자 설립했다고 한다.
“노동이 기도요, 기도가 노동이다.”를 지금도 실천하고 있어 주변에 많은 농작물들이 풍성하게 열리고 있다.
예수원 – 갈림길 : 0.1km/ 3분 – 누적 1.4km/ 24분
예수원 앞 마당을 지나가면 산길로 접어들고, 저 만치 갈림길이 보인다.
왼쪽으로 리본들이 많이 달려있는 곳으로 가면 덕항산 잘록이로 바로 올라가는 길이고, 우측길로 가면 구부시령을 지나 구미사봉으로 오른 후 능선을 타고 덕항산으로 오면 된다.
갈림길 – 0.7km – 구부시령 -1.2km- 덕항산 : 1.9km (새매기골)
갈림길 – 1.0km – 잘록이 – 0.5km -덕항산 : 1.5km (장암밭목)
갈림길 – 잘록이(안부) : 1.0km/ 20분 – 누적 2.4km/ 44분
갈림길에서 계곡까지는 그런데로 가벼운 오르막이지만 계곡을 지나 약 100여m 구간은 가파르게 치고 올라간다.
된비알 100m는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가도가도 끝이 안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와우 그래도 오늘은 잘록이까지 한번도 안쉬고 올라왔다.
잘록이 – 덕항산 왕복 : 0.9km/ 18분 – 누적 3.3km/ 1시간 2분
이정표에 골말로 표시된 길은 환선굴 매표소, 주차장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다.
불과 1.9km로 짧은 거리지만 쉽지 않은 길로 아마도 육두문자 몇번을 내뱉어야 내려간다.
덕항산 정상에는 정상석이 없다.
백두대간인데도 정상석 하나 안세워 놓았다니 관할이 중첩되서 그럴수도 있지만 너무 관리가 안되고 있다.
덕항산은 태백과 삼척의 경계선이다 보니 서로 떠 넘기는 듯도 하다.
덕항산에서 발길돌려 잘록이로 내려온다.
잘록이 – 이정표 : 0.8km/ 15분 – 누적 4.1km/ 1시간 17분
잘록이를 지나면서 자암재까지는 갈림길이 없고 오로지 한길이다.
능선을 따라 업다운을 하며 진행하고, 우측으로는 추락방지용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밑을 내려다 보니 낭떠러지라는 것이 실감나도록 끝이 보이지 않는다.
능선길은 조망도 없고, 딱히 보이는 전망도 없이 마냥 걷기만 한다.
이정표 – 환선봉 : 0.5km/ 12분 – 누적 4.6km/ 1시간 29분
환선봉으로 오는 길에 머리위로 지나가는 로프를 발견하게 된다.
등산로를 안내하는 로프로 눈이 많이 와서 공중에 띄워 놓은 것 같다.
잊을만 하면 한번씩 나오는 이정표가 있어 길은 제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환선봉에서 여유있게 쉬었다 가기로 하고 점심식사를 한다.
환선봉이 왜 지각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지 모르겠다.
환선봉 정상석 뒤로 50m 정도 들어가면 유일한 조망터가 있다.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곳이라 길이 잘 안보이기도 하다.
환선봉 – 헬기장 : 0.8km/ 62분 – 누적 5.4km/ 2시간 31분(휴식 40분)
환선봉을 지나면 계속되는 내리막길이고, 올라간다고 해여 몇 십m의 오르막이 전부이다.
가파르게 내려가면 헬기장이 있지만 지금은 잡초가 무성하여 공터로만 보이고 헬기장이라고는 전혀 알 수가 없다.
헬기장 – 자암재 : 0.7km/ 16분 – 누적 6.1km/ 2시간 47분
환선봉에서 오래도록 쉬었다 왔는데도 채 3시간이 안걸렸다.
오늘 주어진 시간은 6시간인데 시간 떼우는 것도 쉽지가 않다.
자암재에서 직진하면 백두대간으로 가는 길이고, 환선굴은 우틀해서 내려간다.
덕항산 2구간
- 등산코스 : 자암재-전망대-천연동굴-선녀폭포-대이리 매표소
- 산행거리 : 2.8km
- 소요시간 : 1시간 17분
자암재 – 제2전망대 : 0.5km/ 17분 -누적 6.6km/ 3시간 4분
자암재를 지나면서 경사가 점점 심해지더니 나중에는 거의70% 정도의 기울기를 자랑한다.
똑바로 서서 내려올 수 없을 정도의 경사이고, 바닥은 상당히 미끄러운 작은 돌과 흙이 섞여있어 대부분 한번씩은 미끄러지기도 한다.
겨울에는 절대 하산하는 산행을 하면 안될 정도로 기울기가 엄청 심하다.
마치 발가락이 등산화를 뚫고 나갈 기세를 한다.
얼마나 내리막이 심했으면 등산화 뒷꿈치에 손가락이 두개는 들어갈 자리가 남으니 그사이를 작은 돌맹이가 후딱 뛰어들어 간다.
아 오늘은 스패츠를 안하고 왔더니 이런 불상사가.
등산화에 아주 작은 돌이나 나무가지가 들어가면 얼마나 성가시게 구는지 막 승질이 날려고 한다.
비탈길에서 등산화를 벗을 수도 없을 뿐더러, 잠시 쉴수 있는 공간도 없다.
한 순간 방심하면 본의 아니게 바닥에 가서 있을 정도이다.
발목을 요리조리 돌려 들어간 돌을 한쪽편에 잠시 가둬두고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2전망대 – 1전망대 : 0.2km/ 11분 – 누적 6.8km/ 3시간 15분
전망대 앞에 얼른 앉아서 등산화를 벗고 작은 돌을 빼낸다.
알턴이가 빠진 느낌이랄까?
이것도 시원하게 느껴진다.
빼낸 돌을 멀찌감치 계곡으로 던져 버렸다.(나쁜돌)
전망대 끝에 서니 덕항산의 깊은 산세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라고 그럴듯 하게 만들은 것이 아니라 튀어나온 바위에 철봉으로 난간만 설치했다.
그래 이것만이라도 어디냐?
잘해주다 하나라도 못해주면 욕을 하지만, 못해주다 하나라도 잘해주면 칭찬을 받는다.
그래 고맙다!?
태백에서 올라올 때는 우유부단하고, 너그러웠던 흙산이었는데 산을 돌아 넘어와서 본 뒤통수는 기암 절벽이라.
어쩌면 이렇게 하나의 산이 많은 차이를 나타내는 것일까?
높고 높은 기암절벽에 입이 딱 벌어진다.
2전망대에서 제1전망대로 내려가는 길은 여러가지 이상한 말이 막 나온다.
신발끈, 신발장, 말미잘, 이런 신발 등등.
등로 주변에 잡을 것도 변변히 없는 마구잡이 내리막길에 덤으로 자갈과 컬래버..
쭈룩쭈룩 운동의 반사신경이 살아 있는지 확인하는 구간이듯 하다.
오늘은 다행이도 엉덩이에 미안하지 않을 짓을 했다.
와우!
눈 앞에 촛대봉이 우뚝하니 서있다.
맨날 주차장에서만 보던 촛대봉의 뒷모습을 볼수 있다니, 오늘따라 더욱 뾰족해 보이는 촛대봉.
멋지다!
제1전망대 – 천연동굴 : 0.4km/ 12분 – 누적 7.2km/ 3시간 27분
1전망대에서 엄청스럽게 미끄러지면서 내려가면 철 다리가 나오고 다시 까마득하게 올라가는 철 계단이 보인다.
철 계단 끝 터널에 희미하게 빛이 들어온다.
가파르게 만들어진 철 계단을 올라서면 커다란 동굴이 입을 크게 벌리고 우리를 마중한다.
일명 천연동굴이라고 지도에 표시된 곳이다.
철 계단 끝에서 우틀하면 동굴의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고, 발길돌려 내려오던지 넘어가면 하산로와 만난다.
필자는 동굴을 그냥 통과하고 하산을 하기로 한다.
천연동굴의 길이는 25m 라고 쓰여 있던가?
굴 속에 크고 작은 돌들이 밀려 내려와 켜켜히 쌓여 있는 사이를 지나간다.
5억년의 세계를 잠시 들어가 보는 기분?은 아니지만 신기한 체험이다.
동굴을 빠져 나가면 다시 시작되는 비알길.
천연동굴 – 환선굴 갈림길 : 0.4km/ 18분 – 누적 7.6km/ 3시간 45분
덕항산등산로 지도와 여러가지 시설물이 있는 곳에 도착하면 욕하면서 내려오던 가파르고 드럽게 힘든 구간은 끝난다.
왼쪽 철 계단을 다시 올라가면 환선굴을 관람할 수 있는 곳으로 간다.
관람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보면 된다.
환선굴의 길이가 1.6km정도 되고, 많은 볼거리들이 즐비하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게 된다.
구경이 끝나고 걸어서 내려와도 되지만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와도 된다.
그렇다고 모노레일이 주차장까지 운행하는 것은 아니고 딱 오르막만 운행하기에 500m 정도는 걸어서 내려와야 주차장이 있다.
필자는 직진해서 계단을 내려선다.
환선굴은 지난달에도 왔었기에 이번에는 통과.
계단을 내려가면 시원한 선녀폭포가 기다리고 있다.
환선굴 갈림길 – 선녀폭포 : 0.1km/ 3분 – 누적 7.7km/ 3시간 48분
갈림길에서 잠시만 내려가면 굉음을 내면서 쏟아붙는 시원한 선녀폭포가 장관으로 다가온다.
다리 위에서 선녀폭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잠시 멍하니 지켜본다.
선녀의 치마폭 같이 쏱아져 내리는 폭포(실제로 선녀 치마를 본적은 없음)
파란 이끼, 초록의 나무들이 우거진 사이에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폭포는 경이롭다고 할까?
자연의 신비로움에 다시한번 빠져들게 한다.
선녀폭포 – 매표소 주차장 : 1.2km/ 16분 – 누적 8.9km/ 4시간4분
선녀폭포를 지나면 포장된 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산행은 끝이난다.
하산하는 길에 뒤 돌아보면 촛대봉이 우뚝하니 서서 대이리를 내려다 보고 있는 듯 하다.
대이리는 동굴지대라 대금굴, 환선굴 말고도 관람이 되지 않는 천연기념물들이 많다.
대금굴은 사전 예약자만 관람이 가능하고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덕항산 대이리 주차장 맛집
너무 일찍 내려와야 할 것도 없고 시간을 보낼곳도 마땅치가 않으니 산 친구들과 곡차 한잔의 여유를 가진다.
땀을 잔뜩 흘렸으니 간단하게 씻고 환복도 하고, 개운하게 곡차 한잔.
간단하게 메밀전병과 감자전을 주문하고 먹다보니 생각나서 사진 한 컷.
한참을 떠들다 보니 식당 문을 닫을 시간이란다.
이곳은 4시가 넘으면 인적이 끊어지는 곳이라 일찍 가게 문을 닫는단다.
우리도 주섬주섬 챙겨들고 가게문을 나섰다.
덕항산 산행 소감
구불구불 고개를 넘어 가는 태백의 길은 험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험하다.
타고가는 버스가 이리 흔들 저리 흔들 멀쩡하게 잘 다니는 필자도 차 멀머리가 날 정도라니.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 중턱에서 고랭지 배추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사람의 힘이란 엄청나다는 것을 알게된다.
똑바로 서 있기에도 힘든 곳에서 배추를 하나하나 사람의 손으로 수확을 해서 지고 밑바닥까지 내려와야 하니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이 더할까?
덕항산 태백 하사미에서 올라가는길은 아주 편하고 좋은 등산로 였는데, 반해 하산하는 길은 엄청스럽게 고통을 안겨주는 하산길이다.
몇번의 미끄러짐을 견뎌내며 내려오는 길은 발가락에게 살짝 미안할 정도이다.
된비알을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덕항산 하산로이다.
등산로는 6km이고 하산은 2.8km인데 시간은 거의 비슷하다고 해야할 정도이다.
비라도 내리거나 눈이라도 온다면 접근하지 말아야할 등로이다.
이번주말에는 연일 비소식이 있다.
필자도 우중산행 계획도 있지만 아무쪼록 산행시 더욱 주의를 하고, 낙상을 조심해야 한다.
건강하고 행복한 산행이 되길 기원하면서 -덕항산 산행 후기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