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불심이 깃든 경주 남산 냉골 계곡에 널려있는 불국정토의 염원을 담은 불상 야외 박물관.
입구에 삼릉이 있어 삼릉계라고 말하고, 불두가 없는 석불좌상부터 크고 작은 마애불, 불상군 등 불교 유적을 찾아가는 길.
100대 명산 경주 남산 등산코스
- 등산코스 : 서남산주차장-삼릉-석불좌상-상선암-금오산 (왕복)
- 산행거리 : 6.5km
- 소요시간 : 2시간 10분
- 산행일자 : 2024. 04. 03
- 날씨 : 비
- 산행 난이도 : 하

경주 남산은 금오산(468m)과 고위봉(494m) 주변 전체를 남산이라 부른다.
보통 남산은 앞산을 말하는 것으로 서울의 남산도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금오산을 오르는 등산코스는 여러 코스가 있으나 서남산 주차장을 출발하는 삼릉계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경주 남산 등산코스 개략적 설명
서남산 주차장에 남산안내소가 있어 남산에 대한 자료를 제공해 준다.
등산 안내도 1번 코스를 탐방했다.
입구에서 우측으로 삼릉이 있고, 상선암 방향으로 진행한다.
상선암 오르는 200m와 바둑 바위까지 200m가 가파르지만 다른 구간은 여유로운 산행이다.
금오봉이 인증 장소이고, 발길 돌려 상선암 방향으로 내려온다.
바둑 바위를 지나면 삼불사 갈림길이 있어 삼불사로 하산해도 되지만, 오늘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왔던 길로 내려간다.
산행 난이도는 하이지만 볼 것이 많아 시간이 제법 걸린다.

경주 남산 등산코스 길라잡이
서남산주차장 – 석불좌상 : 1.0km/ 17분
서남산 주차장에는 남산 안내소와 화장실이 있고, 주변에 식당과 카페가 줄줄이 있다.
남산안내소와 삼릉 탐방지원센터에서 스탬프 도장을 찍을 수 있다.

주차장에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삼릉 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우측 소나무 숲에 삼릉이 있다.
삼릉은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의 능이 모여 있는 곳.

이정표에 ⇦2.3km 금오봉, ⇦1.3km 상선암 방향으로 진행한다.
삼불사 방향은 하산하면서 들리면 된다.
삼릉에서 50m 진행하면 무인계수기와 게이트를 지나고, 바로 위에 삼릉계 제1사지 탑재 및 석재가 있다.
‘사지’라고 표시된 것은 원래 있던 자리가 아닌 옮겨온 것을 말한다.

여래좌상으로 보여지며 불두 부분이 훼손되고 결실되어진 것 같다.
조금더 올라가면 삼릉계 제2사지가 있다.
불두가 결실된 석조여래좌상도 계곡에서 발견되어 이곳으로 옮겨졌다.
석조여래좌상은 여러 군데가 훼손되고 결실되어 있는 모습.


불두가 없는 석조여래좌상에서 왼쪽으로 돌계단을 50m 올라가면 바위에 마애관음보살상이 새겨져 있다.
대부분 불두가 없는 석조여래좌상만 보고 지나친다.
마애관음보살상은 정으로 바위를 쪼아 내어 만든 보살상으로 왼손에는 특이하게 정병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보살상의 윤곽은 광배로 마무리 하였고, 통일신라시대 조각된 것으로 추정한다.
정병 : 보살이 지니는 목이 긴 물병으로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발길 돌려 내려와 상선암 방향으로 진행한다.

석불좌상 – 석조여래좌상 : 0.4km/ 13분 – 누적 1.4km/ 30분
석불좌상에서 4분 가면 이정목에 ⇦0.02km 삼릉계곡 선각육존불로 표시가 되어 있다.
삼릉계를 넘어가면 커다란 바위에 음각으로 새겨진 육존불.|
왼쪽의 그림은 가운데 불상을 향해 무릎을 꿇고 꽃을 받쳐 든 모습이다.
선각육존불을 지나 계곡을 건너 다시 등산로와 합류한다.


계곡을 건너 조금 올라간 위치에 있는 것으로, 여러 군데가 훼손 되었던 것을 부분적으로 보수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삼층석탑은 모형으로 현재 국립경주 박물관에 있고, 원래 위치는 석조여래좌상 뒤쪽 있었다고 한다.
석조여래좌상의 입 주변은 보수한 것이다.
마애선각여래좌상은 석조여래좌상 뒤쪽 30m 정도 떨어진 곳 암벽에 새겨져 있다고 하는 데 갈 수가 없었다.


석조여래좌상 – 상선암 : 0.5km/ 12분 – 누적 1.9km/ 42분
석조여래좌상에서 발길 돌려 내려오지 말고, 금오봉 가는 길 방향으로 내려서면 계곡을 건너 탐방로와 합류한다.
300m 정도는 평탄한 길을 지나고, 200m는 돌계단을 오른다.
다시 덱 계단을 올라서면 상선암에 도착한다.

상선암 – 바둑바위 : 0.2km/ 7분 – 누적 2.1km/ 49분
상선암을 지나고도 오르막은 계속된다.
100m 정도 가면 삼불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는 삼거리를 만난다.
조금더 올라가면 넓은 마당바위 같은 곳이 바둑 바위라고 하고, 전망대다.

이정목에 바둑바위라고 쓰여 있다.
날씨가 맑으면 경주 시내와 단석산도 시원하게 조망되는 곳인데, 오늘은 코앞에도 잘 보이지 않는다.
비가 어느 정도와야 산행을 하던지, 구경을 하는데 오늘은 심해도 너무 심하다.

바둑바위 – 금오봉 : 1.0km/ 18분 – 누적 3.1km/ 1시간 7분
바둑바위까지 올라오면 가파른 경사로는 없고 걷기 편한 능선 길이다.
5분 정도 가면 마애석가여래좌상이 있지만 바위 뒤편 절벽에 새겨져 있어 볼 수는 없다.


요리 보고 조리보아도 보이지 않는 마애석가여래좌상.
비만 안 온다면 바위를 내려가 볼 것인데, 미끄러워서 포기하고 진행한다.
왼쪽에 커다란 절벽을 돌아 내려가면 포석곡 9사지가 있다.

상사바위를 지나면 진달래가 만개한 탐방로를 0.9km 정도 걷는다.
덱 계단도 있지만 어렵지 않고, 통일전 주차장으로 가는 갈림길도 있다.
100m 내려가면 화장실이 있다는 이정목도 볼 수 있다.


통일전 갈림길에서부터는 야자 매트가 깔려 있고, 100m만 가면 금오산 정상이다.
금오산 정상의 조망은 나무로 가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에 포함되어 있는 남산.
인증하러 많은 등산객이 찾는 곳이고, 토함산을 연결하는 1일 2산을 많이 진행한다.
금오봉에서 용장사지로 하산해도 볼 것이 많은데 아쉽게도 안내 산악회를 따라오다 보니 발길 돌려 서남산 주차장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

금오봉 – 삼불사 갈림길 : 1.1km/ 22분 – 누적 4.2km/ 1시간 29분
금오봉으로 올라오면서 볼 것은 다 봤기에 천천히 하산만 남았다.
그래도 못 본 것이 있는가 찾으면서 내려가니 삼릉계 9사지 마애여래상이 있었다.

마애여래상은 직접 볼 수 없는 위치에 조각되어 있다.
바위 뒤 절벽에 새겨진 것으로 통일신라시대로 추정하고 있다.
운무가 점점더 밀고 올라오고 있다.

50m 앞 바둑바위 봉우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운무가 낀다.
우비도 입고 우산도 쓰고 했지만 이미 옷은 땀인지 빗물인지 축축해지고, 불어오는 바람에 스산한 느낌이 든다.
삼불사 갈림길 – 서남산 주차장 : 2.3km/ 41분 – 누적 6.5km/ 2시간 10분
서둘러 내려오는 길에 등산로가 온통 물바다가 되어 있다.

오른쪽이 계곡인데 어째 등산로에도 물이 이렇게 많이 흐르고 있는지?
3~4번 냉골 계곡을 넘나들어야 하는데, 계곡에 수량이 너무 불어나서 등산화가 퐁당 물에 빠진다.
계곡에 빠지지 않아도 어차피 다 젖어 있지만 그래도 빠지는 것은 기분이 영 별로라서.

건너가야 하는 계곡.
금오산에 올라갔다 오는 사이에 물이 이렇게나 많이 불어났다.
요령껏 건너뛰기.
요즘은 비를 몰고 다니는지 허구한 날 우중 산행을 한다.
뭐? 나름대로 운치도 있지만…
바람불고 비 맞고 몸이 추어지면서 떨리기도 하고…


솔잎에 방울방울 달린 물방울이 싱그럽게 봄을 맞이하는 것 같다.
흠뻑 비 맞은 벚꽃도 새초롬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한참 나풀 거리며 떨어지는 꽃잎을 휘날리며 꽃비를 내릴 줄 것인데, 오늘은 신나게 봄비를 맞는다.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토함산은 포기한다.
대신에 맛있는 점심을 먹기로 하고…

경주 불국사 맛집 장모님 한식당
궂은비 내리는 날?
아니다 황사를 거두어가는 싱그러운 봄비가 내리는 날!
진달래도, 벚꽃도 비를 맞아 새초롬히 고개를 숙이고 있고, 필자도 흠뻑 맞은 비로 인해 고개를 숙인다.

2시 40분이 되도록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다녔다.
흐미 배고픈거.
된장국에서 나오는 쑥의 향기로움.
고향에서 먹던 맛이 나는 쑥 향.
원래 이렇게 향이 좋은 것이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감칠맛 나고 향기롭다니…
맛있으면 뭐다? 물어보는 것.
된장은 직접 담근 것을 사용하고, 안 봐도 다 압니다.
맛있응께!

맛있는 것은 뭐다?
싹 쓸어 먹는 것.
떡갈비는 왤케 부드럽고 맛있는 거지?
메뉴판을 보니 우육.
아하! 소고기로 만든 떡갈비였구나.
어쩐지 너무 부드럽고 입맛에 딱 맛는다고 했어.

경주 불국사 공영주차장 건너편, 불국사 상가시장 앞에 있는 식당.
적극 추천!
원래 글 말머리에 맛집을 잘 안 쓰는데 오늘은 꼭 올려야 한다고 생각.
안 쓰면 죄를 짖는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
하여튼 엄청 맛있게 먹었고, 추워서 덜덜 떨었던 것을 한 방에 날려준 쑥이 들어간 된장국 쵝오!👍

개나리와 벚꽃이 동시에 만개한 경주 남산 산행기.
봄비를 맞으면서 신나게 돌아다녔던 하루였다.
토함산에 올랐을 때는 비바람에 짙은 안개까지 코앞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심해서 산행을 포기하게 만든 날씨.

천 년 역사를 간직한 경주.
불국정토를 염원하며 마음으로 깎아 놓은 부처상들.
천년의 흥망성쇠, 역사를 보여주는 경주 남산의 산행길이었다.
오늘이 지나면 역사의 뒤안길로 숨어버리는 하루하루.
사가들은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남길까?
꽃피는 계절, 만물이 소생하는 봄, 우리들의 마음도 꽃이 피듯 활짝 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오늘 경주 남산 산행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