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700은 해발 700m 지점이 가장 행복한 고도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평창의 명산 장암산이라고는 하지만 평창군청 안내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곳이다.
유명한 청옥산 육백마지기 옆에 있어 더욱 가려져 있는 남병산과 장암산 산행을 나선다.
같은 산줄기인데, 산도 부익부 빈익빈인 것 같다.
남병산 장암산 등산코스
등산코스 : 지동리-기러기재-남병산-장암산-활공장-아랫상리
산행거리 : 13.4km
소요시간 : 4시간 27분
산행일자 : 2024. 02. 15
날씨 : 비
산행 난이도 : 하
남병산 들머리 지동리는 청옥산 육백마지기를 올라가는 들머리이기도 하다.
청옥산에서 기러기재를 지나 남병산, 장암산을 두루 연결해서 산행하기도 한다.
남병산 입구에서 500m 지동리로 가면 청옥산 입구이고, 넓은 주차장과 대형 차량도 돌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들머리에 화장실이나 기타 편의시설은 전무한 상태이다.
남병산 장암산 등산코스 길라잡이
오전에만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산행을 강행했다.
그런데 하루 종일 비가 내리더니 오후에는 눈으로 바뀌어 엄청난 함박눈이 쏟아진다.
구간별 요약
- 지동리-기러기재-남병산-송신탑 : 7.3km/ 2시간 55분
- 송신탑-장암산-활공장-아랫상리 : 6.1km/ 1시간 32분
1구간 남병산 가는길
지동리 – 기러기재 : 2.1km/ 47분
지동리 들어가기 전 500m 지점에 남병산 안내도가 있다.
안내도 옆으로 포장된 마을 길을 따라 들어가면 작은 창고 건물이 하나 있다.
건물 옆으로 도로 따라 계속 올라간다.
삼거리가 나오면 우측으로 길을 잡고 올라간다.
태양광 발전설비가 여러 군데 설치되어 있고, 묘 옆으로 수렛길이 있는데 잘 보이지 않는다.
임도보다 좁은 길을 수렛길이라 하고, 태양광 발전소 옆으로난 수렛길은 임도까지 이어진다.
임도를 올라서고 왼쪽으로 100m 내려가면 기러기재다.
임도는 청옥산부터 이곳까지 연결되고 남병산을 휘돌아 장암산까지 이어진다.
임도가 길게 산허리를 감싸고 돌아가는 이유를 남병산 올라가면서 알게 되었다.
언제 적인지 산불이 크게 나서 많은 나무들이 새카맣게 타서 죽어있고, 지금도 나무를 만지면 까맣게 묻어 나온다.
임도에서 좌틀하면 바로 기러기재에 도착한다.
기러기재 – 두번째 밧줄 : 0.7km/ 23분 – 누적 2.8km/ 1시간 10분
임도 삼거리에서 직진해서 산으로 올라가면 등산로다.
기러기재에서 산으로 올라서면서 진짜 산행이 시작된다.
지금까지는 편한 수렛길을 걸었고, 큰 오르막도 없었다.
남병산으로 올라서면서 바로 밧줄 구간이 나온다.
낙엽이 많이 쌓였고, 얼어있던 땅이 녹아 상당히 미끄럽다.
거기에 비가 오니 밧줄을 잡지 않고는 올라갈 수 없을 정도.
스틱을 사용하지만, 발이 너무 미끄러워 힘을 줄 수가 없을 정도다.
가파른 경사로이고 비는 계속 주룩주룩 내린다.
올해는 한겨울인데도 비를 맞으면서 산행하는 횟수도 많은 것 같다.
요즘은 기상이변이 맞긴 한 것 같다.
비가 올 때면 많은 양이 내리고, 눈이 오면 폭설이 내린다.
설악산은 허구한 날 통제가 되고 있다.
올라갈수록 오리무중이다.
앞이 점점 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올라온다.
간벌이 되지 않았다면 등산로는 찾기가 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대충 짐작으로 올라가지만, 숲이 무성해지면 등산로가 숨어버릴 정도.
등산로가 없다 내가 가는 길이 등산로이다.
고지를 향해 아무 데로나 전진, 각자가 가고 싶은 데로 올라간다.
저 위를 올라가면 끝인 줄알지만, 그때부터 시작이다.
두 번째 밧줄 – 남병산 : 1.1km/ 38분 – 누적 3.9km/ 1시간 48분
상당한 된비알이고, 밧줄을 잡지 않으면 절대로 못 올라갈 정도로 가파르고 미끄럽다.
스틱으로만 지탱하고 올라가다 좌절하는 모습도 보인다.
사나이는 함부로 무릎을 굽히지 않는데, 오늘은 수시로 아이쿠!
쩍 갈라진 바위를 돌아 올라가는 길.
이제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비를 맞아 녹아가면서 미끄러운 눈.
그렇다고 아이젠을 착용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게 올라가 본다.
바위를 돌아 올라가니 눈이 없다.
중간중간 그늘진 곳에만 잔설이 남아 있듯.
바위를 돌아 올라서면 능선길로 걷기에 편안한 길이다.
능선 따라 10분 정도 가면 남병산 정상에 도착한다.
남병산 : 해발 1,150m
주변으로 고산준령이 병풍을 치듯 평창을 감싸듯이 자리한다.
님병산은 육산으로 주변 조망은 거의 없는 상태.
크고 작은 나무와 잡목이 조망을 막고 있다.
특별히 기암괴석도 없고, 등산로의 아름다움도 없는 곳.
그냥 산이 있기에 찾아간다고나 할까?
진달래, 철쭉도 별로 없고 나무는 산불로 모두 타버린 상황.
남병산 정상에서 잠시 내려서면 송신탑이 있고, 바람을 피해 송신탑 아래 삼삼오오 모여있다.
남병산 – 삼거리봉 : 2.0km/ 40분 – 누적 5.9km/ 2시간 28분
남병산 정상을 지나면서 능선만 따라 산행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혹시라도 산 밑으로 내려간다는 생각이 들면 얼른 능선으로 올라서야 한다.
낙엽이 많고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어 길 찾기가 쉽지 않다.
많은 눈으로 인해 등산로를 가로막고 쓰러진 나무가 상당히 있다.
돌아서 다시 능선으로 올라온다.
길은 평지로 어렵지 않지만, 낙엽만 조심하면 된다.
삼거리봉에 도착하면 아무런 이정표는 없다.
오룩스맵에서 삼거리봉이라고 알림이 뜬다.
삼거리봉 – 주진리 갈림길 : 0.2km/4분 – 누적 6.1km/ 2시간 32분
삼거리봉이라는 특징이 없다.
우측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주진리 방향이고, 장암산은 좌측으로 진행해야 한다.
등산로도 없고 사람이 다닌 흔적도 없다.
대충 길을 잡고 내려서면 쓰러진 이정표가 있다.
주진리 갈림길 – 송신탑 : 1.2km/ 23분 – 누적 7.3km/ 2시간 55분
주진리 갈림길에서 400m 정도 내려가면 뱃재 갈림길인데, 아무런 표식이 없다.
보이지 않는 등산로를 요리조리 잘 살피면서 진행하면 갑자기 넓은 수렛길이 나타난다.
50m 정도 가면 길을 가로막고 있는 쓰러진 나무 앞에서 왼쪽으로 올라간다.
없는 길을 만들어서 가다 보면 송신탑이 길게 서 있는 것이 보인다.
2구간 장암산 가는 길
송신탑 – 장암3 이정목 : 1.2km/ 17분 – 누적 8.5km/ 3시간 12분
송신탑을 끼고 우회전하고, 송신탑을 바라보면서 2시 방향으로 길이 안 보여도 150m 직진한다.
송신탑을 지나면 넓은 나대지 같고, 낙엽이 깔려 있어 어디로 가야 할지 분간하기 어렵다.
모든 것이 등산로로 보이고, 모든 곳이 사람이 다닌 것 같아 보인다.
송신탑에서 4분 정도 눈감고 2시 방향으로 직진하면, 눈앞에 수렛길이 펼쳐진다.
이곳부터 장암산까지 수렛길만 따라가면 만사형통.
이젠 길 찾는 것에 신경 끄고 주변을 둘러보지만 나무들만 우후죽순.
나무 사이로 운해가 보이는 것 같아 사진을 찍지만 잘 보이지는 않는다.
이곳까지는 등산로를 찾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지금부턴 고속으로 주행한다.
장암 3 – 장암산 정상 : 1.8km/ 27분 – 누적 10.3km/ 3시간 39분
이정표에 쓰인 거리가 조금 틀렸다고 엄청난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 박박 긁어 놨다.
박박 긁어서 안 보이게 했으면 거리를 직접 적어놔야 당연한 것 아닌가?
평창강 위로 운해가 만들어지고 있다.
비록 나무 사이로 보이는 것이지만 오늘 처음 보는 조망이다.
약 600m 정도 진행하니 장암산이라고 오룩스맵에서 알려준다.
원래 지도상 정상인 장암산이지만, 정상석이 있거나 다른 표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평창에서는 그나마 조망이 괜찮다고 생각되는 곳에 장암산 정상석을 세워 놨다.
원래 장암산은 올라가지 않고 패스했다.
장암산 – 활공장 : 0.6km/ 10분 – 누적 10.9km/ 3시간 49분
비바람이 정신없이 불어대니 잠시라도 서 있기가 어렵다.
도로를 따라 활공장으로 내려서니 처음으로 조망이 열린다.
장암산 : 해발 893m (정상석이 있는 곳은 835m)
평창군에서도 장암산 정상이 어딘 줄 알면서 엉뚱한 곳에 정상석을 박아놨다.
우리가 하산할 지점은 왼쪽 끝에 보이는 다리 옆이다.
활공장 – 아랫상리 : 2.5km/ 38분 – 누적 13.4km/ 4시간 27분
활공장에서 장돌뱅이 길로 내려가면 된다.
전망대에서 계단을 내려가도 되고, 안내판에서 내려가도 합류한다.
약 1.2km 내려가면 이정표가 한쪽으로만 되어 있다.
체험학습장으로 표시된 왼쪽.
직진하는 곳은 밧줄로 다니지 말라는 표시를 했다.
예전에 다니던 등산로였지만, 지금은 왼쪽 체험학습장으로 돌아내려 가라고 표시한다.
어길로 가든지 합류하는 곳.
마지막 이정표에서 아랫상리로 내려가면 된다.
아랫상리로 하산하여 우측 다리를 건너가면 평창 시가지가 나온다.
하산하고 식당에 들어오니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불과 20분 만에 온산이 설화로 가득하다.
산행할 때 왔었으면 좋으련만 하산 완료하니 쏟이지는 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안타깝다고 해야 할까?
아랫상리 도착하니 다행히 식당 한 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하루 종일 비 맞고 다녀 춥고, 손이 곱았는데 감사하게 장어탕을 먹을 수 있었다.
인생 처음으로 먹어보는 장어탕!
추어탕보다 더 구수하고 맛있다는 것.
오지 산행 느낌이 물씬 풍기는 남병산 장암산 산행.
잘 뚫어 놓은 등산로만 다니다 길 없는 산행을 하는 것도 묘미 중의 하나일까?
함께 해준 회원분들께 항상 감사드리면서
-평창 남병산 장암산 산행 후기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